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경식 “코로나19에 규제법안까지…기업, 깜깜한 긴 터널 지나는 중”

뉴시스

입력 2020-12-20 12:19 수정 2020-12-20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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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의 2020년은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간으로 기억될 전망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얼어붙은 세계 경제 상황에 공정경제3법 혹은 ‘규제3법’으로 불리는 법안들이 국회를 통과하면서다.

지난 18일 서울 마포구 경총회관에서 진행된 비공식 차담회에서 만난 손 회장은 “1998년 외환위기를 제외하고 이렇게 힘든 해가 없었던 것 같다”며 “기업들은 지척의 거리도 분간할 수 없는 깜깜한 긴 터널 같은 어려운 해를 지나고 있다”고 했다.

◇“기업 경영활동 부담 법안 무더기 통과…보완입법/시행유예 논의돼야”

상법공정거래법 개정안, 금융그룹감독법 개정안과 노동 관련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기업 활동의 어려움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진 상황이다. 경총 등 주요 경제단체는 최근 보완입법을 촉구하는 입장을 발표하기도 했다.

손 회장은 “(법 제정 과정에서)정부가 저희 경제단체의 의견을 너무 안 들어줘 실망을 많이 하고 있는 건 사실”이라며 “세계 경쟁 시대에 기업 경쟁력과 규제가 직결되는데 우리나라만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지 않는다면 규제가 기업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법이 시행되면서 시행령 등 하위 법령이 만들어 질 것”이라며 “최대한 기업의 어려움을 들어줄 수 있는 조항을 넣도록 건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받아들여지기 쉽지는 않겠지만 시행유예 등에 대한 노력 역시 정부와 여당을 상대로 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중대재해 발생, 일어나선 안 되는 일…사전예방으로 막아야”

경제3법 등에 이어 중대재해기업처벌법(중대재해법) 역시 제정을 앞두고 있다. 여당은 이번 임시국회 안에 중대재해법을 처리하겠다는 목표다.

손 회장은 “중대재해법이 꼭 통과될 것이라고는 확신하지 않는다”며 “끝까지 반대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사고에 대한 책임을 CEO에까지 묻고 매우 높은 처벌을 적용하는것은 너무 심하다고 생각한다”며 “회사 경영자에게 책임을 묻는 방식으로 사고를 예방하겠다는 지점에서 입장이 다르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대재해는 안타까운 일이고, 일어나서도 안 되는 일”이라며 “정부 스스로 예방적 조치를 먼저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 회장은 “예방적 활동을 위해 기업이 내는 산재보험료의 상당부분을 산업안전보건공단에 출연해 재해 예방 활동을 하게 돼 있으나 실질적 효과가 미미하다”고 지적했다.

또 “중소기업의 경우 CEO가 구속되면 회사가 무너진다”며 “재해 예방은 소홀히 하고 CEO를 처벌할테니 알아서 재해 발생을 막으라는 것은 어폐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드라마 속 나쁜 기업 이제 없어…많이 사랑해달라”

경제3법·노조3법 등이 통과되면서 기업이 궁지에 몰린 가운데 손 회장은 궁극적인 돌파구로 “국민의 사랑”을 꼽았다.

손 회장은 “국민으로부터 사랑을 받고 애호를 받을 수 있는 기업이 돼야겠다고 생각한다”며 “기업의 일하는 방식이 긍정적으로 많이 바뀌었는데, 여전히 드라마 등에서는 나쁜 모습으로 그려지는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반(反)기업 정서를 바꿀 수 있는 방안에 역점을 두고 강구하고 있다”며 “규제법안 통과로 국민의 표심을 잃는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정부 역시 (규제법안을)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하루아침에 될 일은 아니지만 길이 멀다고 포기할 생각은 없다”고 덧붙였다.

손 회장은 “경제 활성화와 코로나19 극복에 가장 중요한 것은 기업 활력”이라며 “기업이 활력을 찾아야 일자리가 생기고 경제가 활성화 될 수 있으니 많은 격려를 부탁한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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