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무형 인재 길러 ‘코로나 취업 한파’ 녹인다

송혜미 기자

입력 2020-12-28 03:00 수정 2020-12-28 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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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과 연계해 현장실습 늘리고
스타트업 키워 학생 창업 활성화
AI 자기소개서 첨삭-면접 코칭
코로나 시대 비대면 맞춤 지원도


게티이미지코리아

내년 2월 한국기술교육대 졸업을 앞둔 한동곤 씨(25)는 이달 초 서울 소재 한 정보기술(IT) 기업에 입사했다. 회사는 8월부터 현장실습생으로 일한 한 씨의 성실함을 눈여겨보고 정규직 채용을 결정했다. 한 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취업문이 좁아져 걱정했는데, 실습하는 동안 학교의 지원을 받은 덕분에 취업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한국기술교육대는 교육부가 취업률 통계조사를 시작한 2010년 이후 매년 80% 이상의 취업률을 기록하고 있다. 취업자의 절반 이상(53.9%)이 청년 선호도가 높은 대기업과 중견기업, 공공기관에 입사하는 등 취업의 질도 우수하다.

특히 한 씨가 참여한 ‘기업연계형 장기현장실습제도(IPP)’가 높은 취업률의 비결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코로나19로 취업시장이 얼어붙은 올 하반기에도 IPP에 참여한 학생이 지난해보다 28명이나 늘었다. 황의택 한국기술교육대 IPP센터 부장은 “코로나19에도 현장실습 참여 기업을 확대 발굴하기 위해 교직원들이 발 벗고 뛰었다”며 “기업에서도 실무중심 교육을 받은 우리 대학 학생들을 선호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대학일자리센터 주도로 취업 역량 강화


고용 한파 속에서도 한국기술교육대를 비롯한 일부 대학들은 눈에 띄는 취업·창업 성과를 거뒀다. 삼육대는 올해 코로나19로 해외취업의 문이 막힌 상황에서도 16명의 해외취업자를 배출했다. 서울 4년제 대학 32개교 중 1위다. 국내 취업률은 47.1%로 7위에 올랐다. 2017년 삼육대에 대학일자리본부가 생긴 지 3년 만에 일군 쾌거다.

삼육대 대학일자리본부는 출범 직후부터 한국산업인력공단의 ‘K-Move 스쿨’, 고용노동부의 ‘대학일자리센터 대형사업’, 중소벤처기업부의 ‘창업보육센터 운영지원’ 등 다수의 정부 지원 사업을 수주해 취업·창업 분야에 집중 투자해왔다. 이 중 높은 해외취업률의 발판이 된 것은 해외취업연수 프로그램인 K-Move 스쿨 사업이다.

안기훈 삼육대 대학일자리본부 취업진로센터장은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혀 해외취업이 불투명해졌지만, 꽉 막힌 국내 고용시장의 돌파구로서 해외취업에 집중적인 투자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 센터장은 “글로벌 시대를 맞아 적극적인 해외진출을 모색하면서 재학생들의 취업 기회가 더욱 확대되는 등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숙명여대 대학일자리센터 역시 2015년 고용부 대학일자리센터 시범사업에 선정된 이후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우수대학 평가를 받았다. 숙명여대 대학일자리센터는 모의시험, 취업특강 등 다양한 취업프로그램뿐만 아니라 각 분야의 현직 동문들로부터 실무적인 취업 팁을 들을 수 있는 특강도 운영하고 있다. 특히 방학 기간에는 장기간에 걸쳐 NCS 직무역량스쿨, 글로벌 역량 강화 프로그램 등 집중적인 취업역량 강화교육도 시행한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비대면 채용이 늘어나면서부터는 ‘AI 솔루션 프로그램’을 시작하기도 했다. 이는 AI 기술을 활용해 자기소개서 첨삭과 모의면접을 하는 비대면 맞춤형 취업지원 서비스다. 숙명여대 일자리센터는 또한 재학생뿐만 아니라 지역청년들을 대상으로도 원스톱 취업서비스를 제공해 지역사회에 공헌하고 있다. 숙명여대는 이달 22일 고용부가 주관하는 ‘2020년 일자리창출 유공 정부포상’에서 대통령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직장인 위해 졸업 시기 단축하고 창업지원도


온라인 교육을 제공하고 있는 서울사이버대는 ‘커리어코칭센터’를 운영하며 맞춤형 경력관리를 지원한다. 커리어코칭센터는 전문가가 참여하는 ‘집중커리어코칭 프로그램’을 통해 학사학위 취득부터 신규 취업 및 이직, 전직에 이르는 과정을 모두 지원하는 게 특징이다. 재학생들은 직업적성검사부터 커리어상담, 자기소개서작성과 모의면접, 실전 구직활동 등 취업 단계별로 전문가의 맞춤형 밀착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서울사이버대는 또한 사이버대학 중 최초로 ‘학생맞춤 1년 4학기제’를 운영하고 있다. 이는 학생의 상황에 맞게 졸업시기를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빠른 학사취득이 필요한 학생들을 위해 설계된 제도다. 신입생은 3년과 3년 6개월, 4년 등 6개월 단위로 졸업시기를 선택할 수 있다. 편입생의 경우 1년 6개월과 2년 중 선택이 가능하다. 재학 중에는 모든 학생에게 지도교수와 담당 조교를 배정해 1:1 학사 관리 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빠르게 자격을 취득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특히 재직 도중 이직, 전직을 꿈꾸는 직장인 등의 큰 호응을 받고 있다.

취업뿐만 아니라 우수한 아이디어를 가진 학생들의 창업을 지원하는 노력도 눈에 띈다. 1999년 5월 창업보육센터로 지정된 건국대 창업지원단은 기술과 아이디어가 있지만 사업화에 어려움을 겪는 초기창업자를 대상으로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물적, 인적 지원부터 재무적 지원까지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올해부터는 캠퍼스 내에 100평 규모의 ‘KU 스타트업 존’을 마련해 사무공간을 제공, 재학생 창업자들의 임대료 부담을 덜어주기도 했다.

이러한 종합적인 지원 속에 건국대는 지난해 초기창업 패키지 프로그램으로 초기 창업기업 27개사를 지원해 매출액 161억5000만 원을 내는 성과를 창출하기도 했다. 건국대가 4년간 배출한 학생창업가는 100명에 달한다. 박재민 건국대 창업지원단장은 “건국대는 매년 30명 이상의 학생 창업가가 탄생하고 있고, 앞으로 학생 창업자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에 대비하기 위해 교내 창업 인프라를 더욱 활성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송혜미 기자 1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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