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도에 공항 건립, 고비용 고위험” 2016년 佛용역팀 후보지중 꼴찌 평가

이새샘 기자

입력 2020-11-18 03:00 수정 2020-11-1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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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신공항 백지화]
“활주로 2개 건설땐 10조 필요… 산 깎고 바다 메워 환경 피해”


17일 김해신공항 계획이 백지화되며 부산 가덕도 신공항 계획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가덕도 신공항 안이 확정되려면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경제성이나 접근성 등에서 가덕도가 공항 입지로 적절한지에 대한 의구심이 많기 때문이다.

2016년 6월 신공항 입지 선정 용역을 맡은 프랑스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은 “가덕도는 일반적인(natural) 공항 후보지가 아니다”라며 “공사비가 많이 들고 리스크(위험)도 크다”고 평가한 바 있다. 당시 영남권 5개 시도는 신공항 입지를 둘러싸고 10여 년간 갈등을 빚은 끝에 최대한 객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외국 공항 전문연구기관인 ADPi가 내리는 결론에 승복하기로 하고 용역을 맡겼다.

가덕도 신공항은 당시 입지평가에서 4개 시나리오 중 3개 시나리오에서 모두 꼴찌였다. 사회경제적 영향에 가중치를 둔 ‘시나리오 3’에서도 활주로를 2개 건설하는 방안이 밀양보다 근소하게 앞섰을 뿐 활주로를 1개 건설하는 방안은 모든 입지를 통틀어 점수가 가장 낮았다.

특히 공항 건립 등에 드는 총투자비 측면에서 가덕도 신공항은 활주로를 1개 설치할 경우 68억7500만 달러(약 7조6100억 원)가 들고, 활주로를 2개 설치하면 92억9500만 달러(약 10조2800억 원)가 투입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김해는 37억8800만 달러(약 4조1900억 원)로 후보지 중에서 비용이 가장 적게 드는 것으로 나왔다. 전문가들은 실제 건설 과정에서 사업비가 더 들어가는 점을 감안하면 당시 추산 비용이 최소 비용이라고 보고 있다.

또 용역 보고서는 “가덕도를 신공항으로 추진할 경우 산을 깎거나 해저에서 모래를 준설해서 바다를 매립하는 등 막대한 입지 조성 공사를 벌여야 한다”며 “해당 지역 자연환경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덕도는 공항 운영상 안전성과 소음 피해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으나, 검토 지역 범위 내에서 남쪽 끝에 위치해 대구나 경북 지역으로부터의 지상 접근 시간과 거리가 적정 수준을 넘어설 것이라는 평가도 있었다.

홍콩 첵랍콕 공항 등이 비슷하게 리스크가 높은 지역에 지어졌지만 이런 공항은 주변에 별다른 대안이 없어 리스크를 감수해야 했던 반면 가덕도는 그렇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만약 가덕도 신공항이 완공된 뒤에도 김해공항이 그대로 운영될 경우 공항이 서로 인접해 있기 때문에 교통이 복잡해지고, 어업에 주로 종사하는 지역 주민들이 받을 영향도 심각할 것으로 평가됐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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