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초협력 날개 달고 탈통신 가속

유근형 기자

입력 2020-11-17 03:00 수정 2020-11-1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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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우버 이어 아마존과도 손잡아

‘마이크로소프트(MS), 우버 이어 아마존까지.’

SK텔레콤이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1위 기업들과의 전략적 제휴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박정호 사장의 진두지휘 아래 초협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클라우드 게임에서 MS와 협력을 시작으로 모빌리티의 우버, e커머스의 지존인 아마존과 잇달아 손을 맞잡으며 종합 ICT 혁신 기업으로 변신하고 있다.

SK텔레콤은 16일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과 e커머스 사업 협력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아마존은 SK텔레콤의 자회사인 11번가에 지분 참여 약정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국내 시장에 진출하게 된다. 업계는 아마존이 11번가에 약 3000억 규모의 투자를 진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마존은 11번가의 기업공개(IPO) 등 한국 시장에서의 사업 성과에 따라 일정 조건이 충족되는 경우 신주인수권리를 부여받는다.

아마존이 11번가와 손을 잡으면서 국내 인터넷 쇼핑업계의 판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아마존은 자사에서 판매하는 제품을 11번가를 통해 국내 소비자들에게도 선보이는 방식을 택할 것으로 예상된다. 11번가를 일종의 ‘배송대행지’ 통로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기존 해외 직접구매(직구)나 대행 사이트보다 배송시간이 빨라지고, 중간 수수료가 줄어들 수 있다. 이럴 경우 이베이의 옥션·G마켓, 일본 소프트뱅크의 투자를 받은 쿠팡과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기존 직구보다 편리한 방식을 국내 소비자에게 제공한다면 분명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아마존과의 협력은 e커머스 영역에 그치지 않는다. 아마존은 인공지능(AI) ‘알렉사’를 탑재한 AI스피커 ‘아마존 에코’ 등 사물인터넷(IoT) 영역에 강점을 갖고 있어 추가적인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아마존 프라임’, 오디오 북 ‘아마존 오더블’ 등 콘텐츠 영역에서도 SK텔레콤과의 협력 가능성이 점쳐진다.

박 사장은 올해 1월 글로벌 최대 가전쇼 ‘CES2020’에서 글로벌 ICT 기업들과 ‘초협력’하겠다고 선언한 후 연이어 굵직한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달 SK텔레콤은 글로벌 차량 공유 플랫폼 우버와 협력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SK텔레콤은 T맵 플랫폼, T맵 택시 사업 등을 추진해온 ‘모빌리티 사업단’을 연내 ‘티맵모빌리티’로 분할하고 글로벌 차량 공유 플랫폼 우버와 합작법인(JV)을 내년 상반기에 설립할 계획이다. 우버는 티맵모빌리티와 JV에 각각 약 5000만 달러(약 575억 원), 1억 달러(약 1150억 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9월 MS와 함께 엑스박스 클라우드 게임을 정식 출시하기도 했다. 또 MS와 손잡고 서울 SK텔레콤 T타워 본사에 세계 최고의 3차원(3D) 볼류메트릭 비디오 캡처 기술을 보유한 ‘점프 스튜디오’를 지난달 구축했다. 올해 5월에는 삼성전자와 손잡고 세계 최초의 양자보안 스마트폰 ‘갤럭시 A 퀀텀’을 출시해 국내 중저가 5세대(5G) 스마트폰 누적 판매량 1위를 기록하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글로벌 초협력은 탈통신과 종합 ICT 혁신 기업으로 변신하는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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