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는 최고의 백신… 코로나 감염 예방률 85%”

강동웅 기자

입력 2020-12-24 03:00 수정 2020-12-2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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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 감염 막는 ‘마스크 효과’
거리두기-안면 보호구 착용보다 코로나 감염 예방 효과 더 높아
가족 등 심리적 거리 가까울수록 마스크 필요성 인식 크게 떨어져
“백신 접종 전까지 철저하게 착용”


6월 21일 경기 수원시의 한 교회. 이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3명이 예배에 참석했다. 이 중 2명은 17일과 24일에도 교회를 방문했다. 당시 예배에 나와 확진자와 접촉한 것으로 파악된 교인은 700여 명. 하지만 이 교회에서는 단 한 명의 추가 감염자도 발생하지 않았다. 확진자 3명 모두가 마스크를 착용한 채 예배에 참석했고, 다른 교인들도 예배 중 마스크를 벗지 않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연일 1000명 안팎을 기록하는 가운데 백신 도입은 빨라야 내년 2, 3월로 예고되면서 대규모 3차 유행을 효과적으로 막아낼 수 있을지 우려가 크다.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 전까지 철저한 마스크 착용만이 방역의 유일한 열쇠라고 강조한다.


○ 마스크는 자신을 보호할 유일한 수단
마스크 착용으로 집단 감염을 막은 사례는 수원 교회뿐이 아니다. 같은 달 27일 광주에 사는 확진자 A 씨(69·여)는 일행 3명과 함께 지인의 차량에 함께 탑승했다. 이들이 차량에 함께 머문 시간은 약 1시간. 승용차라는 좁은 공간 안에 장시간 확진자와 노출됐지만 동승자 3명 모두 감염되지 않았다. 확진자와 일행 모두가 마스크를 착용한 덕분이다.

경남 거제시의 한 학교에서도 철저한 마스크 착용으로 집단 감염을 막았다. 초등학생 B 양(6)은 8월 26, 27일 이틀간 거제의 한 초등학교 긴급돌봄교실을 이용한 직후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학생 32명, 교직원 4명 등 36명의 접촉자가 발생했다. 학생 51명, 교직원 1명 등 52명이 B 양의 동선을 따라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추가 감염자는 1명도 나오지 않았다. B 양은 교실 내에서 계속 마스크를 착용했고, 교직원을 포함해 학생들 모두 마스크를 벗지 않았기 때문이다.

마스크 감염 예방은 감염자와 물리적인 거리를 두는 것보다 더 효과적이다. 6월 국제학술지 랜싯(THE LANCET)에 게재된 ‘코로나19의 사람 간 전파 예방을 위한 물리적 거리 두기, 마스크 및 눈 보호구’ 논문에 따르면 비감염자가 N95 등 마스크를 쓴 채 확진자에게 노출될 경우 마스크를 쓰지 않았을 때보다 감염 위험이 85%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감염자와 1m 이상으로 거리만 뒀을 경우에는 감염 위험이 82% 감소했다. 거리 두기보다 마스크 착용 예방 효과가 더 높게 나타난 것이다. 눈 보호구도 감염 예방률이 78%인 점을 감안하면 마스크의 예방 효과가 탁월한 것을 알 수 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마스크는 마치 겨울철 패딩 같은 도구다. 패딩 없이 겨울을 날 수는 없다”며 “국민 각자가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 ‘심리적 거리’ 상관없이 마스크 착용
하지만 언제 어디서나 마스크를 착용해 감염을 예방해야 한다는 국민 인식은 그다지 높지 않다. 여론조사업체 한국리서치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마스크 착용의 사회심리학’ 여론조사에 따르면 91%의 응답자가 실내 다중이용시설에서 마스크를 반드시 써야 한다고 답했다. 반면 친구나 지인을 만날 때는 응답자 43%만이 마스크 착용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친척(35%), 같이 살지 않는 가족(26%)의 경우에도 마스크 착용의 필요성이 크게 떨어졌다. 낯선 사람을 만날 때는 89%의 응답자가 마스크를 써야 한다고 답변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심리적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마스크 착용의 필요성과 방역 경계심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마스크 착용에 대한 경계심을 조금만 누그러뜨려도 바이러스는 급속도로 퍼져나간다. 8월 29일 지방의 한 사업설명회에 참석한 확진자 C 씨는 1시간 반가량 마스크를 쓰지 않고 제품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참석자 28명 대다수는 처음에 마스크를 착용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마스크를 벗는 사람들이 하나둘 생겼다. 쉬는 시간에는 모두 마스크를 벗고 음식을 먹거나 대화를 나눴다. 결국 참석자 1명을 제외한 27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영국의 런던, 미국의 뉴욕 등 해외에서는 마스크를 잘 쓰지 않는 문화로 인해 대중교통 등에서 상당히 감염이 퍼졌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마스크를 쓰고 있으면 확진자와 함께 있어도 사실상 감염이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이것만 봐도 마스크가 ‘최고의 백신’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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