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논쟁 대상’된 문준용 8년 만의 개인전, 23일 폐막

뉴스1

입력 2020-12-23 10:26 수정 2020-12-23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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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객들이 ‘시선 너머, 어딘가의 사이’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2020.12.20/뉴스1 © News1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인 문준용 미디어아트 작가의 개인전이 23일 폐막한다. 8년 만에 열린 개인전이었지만 작품에 대한 평가 대신, 정치 논쟁의 대상으로 더 주목받았다.

문준용 작가의 개인전 ‘시선 너머, 어딘가의 사이’는 지난 17일부터 서울 중구 금산갤러리에서 열렸다. 문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다양한 기술을 이용한 미디어 작업을 통해 특수한 시각 언어를 탐구해 온 문 작가의 실험정신을 느낄 수 있는 작품들을 소개했다.

전시장에는 신작 ‘Inside’와 ‘Outside’를 비롯해 5점의 미디어 작품이 설치됐다. 금산갤러리 측은 “이번 개인전에서 상상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들며, 가상과 실재, 물질과 비물질, 판타지가 혼합된 특수한 내러티브 환경을 구축해내는 그의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고 밝혔다.

전시 개막 초기부터 문 대통령 아들이라는 점, 문 작가의 8년 만의 개인전이라는 점 등이 주목받았지만, 정작 관람객 수는 그리 많지 않았다. 금산갤러리에 따르면 이번 전시 관람객 수는 하루 평균 30명 수준으로, 논란이 커진 21일 90명이 방문한 게 가장 많은 수였다.

이번 전시 관련 논란은 개막 다음날인 18일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으로부터 불거졌다. 가세연은 이날 방송에서 “(거리두기) 3단계가 (전시회가 끝나는) 23일 이후에 될 거라는 말들이 있다”며 정부가 문 작가의 전시 때문에 일부러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발령을 늦추고 있는 듯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또한 금산갤러리가 문 대통령의 초등학교 동창인 황달성 대표가 운영하는 곳이며, 문 대통령의 딸 다혜씨도 큐레이터를 했다며 “문재인 일가의 개인 화랑 비슷한 느낌”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의 조은주 청년 대변인은 20일 논평을 내고 “저급한 옐로우 저널리즘의 작태를 멈추라”며 “위기 상황에서 사회적 윤리를 저버린 채 무차별적인 가짜뉴스와 억측으로 가득한 음모론을 제기하는 것은 ‘인간됨의 기본 도리’를 저버리는 부도덕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이번 전시회를 둘러싼 논란은 계속됐다. 문 작가가 서울시로부터 ‘코로나19 피해 긴급 예술 지원금’ 1400만원을 받은 사실이 알려진 것이다.

지원금을 지급한 서울시와 서울문화재단은 “블라인드 테스트로 심사를 진행한 뒤 지원금을 지급했기 때문에 대통령의 아들이 포함됐는지 등 상세한 내용은 확인이 불가능했다”고 선정 관련 의혹을 불식시키려 했지만, 정치권에서 나서며 논란은 확대됐다.

결국 문 작가가 직접 해명에 나섰다. 그는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착각을 하는 것 같은데 코로나 지원금 1400만원이란 작가에게 수익으로 주는 돈이 아니라 작가가 전시·작품 제작에 사용하는 돈”이라며 “문화재단이 관리하고, 코로나로 피해 입은 예술 산업 전반에 지원금이 돌아가게 하는 것이고, 멈춰 버린 산업을 장려하는 것이기도 하다”라고 주장했다.

문 작가는 코로나19 유행 시기에 전시회를 열었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우선 방역 지침은 준수하고 있으니 걱정 마시라”고 말한 뒤 “미술 전시회가 무슨 파티 같은 곳이라 생각하는 모양인데, 전시회는 작품을 파는 곳, 그런데 코로나 시국이라 사람들이 보러 오지를 않으니 팔릴 리가 없다. 방역 지침 때문에 몇 명 이상 들어오지도 못한다”고 했다. 또한 “이 시국에 전시회 하지 말라는 건, 예술가들 모두 아무것도 하지 말고 집에만 있으란 것이냐”라면서 “아무도 초대하지도 못했고 여기저기 계약해 놓아서 취소할 수도 없다, 만약 3단계 시행되면 바로 문 닫을 각오(를) 하고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야당을 중심으로 한 문 작가를 향한 공격은 계속 됐다. 이에 문 작가는 22일 다시 글을 올리고 “코로나로 인해 제 전시가 취소될 경우 저와 계약했던 갤러리, 큐레이터, 기술자, 같이 작품을 만들던 사람들이 피해를 입는다”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 지원금을 받아 작품을 제가 제작하고 전시했다”며 “계약을 취소했던 그 영세 예술가들에게 비용을 모두 지급했고 이번에 제작된 제 작품은 앞으로도 영세 전시에 추가 비용 없이 전시가 가능토록 조치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제 작품은 대통령 아들이 아니더라도 예전부터 인정받고 있었다”며 “정치인들은 함부로 영세 예술인을 입에 담지 말라”고 경고했다.

<뉴스1>이 미술계 관계자들에 문 작가의 작품과 작업세계 등에 대해 문의했을 때에도 수준 있는 작품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한 관계자는 “문준용은 현 대통령의 아들이란 점을 차치하고 보더라도 미디어아트 업계에서 꽤 인정받는 작가”라고 평했다.

컴퓨터 프로그래머이기도 한 문준용 미디어 아트 작가는 건국대에서 시각멀티미디어디자인을 전공하고 미국 뉴욕 파슨스 디자인스쿨에서 공부했다. 그는 2010년부터 국내외 여러 단체전에 참여했고, 개인전은 2012년에 한국과 미국에서 한 번씩 연 게 마지막이다. 문 작가는 현재 대학 시간강사, 테크니컬 아트 프리랜서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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