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꽃 활짝 핀 상상력의 정원… 가족고객 발길 사로잡았다

전승훈 기자

입력 2020-12-16 03:00 수정 2020-12-16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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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승훈 기자의 디자인&콜라보]
현대百 갤러리형 아웃렛 ‘모카가든’


지난달 2일 문을 연 현대백화점 프리미엄아울렛 스페이스원(SPACE1)은 ‘갤러리형 아웃렛’으로 불린다. 세계적인 디자이너 하이메 아욘과의 협업으로 만들어진 작품들로 꾸며진 모카가든의 내부 모습. 현대백화점 제공
《2000년대 후반부터 서울 외곽 지역에 들어서기 시작한 프리미엄 아웃렛은 국내외 유명 브랜드의 이월 상품을 할인해서 판매하는 곳이다. 주말용 가족 나들이 공간으로 인기가 있던 교외형 아웃렛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에도 각광받고 있다. 교외에 있는 데다 부지가 넓어 쇼핑객 간에 동선이 비교적 덜 겹치기 때문에 도심을 탈출하고 싶은 사람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일 경기 남양주 다산신도시에 문을 연 현대백화점의 4번째 프리미엄 아웃렛 스페이스원(SPACE1)은 ‘갤러리형 아웃렛’을 표방하고 나섰다. 아웃도어와 인도어 쇼핑시설에 내부정원을 꾸미고 예술작품을 전시하는 등 문화·예술적 요소를 결합했기 때문이다. 스페이스원의 문화·예술 관련 시설 면적은 총 3만6859m²(약 1만1150평)로 전체 매장 면적의 70% 수준에 이른다.

이곳에서 가장 주목받는 공간은 A관 3층에 들어선 ‘모카(MOKA·Hyundai Museum of Kids‘ Books and Art) 가든’이다.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있는 ‘현대어린이책미술관’의 큐레이터들이 기획하고, 스페인 출신의 세계적인 디자이너 하이메 아욘이 컬래버레이션(콜라보)한 스토리텔링형 문화·예술 공간이다.

모카가든은 총 1653m²(약 500평) 규모로 ‘하이메 아욘 가든’과 아이와 어른 모두를 위한 놀이터 ‘모카 플레이’, 자연 주제 그림책과 교육 공간 에듀랩이 있는 ‘모카 라이브러리’ 등 세 가지 시설로 구성돼 있다. 하이메 아욘 가든에는 디자이너의 상상에서 탄생한 7개의 조각상이 전시돼 있다.

황금빛 귀를 가진 라마, 한 손에 공을 든 원숭이, 소시지를 얹은 듯한 모자를 쓰고 있는 강아지 등 현실에서는 보기 어려운 익살스러운 모습의 조각상들이 보는 사람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모카 플레이’와 ‘모카 라이브러리’에는 파랑 노랑 빨강 초록 등 네 가지 강렬한 색상을 사용해 그린 벽화와 코끼리 도마뱀 모양의 놀이기구, 책장 등 아욘의 개성적인 감성이 녹아 있는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아욘은 2013년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TIME)이 ‘가장 창의적인 아이콘’으로 선정한 세계적인 디자이너다. 2018년에는 ‘가장 영향력 있는 크리에이터 100인’에 뽑히기도 했다. 그는 주로 해외 유명 미술관 및 기업들과 협업을 해 왔는데, 국내 기업과 공간 작업을 진행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모카가든은 이미 관람객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며 개장한 지 한 달여 만에 스페이스원의 필수 방문 코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자녀를 동반한 가족 단위 고객뿐 아니라 10, 20대 젊은 고객들에게 사진 찍기 좋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명소로 화제를 낳고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시간대별 입장객 수를 제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개장 한 달간 모카가든을 찾은 고객만 약 12만 명에 달한다. 인스타그램에 모카가든을 해시태그(#)한 게시물도 한 달간 1200여 개에 이른다.

현대백화점은 코로나19로 모카카든을 직접 방문하지 못하는 고객들에게 온라인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모카가든 오디오 가상현실(VR) 투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대어린이책미술관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360도로 회전하며 모카가든을 둘러보고 작품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최근에는 모카가든에서 가수 자이언티와 헤이즈가 출연한 언택트 크리스마스 콘서트를 열기도 했다.

모카가든을 기획한 노정민 현대어린이책미술관 관장은 “(모카가든에 구현된 스타일은) 다채로운 색상과 개성 있는 화풍을 강조하는 하이메 아욘 특유의 디자인 스타일”이라며 “고객들에게 새로운 공간을 선보이려는 스페이스원의 기획 의도와 가장 잘 맞아 디자인 콜라보를 제안했다”고 말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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