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북한 채널 ‘삭제’한 유튜브…‘술래잡기’ 계속되나

뉴스1

입력 2020-12-14 09:05 수정 2020-12-14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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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북한 선전용 유튜브 계정 ‘에코오브트루스(Echo Of Truth)’에 올라온 ‘은아’의 영상. 해당 영상은 지난 10월 노동당 창건일을 맞아 게재된 영상이지만 이번 채널 폐쇄 조치로 새롭게 업로드됐다. (‘Echo Of Truth’ 갈무리) © 뉴스1

북한 선전용 유튜브 계정 ‘에코오브트루스(Echo Of Truth)’가 삭제 조치를 당했다. 5만 명에 가까운 구독자를 보유했던 해당 계정은 젊은 여성 ‘은아’의 평양 탐방기 등 자연스러운 방식의 선전 영상을 제작해 주목받아 왔다.

14일 유튜브에 따르면, 과거 에코오브트루스 영상들은 ‘이 동영상과 연결된 유튜브 계정이 해지되어 동영상을 더 이상 볼 수 없습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모두 삭제된 상태다.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NK뉴스에 따르면 지난 11일 해당 채널에는 ‘유튜브 서비스 약관 위반으로 계정이 해지되었습니다’라는 해지 이유가 표기돼 있었다고 한다.

유튜브의 북한 채널 폐쇄 조치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1월 유튜브는 북한의 대외선전매체 ‘조선의 오늘’과 ‘우리민족끼리’의 유튜브 계정을 폐쇄했다. 북한 관영매체 소식을 주로 다뤘던 ‘붉은별TV’는 올해 들어 5번의 삭제 조치를 당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이러한 채널 폐쇄 초지가 대북 제재와 제3자의 신고 등에 의해 이뤄지는 것으로 보고 있으나 정확한 사유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지난 1월 유튜브 대변인은 북한 채널 폐쇄와 관련된 구체적인 이유를 언급하지 않은 채 “서비스 이용 약관이나 커뮤니티 지침을 위반하는 계정은 무효화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붉은별TV 측은 ‘한국 경찰의 폐쇄 요청을 구글이 받아들였다’며 비난 성명서를 게재한 바 있다.

삭제 조치를 당한 이들은 이후 같거나 유사한 이름의 채널을 재차 개설하는 것으로 유튜브 측의 폐쇄 조치에 맞서고 있다. 개설-폐쇄-개설의 ‘술래잡기’ 행보가 이어지는 것이다.

지난 6일까지 북한 관련 영상을 올리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던 에코오브트루스도 이 같은 행보를 따르고 있다. 계정이 정지된 시점을 정확히 알 순 없으나, 같은 이름의 새로운 계정이 나타나 지난 10일부터 영상 업로드를 재개하고 있다.

현재 새롭게 등장한 에코오브트루스 계정엔 과거 계정에 있던 영상 중 70여 개가 3일간 연달아 올라왔다. 특히 최근 선보인 계정의 개설일이 지난해 2월인 것으로 보아 에코오브트루스 측이 유튜브의 삭제 조치를 대비해 예비 계정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북한 관영매체의 보도를 그대로 게재하는 일부 선전 계정과 달리 에코오브트루스는 브이로그(Vlog·자신의 일상을 동영상으로 촬영한 영상 콘텐츠) 방식을 사용해 눈길을 끌었다. 중국어와 러시아어를 구사하는 리포터들을 출연 시켜 해외 선전에도 신경 쓰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에 일각에선 북한이 자연스러운 ‘보여주기’ 방식을 통한 새로운 선전·선동 사업에 나섰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해당 채널은 2017년 8월 개설된 뒤 4만6000여 명(지난달 기준)의 구독자를 보유하며 인기를 끄는 모습을 보여줬다.

아울러 에코오브트루스와 유사한 방식으로 북한 관련 영상을 게재해 온 ‘뉴디피알케이(NEW DPRK)’에도 이러한 삭제 조치가 가해질지 주목된다.

뉴디피알케이는 ‘리수진’이라는 이름의 7세 북한 소녀가 출연해 화제가 된 유튜브 계정이다. 지난해 10월 개설된 해당 계정은 현재 1만7100여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아직은 삭제 조치 없이 꾸준히 운영되고 있다.

한편,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 영상이 대량 삭제되는 것을 두고 북한 내 현재 상황에 대한 중요 정보원을 잃게 된 조치라며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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