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로 날리는 ‘코로나 블루’

황태호 기자

입력 2020-12-18 03:00 수정 2020-12-1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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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연말 선물

향기로 남아 있는 기억은 강렬하다. 시각적 기억보다 디테일하지는 않지만, 더 뚜렷한 감정까지 오롯이 향기를 매개로 남겨지고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도 떠오른다. 사람에게서 나는 향기는 패션이자 정체성이다. 향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엄습한 연말, ‘코로나 블루’를 날려버릴 수 있는 치유제이자 상대방에게 자신을 뚜렷이 각인시킬 수 있는 좋은 선물이기도 하다.


나만의 향기 ‘니치 향수’

바이레도 ‘릴 플레르 리미티드 에디션’.
많은 사람들이 풍기는 보편적인 향기보다 희소성이 높은 향기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이를 위해선 소비자층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니치 향수(소수 취향을 만족시키기 위한 프리미엄 향수)가 제격이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사이에서 인기 있는 니치향수 브랜드로 자리 잡은 바이레도는 올겨울 ‘릴 플레르 리미티드 에디션’을 새로 내놨다. 바이레도의 모든 향수는 심플한 원형 향수보틀(향수 용기)에 블랙 색상의 뚜껑으로 디자인이 통일돼 있는데, 이번 한정판 릴 플레르는 바이레도에서 처음으로 블랙 색상의 보틀캡(향수 뚜껑)이 아닌 컬러 캡 보틀로 출시되어 소장 가치가 높다. 제품을 대표하는 6가지 향기 노트인 탠저린, 로즈, 앰버, 블론드우드, 카시스를 상징하는 6가지 컬러 패키지로 출시돼 취향에 따라 고를 수 있다. 선물용으로도 좋다.

릴 플레르는 기쁨과 슬픔을 동시에 느끼는 십대들의 소용돌이 같은 감정과 음악에서 영감을 받은 제품으로 상큼함과 달콤함, 따뜻함과 차가움을 모두 느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섬세한 바닐라와 앰버, 블론드우드의 부드러움으로 마무리된다.


남녀 구분 없는 ‘젠더리스 향수’

메모 ‘일하도멜 오 드 퍼퓸’, 바이레도 ‘릴 플레르 리미티드 에디션’, 딥티크 ‘플레르 드 뽀’(왼쪽부터). 각 사 제공
향수에도 성별이 있다. 아니, 있었다. 여성용 향수에는 꽃 향이나 상큼한 과일 향을, 남성용 향수에는 짙은 나무 향, 시원한 바다 향을 조합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선 남성과 여성을 구별 짓지 않는 ‘젠더리스’의 흐름이 패션과 뷰티 분야를 넘어 향수 시장에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메모 ‘로즈 파리 로즈 오 드 퍼퓸’.
구찌의 ‘메모아 뒨 오더’는 구찌의 첫 젠더리스 향수로 연인이 함께 쓰기에 손색이 없다. 로만 캐모마일의 싱그러운 아로마 향과 인디언 코럴 재스민을 혼합해 성별에 구애받지 않는 ‘미네랄 아로마틱’ 계열의 향을 낸다. 밝은 그린 빛의 병과 상자를 장식한 금빛 별 장식까지, 남녀 구분을 하기는 어렵지만 누구에게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한다.

딥티크도 대표적 젠더리스 니치 향수로 꼽힌다. 소중한 사람의 체취를 떠올리게 하는 ‘머스크’ 향을 담은 ‘플레르 드 뽀’는 남녀 모두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브랜드의 베스트셀러다. 딥티크만의 방식으로 머스크향을 재해석했으며, 여기에 차갑지만 섬세하고 기품 있는 아이리스 향기와 관능적인 머스크 향을 조합해 세련되고 과하지 않은 파우더리한 향을 완성시켰다.


은은한 향기, 공간의 향기

샤넬 ‘2020 No.5 홀리데이’ 컬렉션.
향수처럼 직접적이지 않은, 좀 더 은은하고 간접적인 향기를 내고 싶은 이들을 위한 제품도 있다. 샤넬이 지난달 내놓은 ‘2020 No.5 홀리데이 컬렉션’은 시간을 초월해 사랑받는 향수 샤넬 No.5의 완벽한 리추얼을 완성해주는 보디크림, 디오더런트, 샤워젤, 보디로션, 헤어미스트 등 총 5개 제품으로 구성됐다.

향기로 정의되고 기억되는 건 사람만이 아니다. 공간도 마찬가지다. 홈 프레이그런스는 인테리어 소품의 역할부터 공간을 향기롭게 하는 것은 물론이고 코로나 블루를 완화해주기도 해 센스 있는 집들이 선물이나 소중한 이를 위한 연말 선물로 제격이다.

산타 마리아 노벨라의 ‘프로퓨모 빼르 앰비엔테’.
올 초 출시했을 때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산타 마리아 노벨라의 디퓨저 ‘프로퓨모 빼르 앰비엔테’는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 오세아니아, 아메리카 5대륙의 향을 각각 담은 제품이다. 프리지아 향을 담은 왁스 타블렛(고체 방향제) ‘타볼레테 디 세라 프로퓨마테 프리지아’도 작지만 고급스러운 ‘스몰 럭셔리’ 선물로 좋다. 프리지아 향은 은은하고 포근한 비누 잔향이 매력적이다.

조 말론 런던의 ‘립-로어링 크리스마스’ 컬렉션.
조 말론 런던의 ‘립-로어링 크리스마스’ 컬렉션은 이 시즌에만 만나볼 수 있는 리미티드 코롱 제품부터 홈 프레이그런스 제품까지 담았다. 1920년대 아르데코(Art-Deco) 무드에서 영감 받아 탄생한 컬렉션으로 화려하고 빈티지한 패키지가 특징이다.

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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