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IPO’ 막은 건 시진핑?…“마윈 작심발언에 격노”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20-11-13 14:56 수정 2020-11-13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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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의 금융 자회사인 앤트그룹의 상장이 무기한 연기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직접 지시한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馬雲)의 당국 비판 발언이 시 주석의 심기를 거슬리게 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관리들의 말을 빌려 시 주석이 금융당국의 안정 지향적 정책을 비판한 마윈의 연설 내용을 보고 받은 뒤 앤트그룹의 IPO(기업공개)를 중단 시키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기업가가 된 마윈과 중국 정부 사이에서 수년간 지속된 긴장 관계가 반영된 것이라고 WSJ는 설명했다.

앞서 마윈은 지난 10월 24일 상하이에서 열린 와이탄 금융서밋 연설을 통해 중국 정부가 엄격하고 지나치게 보수적인 정책을 취하고 있다고 작심 발언했다. 정부의 금융 규제가 기술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고 것이다.

시 주석과 다른 고위 지도자들은 이 연설 관련 정부 보고서를 읽고 격노했다고 한다. 결국 지난 3일 340억 달러(약 37조9000억원)를 조달할 계획이었던 앤트그룹 IPO가 중단됐다는 발표가 나왔다. 본래 앤트그룹은 5일 상하이·홍콩 증권거래소에 동시 상장할 예정이었다.

다만 WSJ은 시 주석이 먼저 중단 결정을 내린 것인지 다른 정부 관계자가 제안했는지는 알 수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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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트그룹은 중국인 70%가 사용하는 간편결제 애플리케이션 알리페이를 운영하고 있다. 앤트그룹의 IPO는 지난해 12월 역대 최대 IPO를 기록한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294억 달러(약 32조7300억원)를 넘어설 것으로 기대를 모았었다.

당시 중국 외교부는 앤트그룹의 IPO 중단을 두고 “관련 법률에 근거한 것이며 자본시장의 안정, 투자자 보호를 위해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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