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한 의사·기자의 따뜻한 의료기기 이야기]24시간 심전도 측정하는 반지 ‘카트-원’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입력 2020-11-11 03:00 수정 2020-11-11 0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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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 몸의 건강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웨어러블(옷처럼 입거나 몸에 착용하는) 의료기기가 속속 개발되고 있다. 특히 심전도를 측정할 수 있는 손목시계 형태가 많다. 의사와 멀리 떨어져 있어도 환자의 심장 이상 유무를 알 수 있는 스마트워치가 대표적이다. 올 상반기에는 심전도를 측정할 수 있는 반지 형태의 기기도 등장했다.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 시판허가와 유럽 의료기기 품목허가를 받은 ‘카트-원’이다.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는 카트-원의 개발사 ‘스카이랩스’의 이병환 대표(사진)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반지로 심장 기능을 측정하는 원리가 궁금하다.


“반지 안쪽을 보면 광센서(PPG)가 있다. 광센서로부터 나온 빛을 손가락에 있는 혈관에 투과시켜 혈류 흐름에 해당하는 신호를 광센서로 수신한다. 이때 수집된 혈류의 신호는 심장의 움직임으로 인한 결과를 반영하기 때문에 심장을 모니터링하기 위한 용도로 사용된다. 따라서 손가락에 착용하고 있기만 해도 365일 24시간 연속 측정이 가능하다. 측정된 자료는 자동으로 저장돼 일상생활에서 심장의 리듬을 모니터링하고 이상을 감지하는 데 유용하다.”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부정맥도 측정할 수 있나.

“돌연사의 중요한 원인으로 알려진 심방세동 측정이 가능하다. 서울대병원과 진행한 임상 연구 결과 카트-원의 심방세동 탐지 정확도는 99%에 달했다. 또 심전도(ECG) 측정도 가능해 원할 때마다 반지에 손가락을 터치하는 방식으로 측정할 수 있다.”

―카트-원의 장점은….

“심장질환은 진단이 어려워 환자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기존 심전도 기기 대부분은 장비가 크고 복잡하며 데이터 분석을 위한 진단자가 필요해 내원이 요구된다. 홀터심전도와 패치형 모두 무겁거나 잘 떨어져 착용 기간은 24시간에서 최대 2주 정도로 짧다. 카트-원은 반지 형태라 가볍고, 데이터 수집도 환자가 신경쓰지 않아도 자동으로 저장될 뿐만 아니라 분석 기능도 제공하고 있다.”

―의사와 환자가 어떻게 활용할 수 있나.

“심장 리듬을 측정한 데이터를 의사에게 원격으로 보내고 이상 증상에 대해서 진료 안내를 받을 수도 있다. 의사는 전용 웹서비스를 통해 환자들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또 특정 환자의 세부 데이터 확인을 통해 진료 안내를 결정하거나 진단 및 시술, 처방에 참고할 수 있다.”

―심장 모니터링 분야의 웨어러블 의료기기 개발이 활발한 것 같다.

“고령화로 인한 만성질환 관리의 필요성이 크게 대두되면서 디지털 헬스케어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졌다. 이에 더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비대면 진료 및 치료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우리 인체에서 가장 중요한 심장, 그리고 심장과 관련된 대표적인 만성질환이자 진단율이 낮은 부정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된다.”

―앞으로 스카이랩스의 계획은….

“스카이랩스는 특정 질환을 목표로 의료기기를 만드는 의료기기 제조사가 아니다. 스카이랩스는 병원 밖의 만성질환 환자들의 예방, 치료와 관리를 가능하게 하는 서비스와 플랫폼을 제공하는 회사다. 향후 부정맥 외 고혈압, 심부전과 같은 심장질환 및 호흡기질환 등 다른 질병 관리 기기로 기능을 확장할 계획이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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