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경쟁자, ‘타다’ 아닌 킥보드가 될 세상인데…” [신무경의 Let IT Go]

신무경기자

입력 2020-12-03 10:00:00 수정 2020-12-03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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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 세차에 경조사 참여까지 설득 진행
추가 수익, 고객 호응 끌어내면 비로소 믿음
택시-렌터카 이젠 타다 아닌 킥보드와 경쟁
레거시 업체들도 양보에 대한 고민 해봐야



지난달 13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소재 한 건물 회의실에 들어서자 검정, 파랑 후드 집업을 걸친 40~50대 남성 셋이 줄지어 앉아있었다. 한 사람 빼고는 후드 집업 안에 셔츠를 입었는데 누가 봐도 광화문 일대 오피스에 다니는 사람들 같지는 않았다. 이들은 택시 동승 서비스 반반택시를 운영하는 ‘코나투스’의 김기동 대표, 택시의 디지털 광고판을 제공하는 ‘모토브’의 임우혁 대표, 렌터카 중개 앱 카모아를 만든 홍성주 대표다.

인터뷰는 모빌리티 스타트업 3사에서 먼저 제안해왔다. 신산업이 택시, 렌터카 등 레거시(전통) 사업자들과 어떻게 상생하며 사업을 꾸려나가고 있는지 소개하고 싶다는 게 요였다. 2018년부터 카카오모빌리티의 카풀부터 쏘카 자회사 VCNC가 운영했던 ‘기사 포함 렌터카(기포카)’인 ‘타다’까지 사회적 진통을 겪은 뒤 모빌리티 생태계의 변화와 목소리를 듣고 싶어 인터뷰하기로 했다.

세 명의 대표들은 사전 질의서를 손에 꼭 쥐고 있었고, 함께한 관계자들은 노트북을 꺼내 인터뷰 내용을 타이핑할 준비를 했다. 가벼운 농담을 건네면서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하는데 논의 주제 자체가 무거워서 그런지 아이스 브레이킹 할 분위기는 아니었다. 명함만 건네고 곧장 준비한 질문을 던졌다.


―사업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김=택시 동승 서비스 반반택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재 20만 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데요. 최근 개시한 가맹택시은 전주와 수원을 시작으로 최근 서울, 부천까지 사업 범위를 넓혀나고 있습니다. 이용자들의 호응 덕에 반반택시 전체 호출수는 지난 5개월(5~10월) 간 6배 증가했는데요. 연말까지 35만 명의 회원을 보유해 이용자들이 서울에서도 반반택시를 많이 볼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임=택시 상단 표시등에 디지털 광고판을 부착해 운영하고, 광고 수익을 기사님들과 나누는 모토브를 창업해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2017년 6월 대전을 시작으로 인천, 서울까지 총 1000여 대의 차량이 모토브의 광고판을 달고 다닙니다. 광고판 보증금 명목으로 기사님들에게 50만 원 가량을 받고 있는데요. 이후부터는 월 단위로 광고 수익을 공유합니다. 서울을 예로 들면 법인 택시 월 17만 원, 개인 택시는 13만 원 가량 지급하고 있습니다.

▽홍=2018년 4월부터 렌터카 중개 앱을 카모아를 운영 중입니다. 9월 기준 회원 56만 명, 월간순사용자(MAU) 17만 명을 보유하고 있고요. 기성 렌터카 업체들은 마케팅을 위해 대형 온라인 플랫폼에 광고를 싣고 여행사들과 제휴를 맺지만 효과를 보지 못했고 이용자들은 가격 비교나 리뷰 확인을 하지 못해 불만이었습니다. 이렇듯 이해당사자 모두가 만족하지 못하는 시장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회사를 창업하게 됐습니다.

딱딱한 회사소개가 끝나고 사진 촬영 시간이 왔다. 회의실 장소가 마땅치 않아 야외로 이동했다. 11월 중순인데 최고 기온 17.6도를 기록하는 날씨였다. 날씨가 포근하니 저절로 아이스브레이킹이 된 거 같았다. 세 사람이 나누는 얘기를 들어보니 같은 투자사(TBT)로부터 투자를 유치한 것 같았다. 촬영 이후에는 딱딱한 분위기가 다소 걷혔다.


―모빌리티 사업에 뛰어드신 계기가 무엇입니까.

▽김=이동통신회사에서 2006년부터 12년 간 일했습니다. 스마트폰, 카카오톡 등이 출시되는 것을 가까이서 지켜보며 ‘기회가 오면 창업을 해야 겠다’는 생각을 해왔습니다. 대기업 경험을 살려 스타트업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죠. 그러다 모빌리티 영역에 관심을 두게 됐습니다. 카카오가 카풀을 한다고 했고, 카풀 스타트업 풀러스, 타다 등이 주목받던 때였죠. 그런데 택시 기반 스타트업은 안 보였습니다. 택시산업은 기존 것을 버리지 않고, 고쳐서 혁신할 수 있는 영역이었는데도 말이죠. 카카오택시, 티맵택시 정도만 있고요. 스타트업을 할 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2018년 3월 회사에 나와서 그해 6월 법인을 설립했습니다.

▽임=저 같은 경우는 사업적 전환이 있었습니다. 2007년부터 광고 사업을 했었는데요. 하드웨어 광고 솔루션(디지털 광고판)을 만들게 됐는데 이것에 부가가치를 붙이기 위해 모빌리티 서비스를 연결짓게 됐죠. 말하자면 연쇄 창업인 셈입니다. 택시 광고 사업으로의 전환에는 계기는 있었습니다. 미국 뉴욕에 있는 택시에 LG전자, 버라이즌과 함께 소프트웨어(SW) 개발을 제공하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미 사회에서 택시가 어떻게 제도화되어 있는지 경험할 수 있었는데요. 자연스럽게 택시 광고 사업에서 기회를 보고 국내 택시업계, 옥외광고업계와 함께 사업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홍=대학생 때 게임 회사를 차렸다가 2011년 다음에 매각을 했습니다. 다음이 카카오에 넘어가면서 카카오에 몸담게 됐는데요. 자연히 모바일 O2O(온라인과 오프라인의 병행) 시장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여러 분야를 봤는데 렌터카 시장이 낙후되어 있음을 확인했어요. 고객들은 합리적인 가격에 좋은 차를 빌리고 싶은데 찾기 어려웠습니다. 업체들은 전산화된 플랫폼이 없어 모객이 쉽지 않았고요. 이 시장에서는 가능성이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년 여 기간에 걸쳐 개발을 했고 서비스를 론칭 했는데 시장에서 반응이 좋아 현재에 이르게 됐습니다.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듣던 김 대표가 불쑥 “나도 대학생 때 창업을 하긴 했다”고 말했다. 과외중개 사이트였다고 했다. 세 사람 모두 모빌리티 스타트업 창업 이전 창업을 경험한 연쇄 창업가라는 공통점도 있었다.

이날 인터뷰는 국토교통부에서 11월 3일 ‘플랫폼·택시 업계, 혁신·상생의 방안 도출(모빌리티 혁신위원회 권고안)’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냈던 것이 계기가 되기도 했다. 4월 공포한 ‘타다 금지법’으로 알려진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의 하위법령 개정방안 등을 담은 내용이었다. 타다 같은 사업을 영위하려는 플랫폼 운송사업(Type1) 업체들은 매출액의 5%의 기여금을 내야만 가능하도록 한 것. 국토부 안에 대한 모빌리티 업체들의 생각도 궁금했다.


▽김=
규제의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입니다. 국내 대기업, 해외 기업의 참여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으니까요. 플랫폼 중개사업(Type3)의 중개요금, 호출료를 신고제로 바꿔준 부분은 모빌리티 산업에 큰 힘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수익성 개선 여지가 높아졌기 때문이죠. 다만 Type1은 사업으로 하고 있지 않다보니 별도로 코멘트하기가 어렵네요.


▽홍=
애매한 규정 속에서 사업을 하게 되면 문제의 소지가 있게 마련이에요. 렌터카 사업도 마찬가지거든요. 저희 이용자들 문의 중에서도 렌터카를 빌린 뒤 ‘알바를 해도 되냐’ ‘식당 배달을 해도’는 것들이 많아요. 제주에서는 렌터카로 대리 운전을 하는 분들이 많아요. 렌터카를 원래 용도 외에 상업적 용도로 사용하면 안 되거든요. 현행법상 불법입니다. 회사 입장에서도 감가상각 등을 고려했을 때 많이 탈수록 손해거든요. 가장 큰 문제는 안전입니다. 보험 적용이 안 되거든요. 그런 관점에서 보면 이번 권고안은 모빌리티 시장의 틀을 만든 측면에서 긍정적입니다.

▽임=관련 업계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택시업계도, 모빌리티 스타트업 업계 어느 쪽도 만족시키지 못한 권고안이라는 이야기를 하시더라고요. 어느 정도 조율되어서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그런데 택시 산업이 왜 어려워지는지 근본적인 물음을 던져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지방자치단체에 면허 발급이 일임되다보니 택시 공급은 늘어났고, 반면 모빌리티 서비스들이 증가하면서 수요는 줄었죠. 결국 택시하시는 분들의 수익이 줄어들면서 모든 문제가 발생하게 됐습니다. 저희가 사업을 시작한 이유도 기사님들의 수익성 개선이라는 지점에 있습니다. 다만 업계에 있는 사람 입장으로 아쉬운 점은 정부 권고안에서 밝혔듯 혁신, 상생의 지점까지 논의가 왔다고 할지라도 여전히 택시업계는 모빌리티 스타트업을 ‘사기꾼’으로 여긴다는 겁니다. 권고안이 진짜 혁신과 상생을 함께 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양 쪽 이해당사자 간 커뮤니케이션이 더 필요할 것 같습니다.

사기꾼이란 단어가 나오자 홍 대표가 한 마디 거들었다. 그는 “렌터카 시장에 진입했을 때 레거시 업체들로부터 똑같이 사기꾼이라는 비난을 받았다”며 “다만 2, 3년 동안 레거시 업체들과 함께 해오면서 기존 여행업계에서 휘두르던 가격 결정권을 렌터카업체들이 찾아오고 정산도 투명화 되고 자연스레 매출 개선이 일어나면서 지금은 도리어 지원을 렌터카 업체에 믿고 지원을 해주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모빌리티 산업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이 컸던 만큼 레거시 플레이어들과의 협업이 어려웠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사업을 시작하는 초창기에 가장 심했을 것 같은데요. 어떻게 사업을 만들어나가고 있는지 과정을 설명부탁 드립니다.

▽김=택시 산업에 모빌리티 스타트업이 필요한 이유를 설득해야만 했어요. 그런데 효과적인 설득은 우리 얘기를 하기보다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데서 시작되더라고요. 무엇이 불편한지 듣는 것이죠. 저희는 고객리서치센터를 인하우스로 돌리고 있는데요. 택시 기사님들께 아웃바운드로 연락을 해 어떤 점이 불편한지 이야기를 듣고 있습니다. 물론 일련의 카풀, 기포카 이슈 등 때문에 모빌리티 스타트업 한다고 하면 불신부터 하는 게 사실입니다. 신뢰를 쌓아가고 있는 과정이지요.

▽홍=렌터카 업체에 찾아가 세차를 해드리고, 경조사에 참여하고, 술자리에서 이야기를 들어드리고…. 저희 회사가 하는 일을 얘기하기 보다는 레거시 업체들이 필요한 것들을 듣고 마음을 얻는 데서부터 시작한 것 같아요.

▽임=제작한 광고 하드웨어를 택시 지붕에 달 때 기사님들을 설득하는 일이 쉽지 않았어요. 급정거하면 안전한지에 대한 레퍼런스가 없었거든요. 막걸리 사들고 택시 기사님들을 쫓아다지며 설득에 설득을 거듭했죠. 결국 일곱 분의 기사님들이 택해주셔서 사업을 현재까지 키울 수 있었습니다.

▽홍=시작은 인간관계에서 비롯되지만 결국 서비스가 안착되려면 수익성이 담보 되어야 해요. 레거시 업계에서 플랫폼이 도움이 된다고 느껴야한다는 뜻입니다. 현장에서도 변화해야 한다는 방향성은 이해하고 있어요. 당장 카 셰어링, 킥보드가 돌아다니는 게 눈에 보이잖아요. 그런데 정보기술(IT) 쪽 전문은 아니시니 본인들이 하실 수는 없죠. 시장 분석 자료를 제공하고, 판촉을 지원하는 등 상의를 해나가는 과정에서 상생 효과가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김=수익을 어떻게 나눠드려야 할지가 숙제인 거 같아요. 동승을 통해 운송 단가를 높이거나, 자전거에 택시를 싣게 하는 등 수익을 늘려드리는 방법을 찾으려고 해요.


―사업을 해나가면서 레거시 사업체들과 불필요한 갈등도 있었을 텐데요. 어떻게 극복했는지도 설명해주세요.

▽김=서비스명부터 반반택시다보니 택시 사업자들로부터 불만이 많습니다. 동승을 하면 두 명의 택시 기사가 받을 손님을 한 명이 다 가져가 파이를 뺏긴다고 생각하시는 거죠. 서비스명 때문에 합승만 한다고 생각하시지만 사실 거래액의 90%가 일반 호출에서 나와요. 그래서 반반, 합승, 동승 서비스만 하는 게 아니고 초과 수요가 있는 밤 시간, 출근 시간(오후 10시~오전 10시)에만 한다고 설명하고 이해시키고 공감 받으려 하고 있습니다.

▽홍=렌터카 업계는 불만 보다는 견제 심리가 있습니다. 처음에는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인정을 했지만 영향력이 커지면서 수수료 인상에 대한 우려나 검색 결과값에 나오는 기준에 대한 문제제기가 생기게 되는 것이지요. 판촉 마케팅 지원, 소프트웨어를 비롯한 시스템 지원 등으로 신뢰를 쌓으면서 수수료 인상과 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고, 나아가서는 검색 기준을 최대한 오픈해 불필요한 오해를 만들지 않게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임=처음 택시 지붕에 광고판을 달았을 때 해당 기사님들의 불만이 많았어요. 손님들이 광고판을 보고 택시가 아닌 줄 알고 뒤에 대기하던 택시를 탔다는 것이죠. 개연성이 있지 뚜렷하지 않은 이야기였어요. 그런데 이 분들이 지금은 또 고마워하십니다. 밤 시간에는 광고판에 들어오는 불빛이 환하니 안전한 택시로 인식된 것이죠. 여성 고객분들이 ‘광고판 때문에 택시를 타게 됐다’고 말하시면서 기사님들 생각도 긍정적으로 변하신 것 같아요. 결국 초기의 불만들을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중요한 것 같아요. 진심을 다해서 듣고 빠르게 대응하는 등 소통하는 자세가 중요한 것이죠.

▽김=생각보다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것이 쉽지 않더군요. 상담사분 입장에서 고객 상담을 할 때는 조곤조곤 말하다가 나이 많으신 기사님들 상담할 때는 귀가 잘 안 들리시니 큰 목소리로 말해야 해요. 톤 조절이 중요한 거죠.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한 분 한 분의 평가가 중요한데 이에 잘 대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모빌리티 업계에서 불필요한 사회적 갈등을 일으키지 않으려면 업계 스스로 어떤 노력들이 필요할까요.

▽김=심야 시간대 안 잡히고, 불친절하고… 이 같은 택시의 문제를 택시 바깥의 스타트업들이 해결하려다보니 그 과정에서 정작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또 다른 사회적 문제를 낳았던 것 같습니다. 물론 소비자들 편의는 증가했지만요. 택시 안에서 택시의 문제들을 해결하면 사회적 문제를 피해가면서 소비자 편의를 증진시킬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홍=
모빌리티 산업의 영역이 모호해지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필요할 때 이동을 하면 되는데 그 수단이 택시에서 킥보드까지 바뀌어왔습니다. 앞으로 무인 택시가 나올 것이고요. 그런데 킥보드든 무인 택시든 테스트를 안 해볼 수는 없거든요. 정부에서 규제샌드박스 같은 제도를 통해서 스타트업들이 적극 테스트를 해볼 수 있도록 독려해야 합니다. 한편으로는 레거시 업체들도 양보를 해야 하는 부분들이 있어요. 제주도에서는 렌터카가 너무 많아 교통 체증을 유발하는 등 문제가 생기자 업계가 자율감차를 시행하기도 했거든요. 세상은 변화하는데 답을 찾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습니다. 과거에는 택시 경쟁자가 타다라고 생각했을 수 있지만 이제는 킥보드가 될 수도 있는 세상입니다.

신무경기자 y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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