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계 화두된 ‘코로나 악몽’… 비대면 예배 ‘뉴노멀’로

김갑식 문화전문기자

입력 2020-12-28 03:00:00 수정 2020-12-28 05:2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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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종교계 되돌아본 한해
신천지-사랑제일교회 논란 중심에 한국 천주교 사상 첫 미사 중단
부처님오신날 봉축 행사 연기… SNS-승차 예배 ‘신풍속’
연등회,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 우울한 상황 속 문화적 경사


올해 종교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큰 논란과 어려움에 휩싸였다. 비대면으로 치러진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의 성탄절 예배(위쪽 사진)와 한 달 늦게 진행된 부처님오신날 봉축 행사 때 서울 조계사.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동아일보DB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올해 종교계의 화두이자 전례 없는 도전이었다. 성탄절 미사와 예배가 비대면으로 치러지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고, 각종 종교적 모임이 중단됐다. 종교계의 한 해를 짚어 본다.

올해 1월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 나왔을 때만 해도 종교계가 사회적 논란의 중심에 설 것으로는 예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신천지예수교(신천지) 대구교회 등에서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대유행의 서막을 알렸다. 신천지에 이어 전광훈 목사의 사랑제일교회, 다시 대형 교회와 작은 교회에서 1년 내내 교회발 코로나19 확산이 이어졌다. 개신교는 개교회(個敎會) 중심으로 가톨릭, 불교와 달리 구속력 있는 통일된 지침을 줄 수 없어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는 분석이다.

올해 2월 한국 가톨릭교회 236년 역사상 처음으로 전국 16개 교구 모든 성당의 미사 중단이 결정됐다. 교구 협의체인 한국천주교주교회의는 “모든 교구의 미사가 중단된 것은 한국은 물론 세계 가톨릭사에서도 유례가 없는 일”이라며 “가톨릭교회가 신자들의 건강을 지키고 코로나19라는 국가적 위기 극복을 위해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부처님오신날 봉축 행사가 한 달 연기됐고 연등회는 취소됐다. 국내 150만 명의 신도가 있는 원불교도 개교 105년 만에 법회를 멈췄다.


비대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도 나왔다. 종교생활이 위축되자 교회와 성당, 사찰은 영상 예배와 미사, 법회에 나섰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소통하고 친교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모색했다. 자동차 극장처럼 주차장에 차를 세운 채 예배를 올리는 ‘승차 예배(drive-in worship)’도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풍경이었다.

방송과 책, SNS를 통해 힐링 멘토로 인기를 모은 혜민 스님을 둘러싼 논란도 불거졌다. 부동산 소유에 대한 시비가 역시 베스트셀러 저자인 현각 스님의 날 선 비판으로 확대된 끝에 혜민 스님은 참회와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조계종은 승단에서 영구 추방됐던 서의현 전 총무원장의 승적을 살려 종단 최고 지위인 대종사 법계까지 품수하고, 종단 행정을 칼럼을 통해 비판한 비구니 종회의원 정운 스님을 징계해 불교계 시민사회의 반발을 샀다.

국가중요무형문화재 제122호 연등회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것은 우울한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맞은 문화적 경사였다.

가톨릭계는 지난달 첫 한국인 사제인 김대건 신부(1821∼1846)의 순교 영성과 인간 존중 사상을 기리는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 탄생 200주년 희년(禧年)’을 선포했다. 한국교회는 2021년 11월까지 희년과 관련한 세미나와 행사를 개최한다.

종교계를 대표하는 리더십도 교체됐다. 개신교 최대의 연합단체인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은 소강석 이철 장종현 목사가 새로운 대표회장으로 취임했다. 교계 통합과 코로나19 시대를 극복할 수 있는 교회의 위상 정립이 과제다.

천주교주교회의는 김희중 대주교에 이어 수원교구장인 이용훈 주교를 신임 의장으로 선출했다. 제주교구는 강우일 주교 퇴임에 따라 문창우 주교가 교구장으로 임명됐고, 춘천교구에서는 최초로 교구 출신인 김주영 신부가 교구장으로 임명됐다.

한편 춘천교구 제6대 교구장을 지낸 장익 주교가 올해 8월 향년 87세로 선종했다. 장면 전 총리의 셋째 아들인 그는 요한 바오로 2세의 한국어 교사로 불렸으며 종교계 화합을 위해 힘썼다.

김갑식 문화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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