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취업지원 시스템으로 ‘코로나 취업난’ 이겨냈어요”

송혜미 기자 , 이소정 기자

입력 2020-12-08 03:00 수정 2020-12-08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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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청년드림 베스트 프랙티스]취업·창업지원 우수大12곳 수상
경기대, 가상 면접 체험실 구축… 비대면 취업 특강-설명회 열어
한국기술교육대, 화상 앱으로 산업체 현장실습생 상담-지도
백석대는 온라인으로 모의면접… 작년보다 신청자 70명 더 몰려


5월 한국기술교육대 온라인 스튜디오에서 IPP센터의 박언주 교수가 줌(ZOOM)을 통해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현장실습 설명회를 하는 모습(왼쪽 사진). 9월 경기대 수원캠퍼스에서 학생들이 실시간 온라인 생중계로 기업채용 설명회를 듣고 있는 모습(오른쪽 사진). 한국기술교육대·경기대 제공
《동아일보와 고용노동부, 한국고용정보원이 ‘2020 청년드림 베스트 프랙티스 대학’으로 12개 대학을 선정했다. 청년드림대학과 일자리운영센터 운영 대학 가운데 진로지도 및 취업·창업 지원을 잘한 곳을 베스트 프랙티스 대학으로 뽑는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고려해 시상식을 하지 않고, 지면과 온라인으로 우수 사례를 적극 알려 모든 대학에 도움이 되도록 했다.》


2월 예비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연 경기대는 난관에 부딪혔다. 5일간 전공별 직무를 소개하고 대학생활 설계를 돕는 오리엔테이션은 매년 신청자가 정원을 초과할 만큼 인기 있는 행사. 그런데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참가 인원이 반 토막 났다.

당시는 국내에 코로나19 확산이 막 시작된 초기였지만 경기대는 오리엔테이션 직후 선제적으로 대응했다. 온라인으로 취업특강, 채용설명회 등을 열 수 있도록 임시 스튜디오를 마련한 결과 온라인 취업특강은 지난해(60명)보다 정원을 40명 늘렸는데도 5분 만에 신청이 마감됐다. 10억여 원을 들여 쌍방향 라이브 시스템, 인공지능(AI)·가상현실(VR) 면접 체험이 가능한 ‘온택트 잡스튜디오(on-tact job studio)’도 구축하고 있다.

‘2020년 청년드림 베스트 프랙티스 대학’에는 취업지원 분야에서 고용노동부장관상을 수상한 경기대를 비롯해 12개 대학이 선정됐다. 고용노동부와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 한국고용정보원은 2015년부터 학생들의 진로지도와 취업·창업 지원을 잘하는 대학을 ‘베스트 프랙티스 대학’으로 선정해 시상하고 있다. 매년 △진로지도 △취업지원 △창업지원 △해외취업 등 4개 분야를 시상하는데, 올해는 코로나19로 해외취업이 어려워진 점을 감안해 3개 분야를 공모했다. 접수된 97건에 대해 전문가 심사를 거친 결과 12개 대학이 선정됐다.



진로지도 분야에서 동아일보사장상을 받은 한국기술교육대도 코로나19가 초래한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했다. 기업의 신규채용 계획이 무기한 연기되는 등 불확실성이 커지자 한국기술교육대에도 취업과 직결되는 산업체 장기현장실습(IPP) 진행 여부를 묻는 문의가 몰렸다. 이에 대학 측은 ‘줌(ZOOM)’을 통해 전체 재학생을 대상으로 현장실습 설명회를 열었다. IPP 참여 학생들이 기업에 실습을 나간 이후에도 전담교수 9명 전원이 학생들과 화상상담을 진행하며 소통했다. 올 하반기 IPP에 참여한 학생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명 늘었다.

창업지원 분야에서 동아일보사장상을 받은 인하대는 학생들에게 새로운 분야를 제시했다. 게임 창업을 지원하기 위해 3월부터 6개월간 게임을 기획, 개발, 제작하는 ‘아랩 스타트업 인디게임 개발 경진대회’를 열었다. 참가자들에게 현직자 멘토를 연결해주고, 창업에 필요한 실무를 가르쳐줬다. 대상을 수상한 서정원 씨(21)는 “대학 창업지원단에서 멘토링을 받은 덕분에 전보다 수준 높은 게임을 만들 수 있었다”며 웃었다.

취업지원 분야에서 한국고용정보원장상을 받은 백석대는 기존에 대면으로 진행하던 실전 모의면접을 현직자가 면접관으로 참여하는 실시간 화상면접과 AI면접으로 바꿨다. 실시간 화상면접은 예정 인원(200명)보다 70여 명이 더 신청했고, AI면접 역시 110명이 신청하는 등 학생들의 호응이 좋았다. 이에 백석대는 종강 이후에도 현직자 화상면접을 이어갈 계획이다. 백석대 관계자는 “지방 학교에도 수도권 학생이 많은데, 온라인으로 취업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공간 제약이 사라져 학생들이 좋아하고 있다”고 전했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인근 지역 및 취약 계층과의 협력을 통해 상생을 실천한 대학들도 있었다.

창업지원 분야에서 고용노동부장관상을 받은 한국산업기술대는 지역 인프라를 활용해 창업을 활성화하는 ‘시화 공상(공구상가)+과학 프로젝트’를 운영했다. 학생들에게 3차원(3D) 프린팅과 아두이노 등을 교육하고, 아이디어 상품을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는 창업 특화 프로그램이다. 창업팀은 학교가 있는 경기 시흥시의 산업단지와 부품소재공구 상가를 기반으로 정착까지 할 수 있다. 취업지원 분야에서 동아일보사장상을 받은 세종대는 사회적 거리 두기로 지역 청년들이 취업교육에서 소외되자 유튜브, 줌 등을 활용해 다양한 라이브 커머스 취업 프로그램을 지원했다. 또 탈북청년 등 지역의 취약계층에게도 취업교육을 제공해 지식정보 격차 해소에 나섰다.

데이터와 인프라로 무장해 재학생들을 맞춤형으로 지원한 대학도 있었다.

취업지원 분야에서 고용노동부장관상을 받은 건국대는 국내 대학 중 최초로 한국교육개발원의 취업통계조사 시스템을 분석해 재학생 맞춤형으로 취업 통계를 관리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재학생들의 방대한 교과·비교과 자료를 빅데이터로 구축해 학생들의 재학 주기에 따라 맞춤형 진로 관리가 가능하도록 했다.

전문대 중 유일하게 선정된 부천대는 체계적인 지원 인프라가 높은 평가를 받아 진로지도 분야에서 고용노동부장관상을 받았다. 진로 및 취업과 관련한 정규 교과과정을 1∼5단계로 세분해 만들었고, 각 학과에 전공 정규 과정을 편성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또 진로설계와 연계한 직무역량 강화 및 챗봇을 통한 경력개발 서비스 등을 운영했다.

송혜미 1am@donga.com·이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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