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당뇨-급격한 체중감소… 췌장암 의심하세요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입력 2020-11-19 03:00 수정 2020-11-1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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췌장암 초기 증상과 극복 방법
지속적인 소화불량-식욕부진
이유없는 허리통증-황달 등 발생
사소한 증상도 놓치지 말고 적극적으로 치료받는 게 중요


김선회 국립암센터 외과 교수는 췌장암 환자들의 생존율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데다 표적 치료제나 면역 치료제도 개발되고 있어 앞으로의 치료 성적은 더 좋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국립암센터 제공
19일은 ‘세계 췌장암의 날’이다. 췌장암은 우리나라 암 환자 중 8번째로 많고 암 사망자는 5번째로 많다. 지난해 약 6300명이 췌장암으로 사망했다. 올해는 약 8000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7000명 가까이 사망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 매일 22명가량의 췌장암 환자가 나오고 19명이 사망하고 있는 것이다.

국립암센터 김선회 외과 교수는 “췌장암은 혼자 싸워 이겨내기 어려운 암”이라면서 “의료인, 환자뿐 아니라 관련 정책 입안자 등이 힘을 모으고 노력해야 췌장암을 극복하는 날을 앞당길 수 있다”고 했다. 김 교수와 함께 췌장암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10년 뒤 췌장암 발병률은 어느 정도로 예상되나.

“췌장암 발생률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10년 뒤인 2030년에는 발생률이 지금의 1.8배 이상, 2040년엔 2.4배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치사율이 높은 췌장암은 현재 암 사망 원인 중 5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2030년경에는 암 사망자 수가 두 번째로 많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위암이나 대장암과 달리 조기 발견이 힘들기 때문이다.”


―췌장암의 치료 성적은 어떠한가.

“췌장암 생존율은 20년 이상 제자리걸음을 하다 최근 5년 사이에 점차 높아지는 추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2005년에는 생존율이 8.4%였는데 2018년 12.2%를 기록했다. 물론 이러한 치료 성적도 아직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췌장암이 췌장에 국한돼 있는 경우에는 생존율 향상이 두드러져 보인다. 치료 성적, 생존율이 좋아지는 원인은 과거보다 조기 진단이 많아져 그런 것만은 아니다. 항암 치료, 방사선 치료의 발전과 그에 따른 수술 증가 등이 원인으로 보인다. 또 하나는 진단 후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는 환자가 많아졌다는 것이다. 현재 여러 가지 표적 치료제나 면역 치료제도 개발되고 있다. 개별 맞춤 치료, 정밀의학 시대가 열리면서 앞으로 치료 성적은 더 좋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췌장암은 치료를 포기하는 환자가 많다는데….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치료를 포기하지 말았으면 한다. 과거 췌장암 진단이 나온 환자 중 20% 정도가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수술은 물론 항암 화학요법이나 방사선 치료도 받지 않는 환자가 상당히 많았다. 치료를 포기하는 환자가 과거에 비해 많이 줄어들기는 했다. 수술의 안전성과 항암 화학방사선요법의 발전으로 고령 환자도 적극적인 치료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60, 70대 환자 상당수는 치료를 포기하고 있어 인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


―췌장암 초기 증상은 어떤가.

“조기 발견이 가능하려면 평소 사소한 증상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췌장암만의 증상이 아니라고 해도 살펴보고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술 치료를 받아야 완치 가능성이 높아진다. 주요 증상은 △지속적인 소화불량과 식욕 부진 △지속적 복부 불쾌감이나 복통 △원인을 알 수 없는 체중 감소 △갑자기 발병한 당뇨 △눈, 피부가 노랗게 되는 황달 △짙은 갈색이나 붉은 소변 △근골격계 이상이 없는 허리 통증 등이다. 위험인자로는 흡연, 가족력, 만성췌장염, 당뇨병, 췌장낭종, 고령, 비만 등이 있다.”


―췌장암 인식 개선 캠페인에 대해 설명해 달라.


“매년 11월은 세계췌장암연합이 정한 ‘췌장암의 달’이다. 우리나라도 한국췌장암네트워크, 대한췌장담도학회, 한국췌장외과연구회, 대한암협회 주관으로 2015년부터 매년 췌장암의 달에 췌장암에 대한 대국민 인식 개선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는 ‘바로 지금입니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캠페인 행사가 진행 중이다. 2015년 이래 매년 11월 전국 각지의 병원에서 췌장암 환자와 가족, 일반인을 위한 강좌를 열었다. 다만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상황을 고려해 모든 강의를 동영상으로 제작해 온라인에 게시했다. 유튜브에서 ‘췌장암 캠페인’을 검색하면 볼 수 있다. 모든 국민이 췌장암 전문의들이 직접 전하는 양질의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많은 참여를 바란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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