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경제성장률 전망치 올해 -1.1%·내년 3.0%…0.2%P씩 상향조정

박희창 기자

입력 2020-11-26 18:37 수정 2020-11-26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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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재확산 영향은 연초보다는 작고 8월 재확산 때보다는 다소 큰 수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확산이 경제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며 이같이 진단했다. 한은은 이날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0.2%포인트 상향 조정하고 기준금리는 동결(0.5%)했다. 최악의 상황은 지났지만 경제가 본격적인 회복세에 들어섰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고 현재의 저금리 기조를 바꾸지 않겠다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은 26일 내놓은 경제 전망에서 코로나19 재확산이 겨울에도 지속돼 사회적 거리 두기가 1.5∼2단계에 머문다면 올해 경제성장률이 ―1.1%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8월 전망치(―1.3%)보다 0.2%포인트 높인 것이다. 한은은 내년 경제성장률도 3.0%로 3개월 전보다 0.2%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한은이 성장률 전망치를 올려 잡은 가장 큰 이유는 수출 회복세다. 이 총재는 이날 “10월, 11월 20일까지의 데이터를 보면 일평균 수출 규모는 20억 달러 정도로 사실상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 재확산의 부정적 영향이 여전히 크지만 그 부정적 영향을 넘어설 만큼 수출이 생각보다 더 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은은 올해 수출이 지난해에 비해 ―1.6% 줄어들겠지만 반도체 자동차 등 주요 품목을 중심으로 회복세가 빨라질 것으로 분석했다.

이날 코로나19 하루 확진자 수가 600명에 육박하면서 3차 확산의 경제적 충격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은은 이번 재확산의 영향이 2차 확산이 일어난 8월보다 다소 크지만 1차 확산 때보다는 작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총재는 코로나19 재확산 변수를 염두에 둔 듯 “현재 경기는 2분기(4∼6월)를 저점으로 최악의 상황이 지났지만 아직 본격적인 회복세에 진입했다고 볼 순 없다”고 밝혔다.

올해 민간소비는 지난해보다 4.3%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일각에선 한은이 소비 위축을 낙관적으로 판단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코로나19 3차 확산으로 송년회가 취소되는 등 연말 소비 특수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은 관계자는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은 8월 전망 때보다 오히려 0.4%포인트 낮췄다. 내년 초에도 소비 위축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상반기(1∼6월) 민간소비도 1.1%포인트 하향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해외여행 등 대면 서비스에 대한 지출이 줄어들면서 늘고 있는 저축도 앞으로 민간소비를 끌어올리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했다. 올해 1∼3분기 중 저축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포인트 상승했다.

한은은 이날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0.50%)에서 동결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저금리가 이어지면서 가계부채가 빠르게 늘고 부동산, 주식 등으로 자금이 몰리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지만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경제 회복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기 때문이다.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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