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망 사용료’ 공방…“책임 전가” vs “이율배반”

뉴시스

입력 2020-10-30 11:51 수정 2020-10-30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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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채무 부존재 소송 제기
"전송료 지급하면 품질 떨어진다"
SKB "전송 필요하면 대가 내야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 넷플릭스가 국내 통신사 SK브로드밴드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망 사용료 부과의 적절성을 두고 공방이 벌어졌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0부(부장판사 김형석)는 30일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 유한회사 등이 SK브로드밴드 주식회사를 상대로 낸 채무 부존재 확인 소송 첫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넷플릭스는 OTT를 제공하며 화질별로 차등화된 요금을 받고 있다. 화질을 높일 경우 통신망의 트래픽 소모가 커져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가 트래픽 관리에 대한 공동 관리 의무가 있다며 망 사용료를 내야 한다는 입장을 펼쳤다.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방송통신위원회에 ‘재정신청’을 냈고, 이에 넷플릭스는 이 사건 소송을 제기했다. SK브로드밴드의 재정신청은 소송이 제기되며 중단된 상태다.

이날 넷플릭스 측 대리인은 “ 넷플릭스는 콘텐츠 사업자로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고, 전 세계 ISP와 연결해 인터넷에 콘텐츠를 제공한다”며 “망 이용 대가를 넷플릭스가 지급해야 한다는 주장은 자신의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입자가 요청한 콘텐츠를 전송시키는 것은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인 SK브로드밴드가 당연히 부담해야 하는 업무”라면서 “인터넷 기본원칙은 접속료는 지급하되 전송료는 지급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어느 국가에서도 정부나 법원이 전송료 지급을 강제하는 경우는 없다”며 “전송료 지급을 강제하는 것은 우리 정부가 취하는 망 중립성 원칙 위반이고, 전송료 추가 부담으로 품질이 떨어지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SK브로드밴드 측 대리인은 “망 품질을 위한 것을 모두 국내 ISP에 전가하는 것은 이율배반적 태도”라며 “ISP로서는 이용자로부터 이용료를 받고 콘텐츠 사업자에 망 사용료를 받는 게 당연하다”고 반박했다.

또 “기본적으로 넷플릭스가 말하는 건 인터넷 시장 초기에서 타당하다”면서 “인터넷 기본원칙이라는 건 존재하지도 않고, 정확한 주장이 아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망 중립성은 콘텐츠 내용이 이용자에 따라 차별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지, 망 이용 대가를 받지 말라는 게 아니다”며 “넷플릭스는 서비스 제공을 위해 데이터 전송이 필요한 경우 망 이용 대가를 납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사건 2차 변론기일은 내년 1월15일에 오전 11시20분에 다시 진행될 예정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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