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MP “맞춤형 인력양성 통해 中企 경쟁력 키운다”

천안=지명훈 기자

입력 2020-12-21 03:00 수정 2020-12-21 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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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 中企인력 양성사업 성과
대기업의 우수한 훈련 인프라 활용
中企직원의 직업능력 개발 이끌어
협약기업 수요 반영해 교육훈련
우수 인력 생태계 조성해 상생 도모


수료생 부문 대상을 받은 오정현 씨(왼쪽)가 컨소시엄 공동훈련센터에서 로봇용접기 조작법을 익히고 있다. 국가인적자원개발컨소시엄 제공

지난해 경남 창원시의 ㈜건화 기술교육원에서 로봇용접 훈련 과정을 수료한 오정현 씨는 ㈜지원엠텍에 입사해 1년 만에 메인 용접사로 활약하고 있다. 오 씨는 대학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뒤 디자인 회사에 취업했지만 열정이 느껴지지 않았다. 여러 직업을 전전한 끝에 베테랑 용접 기술자를 꿈꾸게 됐다. 구직 사이트에서 건화 기술교육원의 훈련생 모집 공고를 보고 문을 두드린 결과였다. 용접 기술을 훈련시켜 주고 취업까지 연계해 주는 프로그램이었다. 게다가 훈련비와 숙식비를 지원하고 훈련수당까지 제공했다.

오 씨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로봇용접이 더 부상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손으로 직접 하는 수용접을 선택했다. 그는 “수용접은 머리로 형태를 구상하고 손으로 창작해 최종적으로 아름다운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것이 전공을 했던 디자인 작업과 닮았다”고 말했다. 오 씨는 취업 방향을 잡지 못한 형에게도 같은 과정을 추천해 나란히 용접 기술자의 길을 걷고 있다.


● 체계적 인력 개발 원하는 중소기업에 단비
9월 열린 제11회 ‘국가인적자원개발컨소시엄 우수사례 시상식(Best of CHAMP day)’에서 수료생 부문 대상을 받은 오 씨의 사례다. 한국산업인력공단과 국가인적자원개발컨소시엄 허브사업단은 9월 21∼25일 부산, 대구, 인천, 서울, 광주 등 5개 권역의 한국산업인력공단 지역본부를 찾아가 각각 시상식을 가졌다.

그동안의 노고를 격려하고 우수 사례를 발굴·공유·확산해 공동훈련센터의 발전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수료생을 포함해 공동훈련센터, 협약기업, 우수전담자 등 4개 부문에 대해 대상, 최우수상, 우수상을 시상했다. 국가인적자원개발컨소시엄 사업의 정책 방향 공유 등을 위해 비대면 설명회도 열었다.

국가인적자원개발 컨소시엄(CHAMP·Consortium for HRD Ability Magnified Program) 사업은 고용노동부가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직업능력 개발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을 위해 2001년부터 추진한 인력양성 사업이다. 중소기업들은 대기업 등의 역량 있는 공동훈련센터가 가진 우수한 교육훈련 운영 시스템과 훈련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다며 크게 반기고 있다.

CHAMP 참여를 통해 전문 인력 양성은 물론 현장 맞춤형 훈련, 근로자 직무능력 향상 교육으로 기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중소기업은 여건상 교육훈련 문제를 자체적으로 해결하기가 쉽지 않다”며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인적자원 개발을 원하는 중소기업들에 CHAMP는 단비와도 같다”고 전했다.

CHAMP는 대기업의 글로벌 경쟁력도 높여주는 ‘윈윈’ 프로그램이다. 그동안 대기업들은 한정된 인력 시장에서 우수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중소기업과 경쟁해 왔다. 하지만 CHAMP 사업을 통해 우수 인력의 생태계 조성으로 상생 발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게 됐다.


● 취업률 96%, 교육만족도 94점 등 결실
공동훈련센터 부문 대상의 한국지능형사물인터넷협회는 훈련 운영 체크리스트 등을 활용하고 협약 기업의 피드백을 훈련 과정에 적극 반영해 교육생과 중소기업들의 호응을 받았다. 교육생 만족도와 재수강률, 중소기업들의 훈련 참여율이 높아졌다. 수료생에 대한 현업 적용도 조사에서 95%가 주변 동료들에게 한국지능형사물인터넷협회의 교육을 추천하겠다는 응답이 나왔다. 한국지능형사물인터넷협회 관계자는 “하루라도 허투루 하지 않겠다는 마음가짐으로 훈련 과정을 운영했다”며 “힘들었지만 정석대로, 세심하게 훈련 과정을 관리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협약기업 부문 대상은 ㈜테크로스가 차지했다. 이 기업은 공동훈련센터 (사)한국선급에서 선박 기초이론부터 국제협약, 법규 등과 실무까지 전반적인 교육을 받았다. 또 협력업체에도 제안해 함께 교육 훈련을 받았다. 그 결과 교육받은 기업들의 이직률이 현저히 줄었으며 매출액도 전년에 비해 큰 폭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테크로스 담당자는 “이번 교육을 통해 회사도 성장했고 업계 상생을 도모해 뜻깊다. 임직원의 교육 의지가 단단해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공동훈련센터 우수 전담자 부문 대상에는 한국국토정보공사 권오균 씨가 선정됐다. 그는 공간정보 전문가를 양성하는 한국국토정보공사 공간정보아카데미를 운영하면서 협약기업의 요구사항을 철저하게 분석해 교육에 반영했다. 협약기업과 교육생 간의 네트워크를 구축해 소통과 유대를 도왔다. 기업들을 찾아다니며 협약기업을 넓히고, 교육생들의 취업을 도왔다. 이를 위해 퇴근 후에도 기업 대표들과의 미팅 자리를 갖곤 했다. 훈련생들의 취업 접점을 만들고, 협약기업과의 유대를 넓히기 위해서다. 그런 노력으로 취업률 96%, 고용유지율 100%, 교육만족도 94점이라는 놀라운 결실을 거뒀다. 권 씨는 “공간정보아카데미가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의 산실로 자리 잡도록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심사를 주관한 컨소시엄 중부권허브사업단 엄기용 단장은 “대한민국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이 필수적”이라며 “CHAMP는 앞으로도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 모델 및 중소기업 성장의 러닝메이트 역할을 더욱 활발히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천안=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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