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2명 감염 강서구 교회, 밀폐공간서 7주간 부흥회

김하경 기자 , 대구=명민준 기자

입력 2020-12-15 03:00 수정 2020-12-15 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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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4일 6회씩 100명 안팎 참석
본당 창문 작아 환기 미흡… 지하 공간에서 새벽예배
市 “마스크 착용 여부 등 조사”
대구 지하 수영장서도 6명 확진


13일 마스크를 쓴 한 시민이 입구가 굳게 닫힌 서울 강서구 성석교회 앞을 지나가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성석교회 관련 확진자가 14일 정오 기준 162명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뉴스1
서울의 한 교회에서 매주 6차례 부흥회를 열고 성가대 연습 등을 진행해 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규모 집단 감염이 발생했다. 대구의 한 호텔 수영장에서는 수영 강습이 이뤄지다 강사와 강습생이 집단 감염됐다. 두 사례 모두 지하나 창문이 협소한 실내 등 환기가 잘되지 않는 공간에서 지속적인 밀집 접촉이 있었다. 특히 모임 도중 여럿이 함께 음식물을 섭취하거나 수영 강습을 위해 마스크를 쓰지 않아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된 것으로 방역당국은 보고 있다.


○ 환기 어려운데 매주 수차례 대면 모임


14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기준 서울 강서구 성석교회 관련 확진자가 전날보다 22명 늘어 162명을 기록했다. 124명은 교인이고 나머지 25명은 가족, 13명은 지인 등 ‘n차 감염’으로도 이어진 상태다.

방역당국 조사 결과 이 교회는 올 10월 중순부터 이달 3일까지 매주 4일씩 7주 동안 부흥회를 연 것으로 파악됐다. 월요일과 목요일에는 한 차례씩, 화요일과 수요일에는 두 차례씩 열렸으며 부흥회가 열릴 때마다 100명 이내의 인원이 참석했다. 부흥회는 1시간∼1시간 30분가량 진행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면 모임이 빈번히 열렸지만 환기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부흥회가 열렸던 지상 2층 본당은 400여 명이 들어갈 수 있는 규모였지만 가로 60cm, 세로 40cm 크기의 창문 두 개만 열 수 있었다. 나머지 창문은 에어컨 등 실내 시설물로 가려져 있어 열 수 없는 상태였다고 한다.

50여 명이 모이는 성가대 연습실의 경우도 창문이 작아 환기가 어려웠다. 또 젓가락과 컵라면, 차 등이 비치돼 있어 교인들이 마스크를 벗고 함께 간식 등 음식물을 섭취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방역당국은 보고 있다. 새벽예배 장소는 지하 1층에 있어 환기가 거의 불가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 준수 여부는 조사가 더 필요하지만 밀폐된 공간에서 장시간 활동으로 비말이 확산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 마스크 안 쓰는 수영장 감염 무방비

대구 수성구에 있는 호텔라온제나 지하 1층 수영장에서는 나흘 동안 강사와 수강생을 비롯해 6명이 코로나19에 감염돼 방역당국이 추가 감염자 파악에 나섰다.

14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강습생 A 씨가 기존 확진자와 접촉한 뒤 감염됐고, A 씨를 통해 강사 B 씨가 감염됐다. 나머지 확진자 4명은 수영 강습 도중 강사 B 씨를 통해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호텔 건물 내에 있는 이 수영장은 이용객들에 대해 건물 입구부터 탈의실까지 마스크를 필수적으로 쓰도록 했고 수영장 입장 전 체온 체크를 하는 등 기본적인 방역수칙은 지켰던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지자체 방역지침에 따라 수영장 내부는 마스크 착용이 의무가 아니었다.

방역당국은 무증상 감염 상태였던 A 씨가 수영장에 들어간 뒤 마스크를 안 쓴 채 강습을 받는 과정에서 강사에게 전파시켰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강사가 강습생의 자세를 잡아주는 등 신체 접촉이 불가피해 감염에 취약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수영장이 지하 1층에 위치해 환기가 원활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수영장 물은 염소 소독 처리가 돼 물을 통한 전파 가능성은 적지만 수영장 이용자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 추가 확진자가 나올 수 있다”며 “강습생 등 관계자 300명에게 검체 검사를 받으라고 개별 문자로 통보했다”고 밝혔다.

김하경 whatsup@donga.com / 대구=명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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