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력 덩어리, 완도 전복… 산소포장으로 ‘청정’ 배송

완도=정승호 기자

입력 2020-12-17 03:00 수정 2023-09-25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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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Sea FARM SHOW]코로나 위기를 새 트렌드 읽는 기회로
내년 2월엔 수출물류센터도 본격 가동


9일 오한윤 한국전복산업연합회장이 전남 완도군 완도읍의 전복 양식장에서 내년에 출하할 전복을 보여주고 있다. 완도=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희망도 보았습니다.”

9일 오전 전남 완도군 완도읍 망남리 전복 양식장. 마을에서 300여 m 떨어진 바다에는 바둑판처럼 생긴 양식장이 줄지어 늘어서 있다. 오한윤 한국전복산업연합회장(61)이 배에 실린 소형 크레인으로 양식장 그물을 들어 올리자 싱싱한 전복들이 꿈틀거렸다. 오 회장은 “코로나19로 수산양식업계가 큰 타격을 입었지만 배운 것도 있었다”고 했다. 그는 “생전 처음 ‘드라이브스루’ 방식으로 판매해 봤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 소비 트렌드에 맞는 신상품 개발의 필요성을 느낀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완도는 전국 전복 생산량의 70%를 차지하는 주산지다. 지난해 완도에서 생산된 전복은 1만2332t에 달했고 올해 생산량은 1만4000t 정도로 예상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올해 전복 생산량은 오히려 늘어났다. 전복이 면역력 강화에 좋은 건강식품이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소비량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전복은 고단백, 저지방 식품으로 ‘바다의 산삼’, ‘패류의 제왕’으로 불린다. 전복에는 기력을 보충하고 성인병 예방에 도움이 되는 타우린과 아르기닌, 메티오닌, 시스테인, 칼슘 등이 들어 있다. 안창범 전남대 식품영양학부 교수는 “사람이 키우는 수산물과 가축 가운데 미역과 다시마만 먹고 크는 전복은 사실상 유일한 무공해 식품”이라고 설명했다.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전복 양식업자와 유통 상인들은 전복 소비가 부진해 걱정이 많았다. 하지만 추석을 앞두고 완도 전복에 대한 수요가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으면서 가뭄에 단비를 만났다. 완도지역 농수특산물을 택배로 판매하는 쇼핑몰인 ‘완도군 이숍’을 통해 올해 추석 때 들어온 전복 주문은 1824건이었다. 지난해 추석 때(892건)보다 104%가 늘어난 양이다. 택배를 이용한 전복 발송 건수도 지난해 추석보다 약 6만 건 증가한 18만1000여 건으로 집계됐다. 김태웅 완도군 시장개척팀 주무관은 “추석 대목 때 길이 12cm, 165g 수준인 6∼10미(尾)짜리 전복(대복) 상품은 없어서 못 팔 정도였다”며 “신선함을 유지하기 위해 해수와 산소를 주입하는 포장 방식으로 소비자 신뢰를 높였다”고 말했다.

완도 전복 어가들은 2018년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친환경 수산물 국제 인증(ASC)을 획득해 품질과 안정성을 인정받았다. 수산물의 정보·이력 등을 제공하는 ASC는 까다로운 절차와 장기간 심사 등으로 획득하기 쉽지 않은데 완도에서는 현재 26개 전복 양식 어가가 ASC 인증을 받았다.

완도 전복은 수출물류센터 건립으로 해외 시장 진출에 날개를 달게 됐다. 완도항 배후부지에서 내년 2월부터 가동되는 수출물류센터는 관리동, 수조동, 선별장을 비롯해 살아 있는 전복을 보관할 수 있는 급속동결시스템과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HACCP·해썹) 시설을 갖췄다. 박남규 한국전복수출협회 감사(56)는 “과잉 공급으로 인한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고 안정적인 수출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며 “물류센터가 완도 수산물의 수출 전진기지가 될 수 있도록 운영자금 저리 융자 등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완도의 맛 비결은 바닷속 맥반석”
남녘 끝자락인 전남 완도는 국내 해조류의 최대 산지이다. 국내 전체 생산량 180만 t 중 70만 t 이상을 생산한다. 다시마, 미역, 톳 등 갈색 해조류에 들어 있는 후코이단은 암세포의 성장과 전이를 막고 면역력을 높이는 기능이 밝혀지면서 강력한 천연 면역물질로 주목받고 있다.

영양가가 높은 해조류와 해산물이 완도에서 많이 나는 과학적 근거도 나왔다.순천대 산학협력단 김정빈 교수 팀은 최근 용역 보고서에서 “완도 본도와 유·무인도를 포함한 모든 지역의 해저가 70∼90% 이상 맥반석으로 구성돼 있으며 갯벌 역시 다른 지역과 달리 맥반석의 풍화작용으로 형성된 모래와 펄이 혼합된 혼성 갯벌로 이뤄져 있다”고 밝혔다.

김 교수 팀은 맥반석은 정화작용이 우수해 완도 해역 수질을 청결하게 유지해주고, 영양 염류도 많이 생성시켜 다양한 종이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고 평가했다. 신우철 완도군수는 “오래전부터 완도의 지반이 초석으로 형성돼 있어 수산물의 영양과 맛이 뛰어나다고 알려졌는데 과학적으로 근거가 입증됐다”고 밝혔다.





12월 18일(금)∼2021년 1월 22일(금)
온라인(www.seafarmshow.com) 진행

주최: 동아일보, 채널A, 해양수산부
070-7434-0416, 2020sfs@suplakorea.com


완도=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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