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영화촬영 10년 “생각도 못한 아이디어 구현”
이호재 기자
입력 2020-11-11 03:00 수정 2020-11-11 03:42
SW 발달로 촬영장 빠르게 변화
지난달 5일 유튜브로 공개된 영화 ‘하트어택’ 메이킹 필름에는 이처럼 스마트폰으로 영화를 촬영하는 과정이 담겨 있다. 삼성전자가 새 스마트폰을 홍보할 목적으로 만들었지만 스마트폰이 다양하게 쓰이는 영화 촬영 현장을 생생히 엿볼 수 있다. 이 영화를 연출한 이충현 감독은 “큰 카메라나 장비로 담을 수 없는 앵글이나 움직임을 스마트폰으로 담을 수 있게 돼 예전에는 생각할 수 없었던 아이디어들이 떠올랐다”고 했다.
‘스마트폰 영화’가 달라지고 있다. 2010년 아이폰4로 촬영한 첫 스마트폰 영화 ‘애플 오브 마이 아이’가 등장할 때만 해도 혁신의 가능성을 점치는 정도였고, 실제 변화는 크지 않았다. 2011년 박찬욱 감독이 아이폰4로 촬영한 영화 ‘파란만장’으로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최우수단편상을 수상했지만 영화계에선 ‘연습용’으로 취급했다. 하지만 최근 스마트폰의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발달하면서 전기를 맞고 있다.
가장 두드러지는 건 ‘소프트웨어’의 발달이다. 최근 스마트폰은 촬영 당시 자동 보정 기능이 웬만한 카메라 못지않게 뛰어나다. 역광일 때는 밝기를 낮추고, 배우의 피부 톤도 주변 환경과 어울리게 조정해 매끈한 영상을 찍는다. 덕분에 영화 후보정 작업이 편해졌다. 특히 로맨스물처럼 배우 얼굴을 클로즈업해 촬영해야 하는 경우에는 더욱 중요하다. 하트어택의 김상일 촬영감독은 “같은 장면을 영화 촬영 카메라와 스마트폰으로 찍어 비교해 보면 스마트폰이 더 예쁘게 찍힌다”며 “촬영 후 배우 얼굴을 보정하는 걸 영화계에선 ‘닦는다’라고 표현하는데 닦는 데 드는 시간과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고 했다.
조명과 음향의 ‘하드웨어’도 탁월하게 개선됐다. 초기에는 촬영은 스마트폰으로 해도 조명과 음향장비는 별도로 준비해야 해 제작비가 일반 상업영화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반면 최근 출시된 스마트폰은 화질뿐 아니라 녹음 음질과 조명 효과에서 뛰어난 성능을 보이고 있다. 일반 카메라는 1대에 3, 4명의 보조 인력이 붙어야 하는데 스마트폰은 카메라 감독 1명만 있어도 될 정도다.
‘이야기’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지난달 19일 공개된 영화 ‘언택트’에선 남자 배우가 TV를 통해 브이로그를 찍는 여자 배우의 모습을 지켜보는데, 이 브이로그 장면은 모두 스마트폰 셀카로 촬영됐다. 자신의 모습을 스스로 찍는 스마트폰의 앵글이 서사 진행에도 영향을 미친 것이다.
이 같은 장점 덕에 저예산 영화를 중심으로 스마트폰 촬영이 급속히 늘고 있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스마트폰 영화 촬영 강의가 생기고, 지방자치단체가 지역 홍보를 위해 스마트폰 영화제를 개최한다. 한 영화 제작사 관계자는 “스마트폰은 가볍고 이동이 편하며 값이 싸기 때문에 여러 대를 구입해 다양한 앵글을 찍을 수 있다”며 “코로나19로 TV나 스마트폰으로 영화를 시청하는 이들이 늘어 압도적인 화질과 음향이 덜 중요해진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했다.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영화 ‘하트어택’ 제작진이 최신형 스마트폰을 농구공에 고정해 색다른 앵글로 촬영했다(윗줄 사진). 배우 김고은은 영화 ‘언택트’에서 브이로그를 하는 배역을 위해 스마트폰을 직접 들고 연기했다(가운데 사진). 스마트폰은 가벼워서 스케이트보드에 장착해 촬영하기도 한다(아래 사진). 삼성전자 제공
영화 스태프가 주황색 농구공을 들고 등장한다. 그런데 농구공에 최신형 스마트폰이 노란색 테이프로 단단히 고정돼 있다. 이어 등장한 남자 배우가 농구공을 건네받는다. 잠깐 고민하던 남자 배우는 하늘 위로 농구공을 던진다. 스마트폰이 깨지지는 않을까.지난달 5일 유튜브로 공개된 영화 ‘하트어택’ 메이킹 필름에는 이처럼 스마트폰으로 영화를 촬영하는 과정이 담겨 있다. 삼성전자가 새 스마트폰을 홍보할 목적으로 만들었지만 스마트폰이 다양하게 쓰이는 영화 촬영 현장을 생생히 엿볼 수 있다. 이 영화를 연출한 이충현 감독은 “큰 카메라나 장비로 담을 수 없는 앵글이나 움직임을 스마트폰으로 담을 수 있게 돼 예전에는 생각할 수 없었던 아이디어들이 떠올랐다”고 했다.
‘스마트폰 영화’가 달라지고 있다. 2010년 아이폰4로 촬영한 첫 스마트폰 영화 ‘애플 오브 마이 아이’가 등장할 때만 해도 혁신의 가능성을 점치는 정도였고, 실제 변화는 크지 않았다. 2011년 박찬욱 감독이 아이폰4로 촬영한 영화 ‘파란만장’으로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최우수단편상을 수상했지만 영화계에선 ‘연습용’으로 취급했다. 하지만 최근 스마트폰의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발달하면서 전기를 맞고 있다.
가장 두드러지는 건 ‘소프트웨어’의 발달이다. 최근 스마트폰은 촬영 당시 자동 보정 기능이 웬만한 카메라 못지않게 뛰어나다. 역광일 때는 밝기를 낮추고, 배우의 피부 톤도 주변 환경과 어울리게 조정해 매끈한 영상을 찍는다. 덕분에 영화 후보정 작업이 편해졌다. 특히 로맨스물처럼 배우 얼굴을 클로즈업해 촬영해야 하는 경우에는 더욱 중요하다. 하트어택의 김상일 촬영감독은 “같은 장면을 영화 촬영 카메라와 스마트폰으로 찍어 비교해 보면 스마트폰이 더 예쁘게 찍힌다”며 “촬영 후 배우 얼굴을 보정하는 걸 영화계에선 ‘닦는다’라고 표현하는데 닦는 데 드는 시간과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고 했다.
조명과 음향의 ‘하드웨어’도 탁월하게 개선됐다. 초기에는 촬영은 스마트폰으로 해도 조명과 음향장비는 별도로 준비해야 해 제작비가 일반 상업영화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반면 최근 출시된 스마트폰은 화질뿐 아니라 녹음 음질과 조명 효과에서 뛰어난 성능을 보이고 있다. 일반 카메라는 1대에 3, 4명의 보조 인력이 붙어야 하는데 스마트폰은 카메라 감독 1명만 있어도 될 정도다.
‘이야기’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지난달 19일 공개된 영화 ‘언택트’에선 남자 배우가 TV를 통해 브이로그를 찍는 여자 배우의 모습을 지켜보는데, 이 브이로그 장면은 모두 스마트폰 셀카로 촬영됐다. 자신의 모습을 스스로 찍는 스마트폰의 앵글이 서사 진행에도 영향을 미친 것이다.
이 같은 장점 덕에 저예산 영화를 중심으로 스마트폰 촬영이 급속히 늘고 있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스마트폰 영화 촬영 강의가 생기고, 지방자치단체가 지역 홍보를 위해 스마트폰 영화제를 개최한다. 한 영화 제작사 관계자는 “스마트폰은 가볍고 이동이 편하며 값이 싸기 때문에 여러 대를 구입해 다양한 앵글을 찍을 수 있다”며 “코로나19로 TV나 스마트폰으로 영화를 시청하는 이들이 늘어 압도적인 화질과 음향이 덜 중요해진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했다.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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