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장기화에… “집을 학습-놀이공간으로”

박성진 기자

입력 2020-12-15 03:00:00 수정 2020-12-15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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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학교 문 닫는 날 늘자 엄마들 자녀 홈스쿨링 팔걷어
유아용 전집-완구 등 판매 급증… 온라인 수업 관련 기기도 인기
자녀 뒷바라지 지친 엄마들, 로봇-무선청소기 장만도 늘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장기화돼 집을 아이들의 학습공간이자 놀이공간으로 탈바꿈시키려는 수요가 늘면서 롯데백화점이 운영하는 키즈 복합 문화공간 ‘동심서당’ 잠실점(위쪽)을 찾는 부모들이 늘고 있다. 아래쪽은 한 부녀가 롯데백화점이 롯데온을 통해 판매하는 ‘계몽사 디즈니 그림 명작 60권 세트’를 읽고 있는 모습. 롯데백화점 제공
다섯 살배기 아들을 둔 임모 씨(36·여)는 최근 아동 전집을 구매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아들의 유치원 휴원이 계속되면서 내린 결정이었다. 그는 ‘아이 교육은 교육 기관에서만’이라는 교육 철학을 지녔던 엄마였다. 임 씨는 “코로나19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르는데 아이를 마냥 놀릴 수만은 없어 집에서 교육을 시켜야겠다고 마음먹었다”며 “24시간 아이와 붙어있는 가운데 학습 시간을 따로 두면 아이도, 저도 숨통이 트일 수 있다는 면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부모들의 ‘집콕’ 생활 형태도 달라지고 있다. 아이가 유치원, 학교 등에 가지 못하는 시간이 길어지자 집을 학습 공간이자 놀이 공간으로 탈바꿈하기 시작한 것이다. 부모들이 홈스쿨링 등에 적극 뛰어들면서 이를 위한 아동 교구 및 각종 완구 매출도 크게 증가했다.

14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올해 1∼11월 롯데백화점이 운영하는 키즈 복합 문화공간 ‘동심서당’의 유아동 전집과 교구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7% 늘었다. 특히 아람북스, 그레이트북스 등 교과 연계 전집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온라인 공간에서도 자녀 교육을 위한 학부모들의 소비는 큰 폭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이베이코리아에 따르면 홈스쿨링 관련 도서 및 e교육 상품 매출은 31% 증가했다. 온라인 수업과 관련된 모니터(18%), 프린터(22%), PC 영상기기(52%), 태블릿(3%) 등의 판매량도 크게 늘었다.

부모들은 집을 놀이 공간으로 만드는 데도 집중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온라인몰의 완구·교구 매출은 53% 늘었다. G마켓의 경우 4∼10일 장난감·완구 품목 중 학습카드 판매량은 지난해 동기 대비 368% 증가했다. 곤충화석 발굴 및 곤충 키우기 세트, 곤충 모형 등을 아우르는 곤충학습 완구는 290% 늘었다. 사각형이나 십자형 블록을 조립해 원하는 모형을 만드는 사각·십자블록도 매출이 250%나 증가했다. 이 밖에 스프링카(191%), 비즈 공작 놀이(155%), 도형 퍼즐 및 칠교놀이(146%), 클레이, 점토놀이(142%), 과학상자(71%) 등도 판매가 급증한 품목들이다.

집콕 생활 장기화의 여파는 가사노동 부담을 더는 소형 청소가전 인기로 이어지고 있다. 서울 강남구에 사는 박모 씨(37·여)는 최근 로봇청소기를 장만했다. 그는 “하루 종일 6세, 4세 아들 둘에게 시달리다가 쓰러져 자는 생활이 이어지면서 청소할 엄두가 안 나 로봇청소기를 구매했다”며 “덕분에 아이들이 낮잠 자는 시간 동안 하루에 한 번은 청소를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롯데하이마트에 따르면 올해 들어(1월∼12월 9일) 로봇청소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5% 늘었다. 본격적인 추위로 간헐적으로 이어지던 야외 활동마저 어려워지자 로봇청소기 수요는 더 늘어나는 추세다. 이달 들어서 로봇청소기 매출액은 지난해 대비 135%나 증가했다. 같은 맥락에서 CJ오쇼핑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트리플블랙’의 ‘무선청소기 Z5’도 출시 1년 만에 5만 대 판매를 돌파했다. 핸디형 무선청소기인 Z5는 부모들이 큰마음 먹고 본격적인 청소에 나서지 않더라도 수시로 집안의 먼지 등을 치울 수 있도록 했다.

업계 관계자는 “집콕 생활 장기화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유통업계도 새로운 생활 행태에 맞는 상품들을 집중적으로 발굴해 선보이고 있다”며 “특히 아이를 둔 부모를 겨냥한 다양한 마케팅에도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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