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22억 우승반지… “주인은 자네뿐”

김배중 기자

입력 2020-12-14 03:00 수정 2020-12-14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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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전설적 포수였던 73세 벤치
자녀 학자금 만들려 소장품 경매
친구가 낙찰받아 돌려줘
눈물 쏟은 벤치 “박물관에 기증”


메이저리그 신시내티의 레전드 포수 조니 벤치가 생계를 위해 경매에 내놓았다가 낙찰자로부터 다시 돌려받은 자신의 소장품들. 우승반지와 골드글러브, 최우수선수(MVP) 트로피 등이 포함됐다. 조니 벤치 인스타그램 캡처
미국 메이저리그(MLB) 신시내티의 레전드 포수 조니 벤치(73·사진)가 생계를 위해 경매에 내놓은 자신의 야구용품을 낙찰자로부터 돌려받고 눈물을 쏟았다. AP통신 등 미국 현지 매체들은 12일 벤치가 경매로 내놓은 월드시리즈(WS) 우승반지 등을 돌려받았다고 전했다.

1967년 신시내티에서 데뷔해 1983년까지 원팀맨으로 활약한 벤치는 통산 타율 0.267, 2048안타, 389홈런, 1376타점을 기록한 신시내티의 전설적인 포수다. 신인왕을 시작으로 최우수선수(MVP) 2회(1970년, 1972년), 홈런왕 3회, 올스타 14회, 골드글러브 10회를 수상했다. 1975∼1976년에는 두 시즌 연속 신시내티의 WS 우승을 이끌었고 1976년에는 WS MVP에도 올랐다. 선수로서 누릴 수 있는 모든 영예를 누렸다.

하지만 벤치는 10월 말 영광스러운 시절을 함께했던 우승반지 2개를 비롯해 골드글러브 트로피, 현역 시절 유니폼, 야구방망이 등 소장품을 경매에 내놨다. 14세와 11세 아들 둘의 학자금 등을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벤치의 소장품들은 지난달 15일 총 200만 달러(약 21억7000만 원)에 낙찰됐다.

그런데 벤치는 떠나보낸 소장품을 약 한 달 만에 돌려받았다. 경매에서 벤치의 소장품을 낙찰받은 사람은 신시내티의 오랜 팬이자 벤치의 친구였던 사업가 앨런 호위츠였다. 벤치의 데뷔 시절부터 신시내티 안방경기를 빠지지 않고 찾아와 응원했던 그는 경매 소식을 접하고 참여를 결심했다. 그는 “이 물건의 주인은 벤치뿐이다. 처음부터 낙찰받은 후 돌려줄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벤치가 현역 시절 마지막 홈런(통산 389번째)을 쳤던 방망이는 예상가보다 높은 8만 달러(약 8700만 원)에 낙찰되는 등 벤치의 소장품들은 대부분 예상보다 높은 가격에 낙찰됐다.

벤치는 12일 자신의 트위터에 “눈물이 난다”고 소감을 밝혔다. 벤치는 돌려받은 소장품들을 MLB 명예의 전당이 있는 뉴욕 쿠퍼스타운 박물관과 신시내티 명예의 전당 박물관 등에 기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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