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턱 높인 은행에…대출자는 ‘가족찬스’ 등 우회로 찾기

뉴시스

입력 2020-12-05 05:31 수정 2020-12-05 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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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수요자들, 제2금융권 등 우회로 찾기 '분주'
각종 우회로 동원될시 대출 급증세 꺾일지 의문



지난달 주요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증가액이 올 하반기 역대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이에 따라 연말까지 신용대출 월 평균 증가액을 2조원대로 유지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은행권은 대출금리 인상과 우대금리 축소 등을 활용해 신용대출 속도조절에 나서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대출 수요가 계속되고 있고, 각종 우회로가 동원될 경우 신용대출 급증세가 꺾일 지 의문이라고 지적한다.

5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주요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한 달 새 5조원 가량 폭증했다. 국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의 11월 말 기준 개인 신용대출 잔액은 133조6925억원으로 전달보다 4조8495억원 증가했다. 이는 정부가 발표한 고소득자 대상 신용대출 조이기가 지난달 30일부터 시행될 것이 예고되자 규제 전 대출 막차를 타려는 수요가 몰린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새로운 신용대출 규제 내용이 발표된 지난달 15일 이후 신용대출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흐름에 은행권은 리스크 관리 차원이라는 이유를 들며 신용대출 급증세를 억제하기 위해 대출금리 인상과 우대금리 축소 카드를 잇따라 꺼내들었다.

우선 카카오뱅크는 지난 3일 직장인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대출의 고신용자 대상 대출금리를 각각 0.10%포인트,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에 따라 카카오뱅크의 직장인 신용대출 최저금리는 2.23%에서 2.33%로, 마이너스통장 대출 최저금리는 2.58%에서 2.83%로 상승했다.

우리은행도 같은날부터 일부 신용대출 상품의 우대금리를 축소했다. 우리 주거래직장인대출(0.30%포인트), 우리 금융인클럽(0.60%포인트), 우리 신세대플러스론(0.50%포인트), 우리 로얄클럽(0.50%포인트) 등이 대상이다.

이처럼 은행권의 신용대출 속도조절로 그 문턱이 높아지자 일부 대출 수요자들을 중심으로 제2금융권, 사내 대출 등 우회로를 찾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아울러 일부 사람들은 이번 대출 규제가 개인별로 적용된다는 점을 감안해 부부 중 돈을 빌리지 않은 사람 명의로 집을 사고, 한 사람 명의로 신용대출을 받아 자금을 충당하는 방법을 쓸 것으로도 보인다. 이밖에도 부모, 형제 등 본인이 아닌 가족의 신용을 빌려 일단 대출을 받고 추후 되갚는 식의 이른바 ‘가족 찬스’ 꼼수도 나타날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

실제 대출이 급한 일부 사람들 중심으로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는 흐름은 점차 강해지고 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저축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29조5913억원으로 전분기 말(27조7646억원) 대비 1조8267억원 불어났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시중은행이 대출 문턱을 높이자 저축은행으로 발길을 돌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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