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끝 한국지엠 노사, 임단협 부결 일주일 만에 교섭재개

뉴스1

입력 2020-12-08 16:38 수정 2020-12-08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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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부평구 한국 지엠(GM)공장이 멈춰서 있다.2019.9.9/뉴스1 © News1

벼랑 끝에 선 한국지엠(GM) 노사가 8일 교섭을 재개했다. 노사가 마련한 2020년 임금·단체협상(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노조조합원들의 찬반투표에서 부결한 지 일주일만이다. 서로의 분위기를 살핀 노사는 오는 10일 새로운 안을 가지고 교섭 테이블에 앉기로 했다.

미국 GM(제너럴모터스)의 한국 사업 철수설이 다시 불거지는 등 극한의 위기 속에서 노사가 이견을 좁힌 새로운 잠정합의안을 도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 노사는 이날 오후 2시 인천시 부평구 한국지엠 본사에서 25차 임단협 교섭을 진행했다. 이번 교섭은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GM지부가 지난 2일 교섭대표 간담회와 중앙쟁의대책위원회(쟁대위)를 연 후 사측에 교섭 재개를 요청하면서 열렸다.

한국지엠 노사는 지난달 25일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도출해 지난 1일 조합원 찬반투표에 부쳤으나 찬성률 45.1%(3322명)로 부결됐다. 조합원 총 7775명 중 7364명이 투표에 참여했는데, 3322명만이 찬성표를 던졌다. 임단협 합의안이 찬반투표를 통과하려면 과반이 찬성해야한다.

잠정합의안에는 회사 측이 내년 초까지 조합원 1인당 성과급과 격려금으로 총 400만원을 지급하는 내용이 포함됐으나 조합원 규모가 가장 큰 부평공장 조합원 상당수가 반대표를 던지면서 마지막 능선을 넘지 못했다.

노조에 따르면 부평공장 조합원들이 반대한 이유는 2022년 이후 부평2공장에 대한 미래발전 방안이 없었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지엠 3개 공장(부평1·2공장, 창원공장) 중 부평2공장은 설비투자 및 신차배정 계획이 없었다.

노조 측은 잠정합의안을 도출하면서 부평2공장에 신차 생산 물량을 배정해달라고 요구했으나 사측은 이미 배정된 차량의 생산 일정만 시장 수요를 고려해 최대한 연장하기로 했다.

아울러 노조는 해고 조합원 복직, 조합원을 상대로 한 징계 및 손해배상 청구 철회 등 기존 요구안을 다시 교섭 테이블에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노조의 요구에 사측은 검토할 시간을 가진 후 10일 오후 교섭을 이어가자는 뜻을 전했다. 노조 측 한 관계자는 “오늘(8일) 교섭은 냉각기를 거쳤던 만큼 서로의 분위기를 살펴 보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한국지엠은 4개월이 걸려 마련한 지난 잠정합의안 부결에 대한 아쉬움과 실망감이 있지만, 올해 교섭을 마무리해 추가적인 생산 손실이 발생하지 않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도 전날 사무직 및 현장의 전 직원에 담화문 형식의 입장을 전달하며 지난 잠정합의안이 부결된 것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카허 카젬 사장은 “노사 협상 과정에 발생한 지속적인 생산손실 및 불확실성 때문에 우리가 수출 시장에서 고객의 신뢰를 점점 잃고 있다는 점이 매우 우려된다”면서 “한국지엠 경영진을 대표해 노사가 더는 손실과 갈등 없이 2020년 임단협 교섭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직원 여러분들이 적극적으로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2014년부터 5년간 누적 4조5000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기록한 한국GM은 지난해에도 적자의 터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올해 경영 목표로 손익 분기점 달성을 내걸었지만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으면서 상반기에만 6만대의 생산 손실을 입었다.

여기에 노조의 부분 파업 및 잔업·특근 거부로 2만5000대의 생산 차질이 추가로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GM(제너럴모터스) 고위급 임원은 한국 사업 철수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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