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보]이건희 회장 영결식 마쳐…가족·임직원 등 마지막 배웅 속 영면

곽도영 기자 , 김현수 기자

입력 2020-10-28 10:52 수정 2020-10-28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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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별세한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영결식이 28일 오전 7시 20분부터 엄수됐다.

영결식은 오전 7시 반경 부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김재열 삼성경제연구소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삼성서울병원 암센터 지하 강당에서 비공개로 진행됐다.

영결식은 이수빈 삼성 상임고문(회장)의 약력보고에 이어 고인의 50년 지기인 김필규 전 KPK통상 회장이 추도사를 통해 고인과의 추억을 나누고, 참석자들의 헌화 순서로 진행했다.

이수빈 회장은 약력보고를 하면서 “1974년 한국반도체를 인수해 반도체산업의 초석을 다지고 신경영을 통해 삼성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켰다”고 말을 이어가다 “영면에 드셨다”는 부분에서는 목이 멘 듯 한동안 말을 잊지 못했다.

김 전 회장은 “‘승어부’라는 말이 있다. 아버지를 능가한다는 말로, 이것이야말로 효도의 첫걸음이라는 것이다. 나는 세계 곳곳을 돌아다녔지만 이건희 회장보다 ‘승어부’한 인물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창업자인 부친을 훨씬 뛰어넘는 부를 이뤘다는 것이다.

김 전 회장은 또 이 회장이 도쿄 유학시절 지냈던 2층 방이 전축, 라디오, TV로 가득했을 뿐 아니라 이 회장이 이를 모두 분해해 재조립하고 있었다고 회고했다. 김 회장은 이어 “부친의 어깨 너머로 배운 이건희 회장이 부친을 능가하는 업적을 이루었듯이 이건희 회장의 어깨 너머로 배운 이재용 부회장은 새로운 역사를 쓰며 삼성을 더욱 탄탄하게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추모영상에서는 1987년 12월 삼성 회장 취임 이후 2014년 쓰러지기까지 변화와 도전을 통해 삼성을 글로벌 기업으로 키운 경영인 이건희, 사물의 본질 탐구에 몰두하는 소년 이건희, 스포츠 외교와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대한민국에 기여한 이건희 등 이 회장의 다양한 면면을 조망했다.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영결식이 28일 오전 삼성서울병원 암병원 강당에서 비공개로 열린 가운데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등 유족들이 참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영결식은 약 50분가량 진행돼 8시 20분경 종료됐다. 영결식을 마친 이재용 부회장과 홍라희 전 관장, 이부진 사장, 이서현 이사장, 김재열 사장 순으로 미니버스에 탑승해 장례식장으로 이동했다. 이 부회장은 수척한 얼굴로 정면을 보며 걸어 나왔고, 홍라희 전 관장과 이부진 사장, 이서현 이사장은 고개를 숙인 채 나왔다. 이부진 사장은 감정이 복받친 듯 고개를 숙이고 오른손으로 마스크 쓴 입을 막기도 했다.

30분 뒤인 8시 50분경 지하주차장을 통해 운구차가 나갔다. 아무 장식이 없는 검정 리무진이 빠져나가는 동안 병원 관계자들과 삼성 관계자들이 예를 표했다.
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발인식이 2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가운데 운구차가 장례식장을 빠져나오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운구차는 이건희 회장이 거주하던 용산구 한남동 자택과 이태원동 승지원(承志園), 리움미술관 등을 들른 뒤 이건희 회장이 사재를 털어 일군 화성 및 기흥 반도체 사업장에서 임직원들과 작별의 정을 나눈다. 화성·기흥 사업장은 이건희 회장이 1984년 기흥 삼성반도체통신 VLSI공장 준공식을 시작으로 4번의 행사에 참석할 정도로 애착이 깊던 곳이다. 이후 장지인 경기 수원시 가족 선영에서 영면에 든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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