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준용 전시회 가보니…“코로나 우려? 현장 안와 봤겠지”

뉴시스

입력 2020-12-22 14:26 수정 2020-12-22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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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개최…23일까지 진행 예정
일 평균 관람객 30명…입장 인원 제한
관람객들 "사람 없고 다들 마스크 써"
"인터넷서 시끌…현장 모르고 하는 말"
"기도도 막는 시국에 전시회"…우려도
문준용 페북 "3단계 되면 문닫을 각오"



수도권 등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17일 시작된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준용씨의 작품 전시회가 논란끝에 종료를 앞두고 있다.

오는 23일까지 이어지는 이 전시회를 두고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시국에 전시회를 열면 방역수칙이 잘 지켜지겠느냐’ 등의 주장이 불거졌지만, 막상 전시회를 찾은 관람객들 사이에서는 “사람들도 별로 없고 방역수칙이 잘 지켜져 별로 걱정되지 않았다”는 반응이 나왔다.

뉴시스가 21~22일 방문한 서울 중구 회현동 금산갤러리 앞은 대체로 한산했다. 문씨의 작품 전시가 진행 중이었지만 금산갤러리를 찾는 관람객들은 10명 내외로 그리 많지 않았다.

금산갤러리 관계자를 통해 관람객 수를 확인해본 결과 개최 첫 날인 17일에는 6명, 18일 13명, 19일 27명, 20일 29명, 21일 90명, 22일(오전 11시30분 기준)에는 14명 등으로 하루 평균 30명 수준이었다.

이 전시회가 언론 등을 통해 알려지면서 21일에 평소 대비 더 많은 사람들이 왔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금산갤러리 측은 입구에 출입자명부를 놓고 관람객들의 방문 시간·전화번호·주소 등 정보를 수집했고, 안내 직원이 온도계로 관람객들의 체온을 확인했다. 바로 옆에는 관람객들을 위한 손소독제 2개가 마련돼 있었다.

전시장 내부는 직사각형 형태로 공간이 넓지는 않았으나 관람 인원이 적어 사회적 거리두기가 무너질 우려는 없어 보였다.

금산갤러리 측은 관람 인원 수를 ‘4㎡당 1명’으로 제한하고 10명 이상 들어오지 못하도록 관리하고 있었다. 전날 오후 2시께는 중년 남성 1명과 중년 여성 2명 등 3명이 전시장에서 작품들을 관람하고 있었다.

서울시 등 수도권 지방자치단체는 오는 23일 0시부터 적용되는 ‘5인 이상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전날 내렸다. 연말에 모임이 잦은 식당 등에서 5명 이상이 한 자리에 모이면 안 된다는 내용이 골자인데, 집합금지 명령 대상이 ‘사적 모임’으로 한정되면서 박물관, 전시회 등 다중이용시설은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에 따라 동창회, 동호회, 송년회, 회식, 집들이 등 개인적인 친목 모임은 일체 금지되지만 결혼식과 장례식만 행사의 예외적 성격을 감안해 거리두기 2.5단계 기준인 50인 이하 허용이 유지된다.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박물관, 전시회 등 다중이용시설도 2.5단계 수준에서 운영이 가능하다.

금산갤러리 관계자는 “입장 인원을 제한하고 전시장 안에서도 거리두기를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10명 이상 몰려서 줄을 선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주말에는 평일에 비해 기다리는 사람이 조금 있는 편인데, 그럴 때는 허용 인원을 초과해 어쩔 수 없이 밖에서 대기하도록 조치한다”며 “입장 인원은 전부 체온을 재고 관람객이 나가는 수만큼 다시 입장시키는 방식”이라고 했다.
전날 오후 금산갤러리 앞에서 만난 관람객 김모(68)씨는 “인터넷에서 (전시회) 검색해서 어렵게 찾아왔는데 직접 보니 전시가 아주 훌륭하다”며 “전시장 안에서 방역 관련 우려는 전혀 없었다”고 전했다.

김씨는 “일단 마스크를 벗을 이유가 없기 때문에 다들 항상 쓰고 있었다”며 “대통령 아들이 하는 전시회라고 해서 (규모가 클 것으로) 기대했는데, 오히려 규모가 매우 작았다”고 했다.

이어 “인터넷에서 문제 제기(감염 우려)하는 사람들은 현장 상황을 잘 모르고 그러는 것”이라며 “코로나19로 시국이 엄중하지만 이 전시회는 (운영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한 시간 동안 관람하는 사람이 몇 명 오갔지만 1분 만에 나가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경기에서 온 관람객 A(23)씨는 “들어갈 때 체온을 재고 명부를 작성했는데, 내가 관람할 때는 다른 사람 1명이 더 있었다”며 “아쉬운 점은 딱히 없었는데 직원들이 ‘거리두기를 지켜달라’는 이야기는 따로 하지 않는 것 같았다”고 했다.

이날 전시장을 찾은 한 중년여성은 “코로나19 때문에 (정부가) 시위랑 기도까지 금지하고 있는데, 대통령 아들이 전시회를 한다는 것은 미친 짓”이라고 말하는 등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는 관람객들도 일부 있었다.

문씨는 코로나19 시국에 전시회를 개최한 것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자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문씨는 “미술 전시회가 무슨 파티 같은 곳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전시회는 작품을 파는 곳”이라며 “그런데 코로나19 시국이라 사람들이 보러 오지를 않으니 팔릴 리가 없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때문에 아무것도 안 할 수는 없고, 피눈물을 흘리면서 한 점이라도 팔아보려는 것”이라며 “만약 3단계가 시행되면 바로 문 닫을 각오로 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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