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보수층에 트위터·페북 대체제로 떠오른 ‘팔러’…국내도 사이버 망명?

뉴스1

입력 2020-11-12 08:24 수정 2020-11-12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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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네바다주 헨더슨에 본사를 둔 소셜미디어 애플리케이션(앱) ‘팔러’(Parler).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2020.11.11/뉴스1

대표적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꼽히는 트위터와 페이스북이 미국 대선을 전후해 가짜뉴스 단속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뒤 미국 보수층에선 게시글에 대한 ‘최소한의 제재’를 약속한 소셜미디어 애플리케이션(앱) ‘팔러’(Parler)가 대체제로 급부상하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T) 유행에 민감하고 정치권에서의 SNS 영향력이 막강해지고 있는 한국사회에도 팔러의 영향이 미칠지 관심이 모인다.

◇美보수층 이동…트위터·페북 비교해 ‘최소한의 개입’

프랑스어로 ‘말하다’라는 뜻인 팔러는 지난 2018년 8월 출범했다. 트위터, 페북처럼 게시글 올리기와 댓글달기, 공유가 가능하다. 미국 보수층이 이 앱에 느끼는 가장 매력적인 면은 게시물에 대해 ‘최소한의 개입’만 한다는 것이다. 팔러는 포르노와 같이 선정적이거나 폭력적인 글, 테러 지지글에 있어서만 제재를 가한다.

트위터의 경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번 대선에 대해 선거 사기를 주장하는 게시물을 올리자 경고 표시를 하고 이 주장을 공유한 지지자들의 글 또한 삭제했다.

팔러 이용자 수가 본격 증가하기 시작한 시점은 지난 6월로, 트위터와 페북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흑인 인권 시위에 대해 ‘가짜뉴스 제재’에 나서면서다. 뒤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패한 최근 대선 직후, 그 사용량이 급격히 늘어나는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 팔러 계정이 없으나, 지지자들의 사이버 망명, 게시물 허용 범위가 넓은 팔러에 이른 시일 내 둥지를 틀 가능성이 제기된다.

영국 BBC방송의 9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팔러의 소유주 댄 벙기노는 “1분마다 수천명의 속도로 사용자들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 창업자 존 매츠도 “하루 만에 200만명의 신규 사용자가 늘었고 주말 동안 일일 활성 사용자가 4배로 늘었다”고 말했다. 페북에서는 13일 페북을 함께 탈퇴하고 팔러에 가입하자는 운동까지 일어나고 있다.

◇국내 존재감 미미하지만 “새 소셜앱 등장 가능”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팔러에 대한 존재감이 미미하다. SNS에서 언급이 있기는 하지만 그 수가 극히 드물다.

다만 새로운 IT기술이나 유행 등에 누구보다 예민한 국내 분위기가 팔러 이용량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 한때 카카오톡 사찰 논란 등으로 보안이 담보된다는 외산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 바이버가 우리 일상에 뿌리내린 것이 대표적인 예다. 국내 트위터 이용자들은 지난 10월 말 트위터가 미국 대선을 앞두고 리트윗 제한, 경고 라벨 적용 대상 확대 등의 조치에 들어간 것에 불편함을 보인 적도 있다.

더구나 우리나라도 2021년 4월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등이 포함된 재보궐선거, 2022년 3월 20대 대통령선거가 예정돼 있어 곧 정치권을 중심으로 SNS를 통한 여론형성 전쟁이 치열히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기존 트위터와 페북의 영향력을 무시할수는 없겠지만 팔러의 경우, 미개척지인 만큼 지지층 구축을 선점할 수 있다는 점, 표현 영역이 넓다는 점이 강점이다. 다만 그만큼 ‘표의 확장성’ 면에서는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문형남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웹발전연구소 대표)는 “우리나라는 IT기술과 관련해 체험이 굉장히 빠른 습성이 있다”며 “미국의 사례가 생긴 만큼 이후 진행 상황에 따라 우리나라에서도 새로운 소셜앱의 등장이 있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반면 한 정치권 관계자는 “팔러라는 앱에 대해 아직 들어보지 못했다. 나는 페북으로 지속 소통 중”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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