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약세에 외국인 “사자”… 코스피, 새 역사 쓸까

김자현 기자 , 세종=송충현 기자

입력 2020-11-23 03:00 수정 2020-11-23 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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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까지 15거래일간 5조4263억
2013년 9월 이후 최대 규모 순매수… 美경기부양-코로나 백신 기대감
코스피, 이달 들어 12.6% 상승… 역대 최고점 2598 경신 가능성
상승 흐름 전망속 디커플링 우려도


이달 들어 코스피가 연일 연고점을 갈아 치우며 상승을 거듭하는 가운데 사상 최고치를 새로 쓸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속에 지난달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27조 원가량을 순매도하며 ‘셀(sell) 코리아’를 이어가던 외국인들이 이달 들어 ‘바이(buy) 코리아’로 전환하면서 최근 상승세의 일등 공신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주요 증권사들도 내년도 코스피 전망치를 최고 3,000 선까지 높여 잡으며 상승 기대감을 보이는 가운데, 일각에선 실물경제와 주가가 괴리되는 디커플링(탈동조화)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 ‘큰손’ 외국인이 돌아왔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20일까지 15거래일 동안 5조4263억 원을 순매수했다. 아직 6거래일이 남았지만 2013년 9월(7조6362억 원) 이후 7년 2개월 만에 월간 기준 최대다. 개인들은 5조637억 원어치를 팔았다.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코스피는 이달 12.6%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역대 최고점(2018년 1월 28일 2,598.19) 경신도 코앞으로 다가왔다.

외국인 자금 유입은 미국 대선이 끝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줄어들었고, 미국의 경기 부양책이 본격화할 것이란 기대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달러 가치 하락을 예상한 투자자들이 신흥국 시장으로 돈을 옮기고 있다는 것이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외국인 자금은 신흥국 중 대만 인도 한국에 특히 몰리는 분위기다.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4일까지만 해도 한국에서 14억4000만 달러를 빼간 외국인들은 이후 5일부터 18일까지 47억3000만 달러를 다시 투자했다. 이민섭 국제금융센터 책임연구원은 “과거 금융위기에 비해 신흥국 통화가 저평가돼 있고, 달러 약세 및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으로 당분간 자금 유입세가 지속될 것”으로 봤다.

실제로 3월 1280원대까지 올랐던 원-달러 환율은 최근 1100원대까지 떨어지며(원화 가치 상승)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달러 약세에 기업과 개인이 너도나도 ‘달러 저가 매수’에 나서면서 달러예금은 사상 최대치로 불었다. KB국민, 신한, 우리, 하나, 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달러예금 잔액은 19일 현재 527억800만 달러로 통계 작성 이후 최대 규모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9일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회의에서 “지난 2개월간 원화는 세계 주요 통화 중 가장 빠른 속도로 절상되고 있다”며 “과도한 환율 변동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구두 개입에 나섰다.

○ “상승 흐름 이어질 것”…“디커플링은 주의해야”

금융투자업계에선 당분간 코스피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삼성증권, NH투자증권 등 12개 증권사의 내년 코스피 목표치 평균은 2,794다. 기업 실적 개선이 기대되고, 위험 선호가 강해지며 주식시장으로의 자금 유입도 기대된다는 것이다.

다만 일각에선 실물경제와 주가가 괴리되는 디커플링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지난달 23일 보고서를 통해 “올해 들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경제지표가 큰 폭으로 악화되는 가운데 국내 주가는 4월 이후 상승세를 지속하며 실물경제와 주가 간 디커플링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물경제 부양을 위해 공급된 유동성이 금융 부문에 집중되면 정작 자금이 필요한 실물 부문에 대한 자원 배분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김자현 zion37@donga.com / 세종=송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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