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사태 연루 금감원, 청렴도 평가 사실상 꼴찌

김형민 기자

입력 2020-12-15 03:00 수정 2020-12-1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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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조사… 금융위도 하락

국민권익위원회가 사모펀드 사태에 직원들이 연루된 점을 들어 금융감독원의 올해 청렴도를 하위 등급으로 강등시켰다. 금감원은 사모펀드 사태의 책임을 물어 민간 금융회사들을 줄징계하고 있다. 14일 정부와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국민권익위가 실시한 2020년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에서 4등급을 받아 지난해보다 한 계단 떨어졌다. 권익위 청렴도 평가에는 공공기관 국민 및 공직자 설문조사 결과와 부정·부패 사건이 반영된다. 이번 평가에서 금감원이 속한 공직 유관단체 59곳 중 금감원보다 낮은 5등급을 받은 곳은 2곳뿐이다. 금감원은 2015년부터 3년 연속 최하 등급인 5등급을 받다가 2018년과 지난해 각각 한 계단씩 높여 3등급까지 올랐지만 다시 미끄러졌다.

금감원의 청렴도 평가가 하락한 건 라임자산운용 사태와 관련해 금감원 출신 김모 전 청와대 행정관의 비위 행위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행정관은 라임 사태 핵심 인물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에게 금감원 검사 자료를 넘겼고,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로 올해 9월 1심 재판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김 전 행정관에게 서류를 건넨 복수의 금감원 직원이 술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도 불거지고 있다.

금감원은 권익위 평가 과정에서 김 전 행정관을 평가 항목에서 제외해 줄 것을 요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행정관의 비위 행위가 금감원이 아닌 청와대 파견 당시 벌어진 일이라는 이유에서다. 앞서 10월 윤석헌 금감원장은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사모펀드 사태와 관련해) 직접적으로 금감원 직원이 일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부정한 일을 했다는 증거는 아직까지 발견하지 못했다”고 했다. 지난해 상위 등급인 2등급을 받았던 금융위원회도 한 계단 떨어진 3등급을 받았다. 금융위 국장 출신인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의 뇌물수수 건이 등급 하락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유 전 부시장은 금융위 재직 시절 금융회사들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올해 5월 1심 재판에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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