당국 “英 변이 바이러스 국내 확산시 전파력 높일 수 있다”

뉴시스

입력 2020-12-28 18:20 수정 2020-12-28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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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WHO, 변이 따라 전파력 증가 가능…실험·임상 근거는 아직"


 방역당국이 영국에서 처음 보고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VOC-202012/01)가 국내에서 확산하면 영국처럼 국내 전파력도 높아질 수 있다며 유입 차단에 나섰다.

영국 정부와 세계보건기구(WHO)도 변이에 따라 전파력이 증가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감염력을 입증할 실험 연구나 임상 정보가 확인되지 않아 추가 연구가 필요한 상태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본부장(질병관리청 청장)은 28일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영국 입국자에 대한 전장 유전체 분석 결과 12월22일에 입국한 3명의 검체에서 영국 변이 바이러스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현재 바이러스 변이가 검체에서 확인된 사례는 영국 런던에 거주하다가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22일 입국, 공항 선별진료소에서 확진된 일가족 4명 중 30~40대 부모 1명과 19세 이하 자녀 2명 등이다. 이들은 공항에서 확진 이후 바로 격리 치료를 받고 있어 지역사회 접촉은 없는 상태다.

다만 항공기 내에서 전파 가능성이 있어 현재 기내 접촉자 등을 대상으로 조사와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당장 관심을 모으는 건 해당 변이 바이러스의 감염력이다.

정 본부장은 “영국 정부는 변이 바이러스의 전파력이 기존 바이러스에 비해 빠른 것으로 평가했고 WHO도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감시 강화를 권고하고 임상중증도와 백신의 효능과의 관련성에 대해서는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해당 변이 바이러스의 국내 유입, 확산에 따른 영향에 대해 “만약에 이 전파력이 큰 변이 바이러스가 국내에 유입될 경우에는 영국에서 경험했던 것처럼 전파력은 높일 수 있다고 판단한다”며 “국내에 유입돼 우세한 바이러스로 자리잡지 않도록 최대한 유입을 차단하는 데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해당 변이 바이러스가 감염력에 영향을 줄 거란 분석이 가능한 이유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인체 세포와 결합하는 부위에서 해당 변이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WHO 바이러스 유전자 정보 공유망인 ‘국제인플루엔자정보공유기구’(GISAID)에 따르면 이번에 발생한 변이는 넓게는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 계통 중 GR그룹에 해당하지만 스파이크 단백질의 다중 변이가 특징이다. 유전물질(RNA)을 단백질이 감싸는 형태인 코로나19는 표면 돌기(스파이크)의 수용체 결합 부위(RBD)가 체내 세포와 결합하는 방식으로 침투한다. 그 표면인 스파이크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에서 다중의 변이가 발생한 것이다.

501번 아미노산이 아스파라긴(N)에서 타이로신(Y)으로 바뀐 변이(N501Y)와 69-70번째 아미노산 결실(缺失), 145번째 아미노산 결실 등이다. 이에 따라 숙주 세포 수용체와 항체 결합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현재 감염력이 높다는 건 영국 정부 발표를 근거로 한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확실하지 않지만 해당 변이가 다른 변이보다 70% 이상 전염력이 높을 수 있다며 감염 재생산지수(R값)를 1.1에서 1.5로 0.4로 높아졌다고 발표한 바 있다. 감염 재생산지수는 감염자 1명으로부터 평균 추가 발생할 수 있는 환자 수다.

영국 내 코로나19 자문 그룹(NERVTAG, New and Emerging Respiratory Virus Threats Advisory Group)에 따르면 해당 변이 증가율이 다른 변이보다 71%가량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감염 재생산지수 관련 연구들을 종합해보면 해당 변이로 인해 감염 재생산지수가 0.39~0.93정도 증가할 수 있다는 보고도 있었다.

다만 실제 해당 변이로 인한 감염력이 얼마나 높을지에 대해선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현재까지 나온 발표는 어디까지나 환자 증가율 등에 근거한 것으로, 환자 증가에는 사회적 거리두기 등 다른 요인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실제 바이러스가 얼마나 감염력에 대해선 실험 연구 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정 본부장도 해당 변이의 전염력과 관련해선 “현재 영국의 경우에도 영국 변이 바이러스로 전파력이 높아지고 그것으로 인해서 R값이 0.4 이상 증가할 수 있다고 해 역학적인 상황을 근거로 전염력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김은진 방대본 검사분석1팀장도 “변이에 대해서는 영국 정부나 WHO가 이 변이에 따라서 전파력이 증가될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고 이 변이 사이트가 숙주세포 결합 부위에 있기 때문에 그것이 항체반응이나 병원성 감염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실질적인 실험적 데이터나 임상적 데이터들은 아직 확보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금 현장에서 연구 중일 것으로 사료가 되고 앞으로 충분한 연구가 더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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