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세콤 창업자 “한국 경제발전에 대단한 공헌”

도쿄=박형준 특파원 , 도쿄=김범석 특파원

입력 2020-10-28 03:00 수정 2020-10-28 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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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삼성회장 타계]이건희, 일본재계 인맥 두터워
일본 언론에 공개 추모글 잇따라… 니혼게이자이는 ‘삼성미래’ 시리즈


“오랜 기간에 걸쳐 한국 경제 발전에 대단한 공헌을 했다.”

일본의 경비보안업체인 세콤 창업자 이다 마코토(飯田亮) 최고고문은 26일 니혼게이자이신문 인터뷰에서 별세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이처럼 추모했다. 세콤은 에스원의 최대 주주로 1980년부터 삼성그룹과 협력해 왔다.

강제징용 배상 문제로 한일 관계가 여전히 악화돼 있지만 일본 기업인들은 이 회장의 별세를 잇달아 추모하고 있다. 이 회장은 초등학교 5학년 때 일본으로 유학 갔고, 와세다대 경제학부를 졸업하며 일찍부터 일본과 인연을 맺었다. 이 회장은 ‘배워야 하지만 이겨야 하는 게 일본’이라는 신념을 갖고 있었다.

미타라이 후지오(御手洗富士夫) 캐논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26일 “이 회장은 세계에서 한국 산업계의 위치를 크게 향상시켰다. 1990년대 후반부터 ‘선택과 집중’을 추진해 반도체 등 성장 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실행했다”며 추모의 글을 일본 언론에 배포했다. 일본 경제단체연합회 회장을 지냈던 그는 이 회장과 30년 이상 교류해 왔다.

이 회장의 일본 인맥은 ‘이건희와 일본 친구들(LJF)’이라는 모임으로도 알려져 있다. LJF는 교세라, 무라타제작소, TDK 등 일본을 대표하는 9개 전자부품회사 사장 모임이다. 이 회장은 일본 인맥을 이재용 부회장에게 물려줬다. 2010년 미타라이 회장, 사카키바라 사다유키(신原定征) 도레이 회장 등을 삼성의 영빈관인 승지원으로 초대했을 때 이 부회장도 동석하는 형태였다.

지난해 7월 일본의 수출 규제로 한일 관계가 최악의 상황을 맞으면서 정부 간 대화가 끊겼지만 이 부회장은 부친의 인맥을 바탕으로 지난해 하반기 두 차례 일본을 방문하며 재계 인사들을 두루 만났다.

일본 언론들은 이 회장이 별세한 25일 인터넷 속보를 쏟아낸 것에서 시작해 27일까지도 관련 보도를 이어가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날 삼성전자의 미래에 대한 기획 시리즈를 시작하며 “이 회장 서거로 장남인 이 부회장이 명실상부한 거대 재벌의 톱이 된다”며 “이재용 체제에서는 탈(脫)톱다운, 창업가 이외의 인재들에게 권한 분산 등이 진행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도쿄=박형준 lovesong@donga.com·김범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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