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 시대, 고객 니즈에 더 집중하라

박지원 기자

입력 2020-11-18 03:00 수정 2020-11-18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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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고객만족도’ 10회 이상 1위 기업, 제조업 32곳-서비스업 27곳
현대자동차 27회로 최다 수상… 에버랜드-삼성화재-교보문고 등 두각


게티이미지코리아
KCSI(한국산업의 고객만족도) 조사가 벌써 올해로 29년째를 맞이했다. 10회 이상 1위 기업이 배출된 59개 산업 중 소비재(18개)와 내구재(14개) 등 제조업이 총 32개 산업으로 나타났으며 서비스업은 공공서비스를 포함해 27개 산업으로 나타났다. 5회 이상 1위를 기록한 기업은 80개였다.

KCSI는 국내서 가장 오랜 역사와 공신력을 인정받는 한국산업의 대표적 고객만족지수로 매년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대표이사 부회장 김종립)에서 발표한다.

10회 이상에서는 제조업(65%)의 비중이 다소 높았고 10회 미만에서는 서비스업(50%)의 비중이 높았다. 즉 제조업에서 장수 1위 산업이 보다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으며 서비스업에서 고객만족 경쟁이 더 치열했음을 알 수 있다.

제조업은 국내 산업의 세계 일류 수준 기술력을 갖춘 주요 기업들이 오랫동안 1위를 유지하며 업계를 선도하는 반면 국내 활동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서비스업에서는 자주 1위가 바뀌며 특정 기업의 독보적 선두 유지가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서비스 업종에서 까다로운 국내 소비자들의 눈높이와 니즈를 맞추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방증한다.

산업별 결과를 살펴보면 20회 이상 가장 많은 횟수 1위를 차지한 기업은 현대자동차(내구재·27회), 에버랜드(서비스·26회), 라이온코리아(소비재·25회) 등으로 내구재와 서비스, 소비재를 대표하는 기업으로 나타났다. 24회에는 금강(정장구두), 삼성전자(휴대폰), 삼성화재(자동차보험), 교보문고(대형서점) 등이, 23회는 삼성전자(PC 및 TV), SK텔레콤(이동전화) 등이 뒤를 이었다. 22회는 삼성생명(생명보험), KT(시내·시외전화), 우정사업본부(공공서비스), 한국야쿠르트(유산균발효유) 등이, 21회는 SK에너지(주유소), 신영와코루(여성내의), GS리테일(편의점), 라이온코리아(주방세제) 등이, 20회는 동원F&B(참치캔), 삼성물산(남성정장), 한국후지제록스(사무용복합기), 쿠쿠전자(전기밥솥) 등 4개 기업이 다수 1위를 기록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6개 산업(스마트폰, TV, PC, 세탁기, 냉장고, 김치냉장고)에서 10회 이상 1위를 차지하며 한국의 대표 고객만족 선도 기업으로서 위상을 높였으며 KT는 3개 산업(시내·시외전화, 초고속인터넷, 인터넷전화)에서 10회 이상 1위를 차지해 고객만족 장수 기업으로서 큰 두각을 나타냈다.

한국능률협회컨설팅 관계자는 “급격히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서 고객의 선택을 받기 위한 기업의 노력이 강화되고 있지만 고객의 니즈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업 내부의 시선이 아닌 고객의 관점에서 제품과 서비스를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4차 산업혁명에서 비롯된 IT, 디지털 기반의 다양한 서비스들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한층 높은 편의성을 제공하고 있으나 그 바탕에는 고객이 있어야 한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고객의 소리와 의견을 반영해 기업의 질적 성장을 돕는 바로미터로써 그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산업별로 1위 경쟁이 치열한 산업도 확인됐다. 서비스 대표 업종인 백화점은 현대 12회, 롯데 10회, 신세계 6회로 치열한 경쟁을 보였다. 또 외식프랜차이즈에서도 제과제빵점(파리바게뜨 12회, 뚜레쥬르 9회), 피자전문점(미스터피자 7회, 피자헛 7회, 도미노피자 6회), 패스트푸드점(롯데리아 8회, 버거킹 8회, KFC 4회), 택배(CJ대한통운 12회, 우체국택배 9회) 등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치열한 접점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서비스에서는 지하철이 5개 도시에서 번갈아 1위에 오를 만큼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내구재의 경우 세계적으로도 제품력을 입증 받은 에어컨, 김치냉장고 등 생활가전 산업에서 삼성전자와 다른 기업과의 경쟁이 매우 치열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에어컨(LG 13회, 삼성 9회), 김치냉장고(삼성 10회, 위니아딤채 10회) 산업의 경쟁강도가 높았다. 이 밖에 부엌가구(한샘 12회, 에넥스 9회), 침대(시몬스 13회, 에이스 10회), 타이어(금호 17회, 한국 6회), 정수기(코웨이 17회, 청호나이스 7회) 등의 산업도 전통의 두 경쟁사 간의 선두다툼이 치열하다.

아울러 소비재 산업은 주로 저관여 산업으로 이뤄져 타사 전환 의향이 쉽고 대체 상품이 많은 이유로 인해 품질·서비스 경쟁이 더욱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절대 강자가 없는 산업도 주목할 만하다. 예를 들어 소주산업의 금복주(12회)와 하이트진로(7회), 롯데주류(4회)와 과자 산업의 오리온(8회), 롯데제과(6회), 크라운(4회), 해태(4회) 등이 1위를 번갈아 가며 접전을 벌이고 있다.









▼ “고객만족도 높은 기업이 재무성과도 우수” ▼



KCSI 우수기업에 대한 과거 연구결과에 따르면 우수기업이 비우수기업에 비해 매출액, 영업이익, 매출총이익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KCSI 연속 1위 기업의 영업이익과 KCSI 점수와의 관련성을 연구한 결과 KCSI가 높은 기업일수록 낮은 기업에 비해 높은 영업이익을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밖에 다수의 연구에서도 우수기업은 비우수기업에 비해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영업이익률, 순이익률 등에서 우수한 것으로 입증된 바 있다.

고객만족 경영은 이미 기업 경영의 전 영역에서 기본적인 틀이 됐으나 정작 고객만족 경영에 대한 투자를 주저하는 것은 아직까지도 고객만족 활동을 단순한 비용만으로 고려하는 경향이 있어서다.

능률협회컨설팅 관계자는 “KCSI를 기반으로 한 고객만족도와 기업 재무성과 간의 관계 검증에 관한 분석을 통해 기업의 고객만족 경영에 대한 투자가 단순한 비용 지출이 아닌 기업의 성장으로 이어진다는 것이 입증됐다”며 “앞으로 각 기업들은 고객만족 경영 추진에 대해 새로운 자세로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원 기자 j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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