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피아·관피아’ 전성시대…금융 관련 단체장 싹쓸이

뉴스1

입력 2020-12-21 17:24 수정 2020-12-21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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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관피아(관료+마피아)’와 ‘정피아(정치인+마피아)’가 최근 금융 관련 단체장 자리를 나눠가지면서 싹쓸이했다. 관치금융 후유증의 끝판을 보여주고 있다는 비난의 소리가 나온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차기 보험연수원장에 3선 의원 출신인 민병두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전 정무위원장)이 내정됐다. 민 전 의원과 마찬가지로 3선 의원 출신인 정희수 전 원장이 최근 생명보험협회장에 선임되면서 공석이 된 자리에 또다시 정치인 출신이 앉게된 것이다.

이르면 오는 24일 결정되는 농협금융지주 신임 회장 후보에도 정은보 한미방위비분담 협상대표, 서태종 전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진웅섭 전 금융감독원장, 임승태 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등 관료 출신들이 거론되고 있다.

지난달 말에는 생명보험협회장으로 3선 국회의원 출신이면서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캠프에서 통합정부추진위원회 자문위원회 부위원장으로 활동했던 정희수 보험연수원장이 선임됐다. 비슷한 시기 손해보험협회장에는 경제 관료 출신인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앉았다. 그는 금융권 내 알짜로 불리는 한국증권금융 사장에 이어 한국거래소 이사장을 역임하던 중 손보협회장에 선임돼 관피아 논란에 불을 붙였다.

이후 진행된 은행연합회장 선임 과정에선 민간 출신 후보들이 대거 거론됐지만, 1차 회추위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던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이 고사 의사를 밝히면서 민간 금융사를 이끌었던 경험이 있는 관료 출신 김광수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선임됐다.

금융권 주요 수장 자리에 관료나 정치인 출신이 잇따라 선임되고 있는 것은 금융당국의 입김으로부터 최대한 바람막이 역할을 해줄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금융권도 힘 센 관피아나 정피아 출신을 협회장으로 앉히기를 바라고 있다. 전문성를 가진 민관 출신 금융인은 완전히 배제되는 분위기다.

금융권 관계자는 “관료 출신 중에서도 역량을 갖춘 인물들이 많기 때문에 무조건 배제하는 것은 옳지 않을 수 있지만 지금의 상황은 관치금융이 초래한 부작용이 여실히 드러난 것이라고 볼 수 있다”며 “장관, 정치인인 출신이 일종의 로비스트로 전락하는 꼴”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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