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등회’,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확실시…내달 최종 결정
박선희기자
입력 2020-11-17 15:09 수정 2020-11-17 15:16
연등회 연등행렬./뉴스1 © News1
석가모니 부처의 탄생을 축하하는 한국 불교의 전통 행사 연등회(燃燈會)가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 목록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17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유네스코 무형유산보호협약 정부간위원회(무형유산위원회) 산하 평가기구는 한국 정부가 대표 목록 등재를 신청한 연등회를 심사해 ‘등재 권고’ 판정을 내렸다. 평가기구는 “대한민국의 연등회 등재신청서는 특정 무형유산의 대표 목록 등재가 무형유산 전체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어떻게 제고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잘 준비됐다”고 평가했다.
연등회의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여부는 다음달 14~19일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열리는 제15차 무형유산보호 정부간위원회에서 최종 결정된다. 평가기구는 심사 결과를 등재, 정보 보완, 등재 불가로 구분해 무형유산위원회에 권고하는데 등재 권고 판정이 뒤집히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평가기구는 세계 각국의 대표 목록 등재신청 42건을 심사해 등재 25건, 정보 보완 16권, 등재 불가 1건을 권고했다.
연등회가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면 한국에서는 21번째다. 한국의 인류무형문화유산은 종묘제례 및 종묘제례악, 판소리, 강릉 단오제, 강강술래, 남사당놀이, 영산재, 제주 칠머리당 영등굿, 처용무, 가곡, 대목장, 매사냥, 택견, 줄타기, 한산모시 짜기, 아리랑, 김장문화, 농악, 줄다리기, 제주 해녀문화, 씨름 등이다.
연등회는 4월초파일(음력 4월 8일)에 부처의 탄생을 축하하기 위해 거행하고 있다. 삼국사기에 신라 경문왕 6년(866)과 진성여왕 4년(890)에 ‘황룡사에 가서 연등을 보았다’는 기록이 있을 만큼 전통이 깊다.
진리의 빛으로 세상을 비춰 차별 없고 풍요로운 세상을 만든다는 의미가 담겨 있는 연등회는 종교행사로 시작됐지만 대중적인 봄철 축제로 발전해왔다. 2012년 국가지정문화재 제122호로 지정됐고 이후 연등회보존위원회가 전통 등(燈) 제작 강습회와 국제학술대회 등을 열고 있다. 부처님오신날 전국 각지의 사찰 및 주요 대도시 거리와 광장에는 대나무와 한지로 만든 연등이 걸리고 코끼리, 석탑 등 불교와 관련된 각양각색의 연등행렬이 거리를 지난다.
한편 북한의 ‘조선옷차림풍습(한복)’은 등재 불가 권고를 받았다. 북한의 인류무형문화유산은 아리랑, 김치 담그기, 씨름 등 3건이다.
박선희기자 tell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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