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맛비에 ‘콩’ 생산량 급감…“국산콩 두부·된장 가격 오르나”
뉴스1
입력 2020-11-20 07:37 수정 2020-11-20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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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가을 수확이 한창인 국산 ‘콩’ 가격이 치솟고 있다. 올해 긴 장마로 생산량이 급감하면서 품귀현상을 빚은 탓이다.
이에 따라 국산 콩을 사용하는 소규모 업체들과 식당의 원재료 인상 부담이 커져 두부나 장류 제품 가격 인상 가능성도 제기된다.
◇“콩 심은 데 콩 안나”…생산량 감소에 가격 12% 인상
2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18일 기준 국산 흰콩(35㎏) 평균 도매가격은 21만800원으로 전년 대비 11.6% 상승했다.
수확기를 맞은 국산 콩 가격이 지난해보다 오른 이유는 올해 생산량이 저조해서다. 올해 콩을 심고 열매를 맺는 모든 기간 날씨가 콩 성장을 방해했다.
장마는 지난 6월 콩 파종기부터 농가를 덮치기 시작했다. 비를 피해 파종을 미루다 아예 씨를 뿌리지 못한 밭이 생길 정도였다. 장맛비는 콩이 본격적으로 성장하는 7월과 8월까지 이어지며 일조량 감소에도 영향을 미쳤다. 콩 개화기인 지난 9월엔 마이삭과 하이선을 포함한 태풍이 농가를 할퀴고 지나가 꼬투리에 콩이 달라붙는 착협률이 줄어든 것으로 관측됐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가 발표한 ‘11월 콩 관측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산 콩 생산량은 8만7742톤으로 전년 대비 17%가량 감소할 전망이다.
수확한 콩의 경우에도 품질이 지난해보다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지난 10월 지역별 콩 생육상황을 조사한 결과, 콩 크기가 전년보다 작다는 응답은 67%, 외관과 색이 나쁘다는 응답도 각각 63%와 58%를 차지했다.
지선우 농업관측본부 연구원은 “여름 내내 전국에 비가 많이 내려 콩 작황이 지난해보다 좋지 못했다”며 “실제 농가들의 콩 생산량은 관측보다 더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식당·소형 업체 원재료 부담↑…저렴한 ‘수입 콩’ 사용 증가
콩 가격이 오르자 국산 콩을 사용해 두부와 장류를 만드는 식품 업체들의 원재료 비용 부담도 높아졌다. 특히 재배 농가와 계약을 통해 공급량과 가격을 사전에 조율하는 대기업보다 소규모 생산업체와 음식점의 부담이 더 크다는 설명이다.
강원도 강릉에서 초당 순두부 전문점을 운영하는 주모씨(44)는 “국산 콩으로만 두부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는데 지난해에 이어서 올해 콩 가격이 30%가량 올라 이번에는 단가를 조정할 예정”이라며 “(초당동 순두부마을) 주변 가게들은 이미 지난해부터 가격을 올리기 시작했다”고 토로했다.
된장과 간장을 생산하는 일부 업체도 제품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경상남도의 한 장류 제조업체 관계자는 “된장이나 간장은 매년 12월에 담은 메주로 만들어 6개월에서 1년가량 숙성한다”며 “지난해 수확한 콩으로 만든 장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지만, 올해 구매한 콩으로 만든 제품은 판매가를 올려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식품업계는 생산량이 적고 비싼 국산 콩 대신 상대적으로 저렴한 외국산 콩 구매로 눈을 돌리고 있다. 실제로 최근 집밥·건강 트렌드 영향으로 두부 제품 수요가 늘자 콩 수입 물량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식용 콩 수입량은 24만4644톤으로 전년 동기대비 2.8% 증가했다.
식품업계 업계 관계자는 “최근 수입 콩 원료를 사용해 가격 경쟁력을 갖춘 제품의 시장 점유율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100% 국산 콩을 사용한 제품은 ‘프리미엄’ 제품으로 소량만 판매하거나 고가 정책을 쓰기 때문에 당장 제품 가격에 영향을 줄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국내 두부 시장 점유율의 45%를 차지하는 풀무원은 국산 콩 가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풀무원 관계자는 “국내산 콩의 경우 생산 농가와 1년에 한 번 연간 단위로 계약을 맺는다”며 “내년 콩 사용 가격과 관련해선 계약 전이라 가격 변동과 관련해선 결정한 사항이 없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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