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 역사의 도료-산업용 세정제 名家… 친환경 제품으로 틈새시장 개척

조선희 기자

입력 2020-12-28 03:00 수정 2020-12-28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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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환 회장
바이켐㈜은 친환경성 산업용 세정제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45년 전통의 강소기업이다. 1977년 백양페인트로 설립된 이래 반세기에 가깝게 세정제와 도료 생산에 집중하며 시장에서 신뢰를 상징하는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이 회사의 사업부문은 크게 △도료 △세정제 △정제 사업 등으로 나뉜다. 이 중 전통의 캐시카우 사업으로는 수용성도료, 에폭시 도료와 바닥재, 특수기능성 도료의 도료 부분과 산업현장에서 널리 쓰이는 세정제 부분이 있다. 정제 사업은 회분식 및 연속식 다단 증류 설비를 갖춰 저순도 유기용제와 사용 후 폐기되는 유기용제를 99.9%의 고순도로 정제해 재사용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특징이다. 이 밖에 자원의 재활용 통해 산업현장의 폐기물 발생량을 최소화 한다는 점에서 친환경 경영에도 일조하고 있다.
충남 예산군에 위치한 본사 전경

이 회사의 핵심 아이템인 세정제 분야는 새로운 먹거리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이범환 회장은 “BCS 시리즈(ByCleanSeries)는 안전하고 오존층 파괴가 없는 친환경 세정제”라며 “기존 세정제 시장의 TCE, MC, NPBr, DCP 등의 유독물원료로 제조된 제품을 대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비유독물이면서 세정력이 뛰어나 전기·전자와 기계·금속 정밀부품에서 소재 손상 없는 용해력을 갖춘 뛰어난 제품”이라며 “기화성이 우수해 자연건조가 가능하고 세척액을 반복 사용이 된다는 점과 기존 사용 중인 세척기기를 그대로 쓸 수 있어 경제적”이라고 덧붙였다.

이 밖에 ‘BCS 시리즈’는 산업현장에서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저독성 기준을 유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오염물에 대한 용해력과 열 안정성이 우수하고 금속 소재와 반응성이 없어 세정에 단연 효과적이라는 평을 내놓고 있다. 이에 바이켐은 ‘환경을 생각하는 기업’이라는 경영이념과 맞물려 이 제품군에 더욱 매진할 계획이다.

한편 이 회장은 크게 2가지 경영철칙을 세우고 지금의 바이켐을 성장시켰다.

첫 번째는 혁신기술과 안전이다. 창사 이래 ISO9001, ISO14001을 비롯해 중국 화공MA 품질인증, 중국 녹색 건재제품 추천증서 등을 확보하면서 친환경적이고 저독성의 안전한 기술에 대한 기술력을 높여 나갔다. 이 회장은 “절실한 마음만 있다면 제품 개발은 이뤄지기 마련”이라며 “기술 성장은 임직원 모두 합심해 혁신 의지가 있어야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에 고생하는 임직원의 배려하는 마음으로 그는 쾌적하고 깨끗한 근무환경을 위해 각종 상록수와 유실수를 사내 공간과 정원에 심어 ‘가든팩토리’를 조성하기도 했다.
BCS 17L 생산라인

두 번째로 이 회장이 기술만큼 중요시 여기는 것이 바로 신뢰다. 그는 고객사가 있었기에 오늘날의 바이켐이 됐다며 몸을 낮춘다. 이 회장은 “창업 초기 고객사 50곳을 두고 자본도 없이 어렵게 도료제조업을 시작했다”며 “여러 거래처에서 선 어음을 받아 원료와 부자재를 구입해 고품질 제품의 생산이 가능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이익율은 적었지만 신뢰를 무기삼아 거래처에 양질의 제품을 저렴하고 빠르게 공급할 수 있었다. 이후 합리적인 가격의 맞춤 생산과 적기에 납품을 원칙으로 영업망을 늘려나갔으며 초기 50곳의 거래처는 현재는 500여 곳으로 늘었다. 이 회장은 바이켐의 성장과정에 항상 신뢰해준 거래처와 원료 공급사들에도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멀리 가려면 함께 가야 한다는 것을 몸소 배웠다”며 “신용을 바탕으로 한결같은 경영인의 모습으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 인터뷰 / 이범환 바이켐㈜ 회장 ▼
“시장 자유주의 보장돼야 상생-동반성장 이룰 수 있어”



바이켐 이범환 회장은 늘 거래처와 동반 상생을 경영의 첫머리에 세운다. 이 때문에 경제구조, 기업의 경영 환경 등에서도 관심이 매우 크다. 그는 경험을 바탕으로 현장의 목소리를 내는 경영자로도 유명하다.

“국내 경영 환경개선을 위해서는 먼저 시장 자유주의가 보장돼야 한다”며 “무분별한 각종 규제들로 인해 국가 경쟁력을 책임지는 제조업의 미래와 4차 산업혁명도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특히 국내 경제의 근간인 중소기업의 역할과 투자에 대한 인식 제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도 역설했다. 인터뷰서 그가 자주 언급한 문장 또한 헌법 제123조 3항, ‘국가는 중소기업을 보호하고 육성해야 한다’였다.

이 회장은 현 정부의 정책들은 평생 힘들게 일궈온 기업의 재도약을 막고 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반세기 경영 활동을 하고 있지만 요즘 위기의식을 가장 크게 느낀다”며 “각종 규제 및 악법들 때문에 동료 및 후배 중소기업 경영자들이 모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장에 도움이 안 되는 규제들을 임직원에게 교육하고 전달하는 과정에서 계획되지 않은 시간과 비용 등이 발생해 생산성도 떨어지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한편 국내 중소기업가들은 모두 애국자로 국내 경제발전과 고용안정에 큰 기여를 하고 있기에 그들에게 반기업 정서를 갖게 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양질의 제품을 개발해 창출한 부가가치로 기업을 운영하는 것도 사실 빠듯한데 전기·가스 등의 관리비와 기타 국세와 지방세 등 수많은 고정비용 등이 계속 상승하고 있어 중소기업 경영자들의 육체적 정신적 피로도가 매우 크다”며 “국가와 민족의 미래를 위해 조속한 정책개선과 현실적인 규제들의 재정비를 정부에 요구한다”고 말했다.


조선희 기자 hee31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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