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별 맛-식감-색깔 다양… 세계 60개국 지구촌 파이 대명사

박성민 기자

입력 2020-12-17 03:00 수정 2020-12-17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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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d&Dining]

러시아의 한 대형마트에 오리온의 ‘블랙커런트 초코파이’가 대량으로 진열돼 있다. 러시아에선 라즈베리, 체리 등 과일 맛을 첨가한 초코파이의 인기가 높다.
1974년 출시돼 반세기 가까이 소비자의 사랑을 받아온 오리온 초코파이가 현지 입맛에 특화된 제품으로 해외시장을 성공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초코파이 글로벌 매출은 4000억 원을 넘어 14%(이하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 나라별로 선호하는 맛과 식감, 색깔 등을 고려해 만든 다양한 신제품이 현지에서 인기를 끌었다.

오리온에 따르면 중국, 베트남, 러시아 등 전 세계 60여 국가에서 판매 중인 초코파이는 18개 종류다. 초코파이는 40년 가까이 오리지널 맛 한 가지만 판매하던 전통을 깨고 각국의 문화, 식습관, 소비자 취향을 반영한 신제품을 개발했다. 오리온 측은 “국내를 벗어나 ‘글로벌 파이로드’를 개척하면서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인기가 가장 뜨거운 곳은 러시아다. 러시아에서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총 9가지의 초코파이가 판매되고 있다. 현지인에게 친숙한 잼을 사용한 제품들이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직접 농사지은 베리로 잼을 만들어 먹는 것을 즐기는 러시아 국민의 식습관에 착안해 지난해부터 라즈베리, 체리, 망고, 애플시나몬, 크랜베리 초코파이 등을 잇달아 선보였다.

러시아의 올 1∼11월 누적매출은 32% 증가해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 신제품의 매출 비중이 전체의 약 30%를 차지한다. 오리온은 2022년까지 러시아 트베리 지역에 새 공장을 건설해 현지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다. 공장이 완공되면 연간 생산량 10억 개를 돌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식감에 큰 변화를 준 ‘찰 초코파이’와 화이트초콜릿을 함유한 ‘화이트딸기 초코파이’가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달까지 올해 누적 매출은 15% 올랐다. 2016년에는 차를 즐기는 중국인의 입맛에 맞춘 ‘초코파이 마차’를 출시해 시장 점유율을 크게 높인 바 있다.

진한 초콜릿 맛을 선호하는 베트남에선 2017년 출시한 ‘초코파이 다크’가 주력 제품이다. 봄 한정판으로 출시한 ‘초코파이 복숭아’도 젊은층에서 큰 인기를 끌어 현재 뗏(Tet·베트남 설 명절) 시즌 선물용으로 판매 중이다. 베트남의 연간 초코파이 판매량은 약 6억 개. 현지에선 제사상에도 오를 만큼 인기가 많다.

한국에서도 젊은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춘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매출은 9% 이상 올랐다. 2017년부터 출시한 봄 한정판 제품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인증샷을 올리는 소비자들이 있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 11월 출시한 ‘찰 초코파이’는 떡을 첨가해 식감을 크게 바꿨다. 출시 두 달 만에 누적 판매량 1000만 개를 돌파했다. 올 8월 선보인 노란 빛깔의 바나나 화이트 크림을 두른 ‘초코파이 바나나’는 10, 20대의 인기 디저트로 각광받고 있다. SNS에는 “겉과 속이 모두 완벽한 바나나 파이다”, “정말 어렵게 구했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오리온 관계자는 “맛은 물론이고 식감과 모양까지 국가별로 다양한 변신을 시도한 것이 초코파이가 47년 동안 소비자의 선택을 받아온 이유”라며 “지속적인 혁신으로 초코파이 브랜드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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