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이면 더 좋겠지만…美대선 누가 당선돼도 전기차 ‘활짝’

서형석기자 , 변종국기자

입력 2020-11-05 17:18 수정 2020-11-05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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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전 양상인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에 대해 내년 본격적인 전기차 시대를 앞둔 완성차업계가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보다 전기차 산업에 더욱 적극적이지만, 누가 당선돼도 전기차 대전환에는 속도가 붙을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특히 승기를 잡았다고 확신한 바이든 후보는 4일(현지시간) “오늘, 트럼프 행정부는 공식적으로 파리기후협약을 탈퇴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정확히 77일 안에 복귀할 것”이라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파리기후협약에 따라 탄소배출량을 줄이기 위해서는 전기차 보급이 필수적이라 각종 지원책이 쏟아질 것으로 자동차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바이든 후보는 공약에서 전기차, 신재생에너지에 약 2조 달러(약 2258조 원)를 쏟아 붓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예산은 미국 연방정부 관용차량을 전기차로 전환하고, 미국 전역에 전기차 충전소 50만 곳을 설치하는 등에 쓰일 전망이다. 전기차를 구매하는 소비자에 대한 세제혜택과 가격할인까지 기대할 수 있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일찍이 전기차 시장을 개척한 테슬라가 큰 수혜업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미처 준비를 못한 내연기관차 중심 기업은 예상보다 빠르게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선 전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후보의 우세가 점쳐지자 테슬라 주가는 지난달 30일 379.11달러에서 이달 4일 420.98달러로 약 11% 상승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해도 전기차 시장에 나쁠 것은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화석연료를 이용한 에너지 생산에 중점을 두고 있다. 다만 미국 내 일자리 확대를 중시한다는 점에서 신산업의 미국 내 투자를 우대하고 있다. 트럼프 정부의 환영을 받으며 지난해 말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조지아주에 전기차 배터리공장을 짓기 시작했고, 올해에는 LG화학과 제너럴모터스(GM)가 미국서 합작사를 설립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2016년 약 16만대였던 미국 전기차 판매량은 지난해 약 32만7000대로 불어난 상태다.

완성차업계는 사실상 테슬라의 독무대였던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 내년부터 본격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피아트크라이슬러(FCA) 등 미국 업체들은 수조 원을 들여 자국 내 완성차공장을 전기차공장으로 바꾸는데 착수했고, 독일 폭스바겐그룹과 일본 도요타, 한국 현대차그룹도 경쟁력 있는 새 전기차 모델을 준비 중이다. 테슬라 역시 기존 세단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이어 픽업트럭, 고성능차 등으로 판매차종을 늘릴 계획이다.

전기차와 연관한 배터리, 5세대(5G) 이동통신도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되는 분야다. 전기차가 대중화 될수록 한국이 주도권을 쥐고 있는 배터리에 대한 수요도 급증하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가 5G망 투자를 지원하는 가운데 자동차가 통신망에 연결된 ‘커넥티드카’의 확산도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 모두 미국 내 고용과 생산을 중시하고 있어 주요 자동차 업체들에 대한 미국 내 투자 압박은 커질 수 있다.

정민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전기차에 대한 다양한 지원책을 예고한 바이든 후보 당선되면 국내 업체들에 사업기회가 많아질 것”이라며 “기술력 향상을 통한 경쟁우위요소 선점 노력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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