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왜 저용량이 효과 더 좋나…“과학 고찰 필요”

뉴시스

입력 2020-11-24 13:47 수정 2020-11-24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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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백신 효과 저용량 투여군 90% vs 고용량 62%
임상 3상 중간 결과 발표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의 임상 3상 중간결과, 고용량 보다 저용량 투여군의 예방효과가 더 높아, 의아함을 자아내고 있다. 전문가들과 정부는 원인 규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다국적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는 23일(현지시간) 영국 옥스포드 대학과 공동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이 임상 3상 중간 결과 최대 90%의 예방효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평균 예방률은 70%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영국과 브라질에서 2만4000명 대상 임상 3상에서 피험자들에 백신의 접종 용량을 달리해 시험했다. 두 투여군 모두 2회씩 접종했다. 첫 번째 투여군 2741명은 ‘절반 용량+전체 용량’ 방식으로 투여 받았다. 처음에 1회 접종량의 절반 용량만 접종한 후 한달 뒤에 1회 접종량(full doses)을 추가 투여하는 방식이다.

두 번째 투여군 8895명은 ‘전체+전체’ 방식으로 접종했다. 처음 접종과 한달 후 접종 모두에서 1회 접종량을 투여받는 식이다. 그 결과 첫 번째 투여군의 예방효과는 90%, 두 번째는 62%로 큰 차이를 보였다. 둘을 종합(1만1636명)해 70.4%의 예방 효과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중대한 이상사례는 발견되지 않았다.

이는 아스트라제네카가 당초 설정한 임상시험의 목표치에 도달하고 미국 FDA가 백신 긴급 승인의 제한선으로 설정한 ‘효과 50%’도 훨씬 넘는 긍정적인 수치다. 독감백신의 예방효과( 60%)에도 상회한다.

결과를 토대로 회사는 ‘절반+전체’ 용량 투여 방식의 승인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미스터리한 부분은 용량 부분이다. 통상 고용량의 효과가 더 좋은 경우가 많지만 이번 임상에선 저용량 투여군의 예방효과가 월등히 높았다.

전문가들과 정부는 과학적인 고찰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도즈를 낮췄을 때 더 좋은 효과가 나온 경우는 흔치 않다”며 “회사에서 규명이 필요한 부분이다. (지금 나온 자료로는) 이유를 추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식약처 관계자 역시 “정보가 제한적이라 명확한 원인을 알 순 없다”며 “하지만 일반적으로 고용량군의 효과가 더 높게 나오는 경우가 많다. 이와 관련해 과학자들이 고찰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과학적인 고찰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해외에선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에 사용한 침팬지의 아데노바이러스가 저용량에서 더 큰 면역 효과를 유발한 원인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 백신은 침팬지에서 발견되는 감기 바이러스를 약화해 만들어졌다. 고용량으로 백신을 투여하면 아데노바이러스에 의한 면역반응이 코로나 바이러스 유전자의 면역반응을 가려 코로나 면역력이 떨어진다는 관측이다.

중간 결과가 나온 화이자,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효과를 단순 비교하거나 지나치게 기대해선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화이자는 3상 최종 결과 95% 예방효과를, 모더나는 3상 중간 결과 94.5%의 예방효과를 보였다고 발표한 바 있다.

대한예방의학회 코로나19 대책위원장인 기모란 국립암세터 교수는 “지금은 예방효과에만 집중된 임상 결과가 나오는데 사실 임상시험의 대상자가 어떤 연령대의 어떤 국가 사람들인지, 관찰 기간은 몇 개월인지 등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며 “지금 나온 데이터로만은 백신들의 효과와 안전성에 대해 단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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