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 전문건설기업]종합-전문건설업 동반성장 위해 정책 개선 절실… “각 분야 존중하는 방향 바람직”

조선희 기자

입력 2020-10-29 03:00 수정 2020-10-29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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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림원
종합건설업으로 치우친 생산체계
불공정거래-불법 하도급 문제 발생


유상록 대표

“종합건설업과 전문건설업이 서로의 장점을 보완해 공정한 동반성장하려면 합리적인 정책 개선이 필요합니다. 지금은 건설산업의 생산체계 개편에만 치중하다 보니 결국 기술력과 시공 능력 개발에 주력해온 전문 건설업은 회사의 존폐가 달린 어려운 현실에 직면해 있습니다.”

㈜동림원 유상록 대표는 한국 건설업이 발전하기 위한 제도적 정책적 지원을 고민할 때라며 이와 같이 말했다. 그동안 종합건설업은 조직력과 자본력을 앞세워 대형 건설공사를 수주하고 분야별 공정별로 기술력과 시공 능력이 우수한 전문건설업이 시공을 맡았는데 이제는 종합건설업으로 우위가 넘어가서 한쪽만 비대해지고 고른 발전이 이뤄지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종합건설업 중심 생산체계가 확대되면서 불공정거래와 불법 하도급 다단계 생산체계로 생산성이 경직되고 생산성도 떨어지는 문제는 다수 언론 보도 등을 통해 널리 알려진 상황이다. 업계나 정부 또한 공통적으로 문제를 인식하고 있지만 변화가 쉽게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를 두고 유 대표는 “건설공사의 발주처가 주계약자 공동 도급 방식, 전문건설과의 컨소시엄, 시공 능력 평가 등 복잡한 입찰 절차의 방식보다는 간단한 종합건설 발주를 선호하기 때문”이라며 “결국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고 전문건설 영역 보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근 종합·전문건설업 간 업역 규제를 폐지하는 건설산업기본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서 통과돼 시행을 앞두고 있지만 현실과는 동떨어진 내용이 포함된 점은 우려를 낳는다. 대표적으로 종합건설과 전문건설로 구분돼 있던 입찰 칸막이를 없앴지만 현실은 업종마다 특성을 반영하지 못하는 문제도 빚어지고 입찰 참여의 문은 열었지만 현실은 참여가 쉽지만은 않다고 설명한다.

특히 앞으로 수급자가 직접 시공을 원칙으로 하는 것에 대해서는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게 다수 전문 건설인들의 입장이다. 건설공사를 수주한 회사가 직접 시공을 하게 되면 하도급만을 주력으로 시공 능력과 기술 개발을 수십 년간 유지해온 전문건설업은 설자리가 없어질 수밖에 없어서다.

다시 말해 지금의 개정안은 종합건설과 전문건설업의 동반성장이 아닌 각각의 취약점만 더 두드러지게 한다는 입장이다. 유 대표는 공사를 수주한 전문건설 업체도 주력 분야가 아닌 공정은 해당 주력 분야인 전문건설 업체에 하도급해서 생산성을 높이도록 건설 산업 기본법과 시행령을 개정하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아울러 유 대표는 “업역 규제로 인한 시장 칸막이 제거는 종합건설업에 유리하게 개편된 결과를 가져와 전문건설업계는 존폐위기에 직면하게 됐다”며 “20여 개 되는 전문건설업종을 10개 내외로 통폐합해 복합공사 시장에 진출하도록 대업종화한다는 생산체계 개편은 탁상행정의 그럴듯한 명분이지만 시장에서 작동하기는 힘들다”고 전했다.

전문건설업체가 대업종화를 위해 준비를 하는 것 보다는 차라리 종합건설업을 창업하는 게 쉽고 낫다는 게 전문건설업계 경영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결국 시간이 갈수록 전문건설업계는 잠식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형 건설업체가 수많은 건설산업의 공정들에 대하여 기술을 개발하는 데는 한계가 있는 것에 반해 전문건설업은 수십 년을 한 분야에 종사하며 신기술을 개발하고 품질 좋은 시공 능력을 보유했기 때문이다. 반면 전문 건설업은 자본력과 조직력이 약해 대형 건설사들과의 입찰 경쟁에서 취약하다.

이와 관련해 유 대표는 “건설 산업의 많은 공정에 우수한 시공 능력을 보유한 업체들을 유지시키며 발전시키는 방법은 무엇인지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건설 산업의 각 공정별 융복합 신기술력 개발과 4차 산업기술 개발을 위해 전문건설업을 활성화시킬 방법이 현재의 생산체계 개편뿐인지 좀 더 냉정히 검토하고 해법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그는 전문건설업의 시공 능력 평가와 적격 심사에서 한 부분을 차지하는 자본금 문제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기업의 자본금은 부채가 100% 또는 1000% 가까이 돼도 건실한 업체로 평가받는데 건설업만큼은 자본금을 항상 유지해야 한다는 것은 상법에도 없는 비합리적인 제도라고 꼬집었다.

유 대표가 이처럼 전문건설업을 대표해서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 건 그가 다양한 현장 경험을 가진 전문건설업 분야 대표 베테랑 중 한 명이기 때문이다. 유 대표는 대한 전문건설협회 해외협력위원장, 대한 전문건설협회 경기도회 건설정책 추진 위원장을 맡기도 했으며 토목 기술, 조경기술 자격증도 보유하고 있어 전문건설업의 실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국토교통부 장관 표창 2회 수상 경력도 보유한 유 대표는 전문건설업은 국내 산업 발전을 위하여 국토의 실핏줄 같은 인프라 건설을 위해 모든 역량을 쏟아부어 오늘날의 한국을 건설한 주체라고 강조해왔다.

한편 그는 전문건설협회와 전문건설 업체들에게도 쓴소리를 던졌다. 지금까지 정부의 시공 능력 평가 업무를 위탁받아 연간 수백억 원 회비로 운영됐음에도 회원들의 업역과 권익을 보호하지 못하는 점이 안타깝다고 밝혔다.

협회는 전문건설업의 미래와 세계적인 건설 기술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동반성장을 위한 지원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연세대 공학대학원 졸업하며 건설업의 동반성장을 위한 논문을 썼고 해외 건설 현장에서 2년 정도 일하다가 돌아와서 창업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미국 최대 건설사 벡텔의 회사 이념처럼 ‘매사에 크고 넓게 생각하자’는 마인드로 건설업계에 35년간 몸담고 있다. 직원들에게도 매사에 최선을 다하자고 당부하는 그는 견실하게 회사를 성장시켜 세계적인 기업으로 공개하는 것이 목표라고도 밝혔다.

조선희 기자 hee31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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