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표준 된 ‘K방역’ 코로나 진단시약, 170개국에 5억명분 수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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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12-10 03:00 수정 2020-12-10 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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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브·워크 스루 선별진료소
무증상·경증환자 생활치료센터 등
정부, 국제표준안으로 제안


올 2,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1차 유행 때만 해도 한국은 중국 등과 함께 전 세계에서 확진자가 많은 국가 중 하나였다. 코로나19 발생 1년을 앞둔 현재 한국의 누적 확진자 수는 3만9000여 명. 9일 현재 국제 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 집계에 따르면 확진자 수가 많은 순서로 한국은 세계에서 90위 안팎이다. 이른바 ‘K방역’의 효과다.

검사·확진→역학·추적→격리·치료로 이어지는 K방역의 모델은 이제 세계 각국에서 도입해 시행 중이다. 특히 감염병 진단검사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한국이 국제표준화기구(ISO)에 제안한 코로나19 등 감염병 진단검사기법 관련 국제 표준이 최근 제정됐다. 6월 정부가 발표한 ‘K방역 국제표준화 추진전략’의 첫 성공 사례다. 1946년 설립된 ISO는 전 세계 160여 개국 국가표준기관의 연합체다. 한국은 1963년 가입했다.

이번에 제정된 국제표준의 정식 명칭은 ‘체외진단 시험 시스템-미생물 병원체의 검출 및 식별을 위한 핵산증폭기반 체외진단 검사 절차-검사실 품질적용 가이드(ISO 17822)’. 유전자 증폭 방식으로 체외진단검사를 실시하는 검사실의 운영 절차 및 방법을 정의한 것이다. 유전자 증폭 방식은 검사 때 미세한 차이에도 영향을 크게 받는다. 이 때문에 무엇보다 정확도 향상이 가장 중요하다. 신종플루와 메르스 유행 이후 진단검사기법의 국제표준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다가 이번에 제정된 것이다. 한국 산업표준 전문위원회가 표준안을 마련해 ISO에 제안하면서 추진됐다. 10월 최종국제표준안 투표에서 전원 찬성으로 통과됐다.

정부는 K방역의 국제표준화를 위해 코로나19 유행 때 큰 효과를 얻은 드라이브·워크 스루 선별진료소, 무증상·경증 환자를 위한 생활치료센터 등의 국제표준안도 제안한 상태다.

이미 세계 시장에서는 한국 진단검사 기술에 대한 인기가 높다. 식약처 등에 따르면 코로나19 진단시약은 현재 221개 제품(유전자 105개, 항원 44개, 항체 72개)이 수출용으로 허가됐다. 11월 말까지 전 세계 170여 개국으로 총 4억9679만 명분이 수출됐다. 금액으로는 약 22억7000만 달러(약 2조5000억 원)다. 1차 유행 직후인 4월부터 본격적인 수출이 이뤄졌고 7월 이후 세계적으로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진단시약 수출도 가파르게 상승했다.

국가별로 보면 인도(15.6%), 독일(13.2%), 네덜란드(9.6%), 이탈리아(7.8%), 미국(5.2%) 등이다. 이들 상위 5개 국가가 전체 수출액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김강립 식약처장은 9일 경기 안양시의 진단의료기기인 ‘오상헬스케어’를 찾아 “이번에 제정된 국제표준은 코로나19 등 다양한 감염병에 적용할 수 있는 진단검사의 교과서”라며 “세계 의료현장에서 진단검사의 정확도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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