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사업 이끄는 오창규 대표 “토털헬스케어 서비스가 장기적 목표”

홍석호 기자

입력 2020-10-28 03:00 수정 2020-10-28 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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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년 의류사업서 바이오기업 변신 나선 국동 대표 2人 인터뷰

≪54년 전통의 국내 의류제조기업 국동이 올해 바이오 사업에 진출한다. 동시에 인도네시아에 147억 원 규모의 설비 투자를 하고 나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많은 의류·섬유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국동은 방호복과 마스크 수출이라는 신시장을 개척해 상황 반전에 성공했다. 집토끼와 산토끼를 동시에 잡으려는 국동의 두 대표를 20일 만나 그동안의 성과와 비전에 대해 들어보았다.≫


50년 넘게 의류사업을 주력으로 해온 국동이 올해 바이오사업을 시작했다. 바이오 사업 진출을 위해 약 250억 원을 조달했다. 바이오가 미래에 유망한 시장이 되리라는 것은 모두 인정하지만 섣불리 뛰어들기에는 벽이 높다.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도 성공 가능성은 낮은 대표적인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High Risk High Return)’ 시장이기 때문이다.

국동의 바이오사업을 새롭게 이끄는 오창규 대표(53·사진)는 기술과 비전 등에서 확신을 갖고 있었다. 올 3월 국동에 합류한 그는 녹십자, 마크로젠 등을 거쳐 2009∼2010년 툴젠 대표를 지낸 바이오 전문가다. 영업에서부터 연구, 최고경영자(CEO) 등을 두루 거쳤다. 국동은 4월 오 대표가 대표를 맡고 있는 항체신약 개발 업체 휴맵에 10억 원을 투자했다. 오 대표는 “국동의 공동대표를 맡아 휴맵, 쎌트로이 등 바이오 기업의 기술과 국동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바이오 시장에 도전한다”고 말했다.

우선 목표로 삼은 시장은 항체의약품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분야다. 오 대표는 “이미 많은 경쟁자가 있는 시장이지만 형질전환 마우스를 통해 경쟁력을 갖추려고 한다”고 말했다. 바이오 항체의약품의 경우 초기에는 효과가 좋지만 몸에 익숙해지면 약효가 떨어진다. 휴맵은 쥐에서 만든 항체의 유전자를 인간의 유전자로 바꿔 효력이 더 오래 갈 수 있도록 만드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 같은 형질전환 마우스 플랫폼을 개발해 상용화에 성공한 기업은 전 세계에 암젠, 비엠에스, 리제네론 3개사뿐이다. 휴맵은 최근 미국에 관련 특허를 신속심사로 출원했다.

또 바이오업체 쎌트로이가 독자적으로 갖고 있는 세포투과성 펩타이드 기술을 더해 항체신약 개발도 목표로 하고 있다. 국동, 휴맵, 쎌트로이는 지난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및 황반변성 치료제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 및 임상개발 협약을 맺었다.

오 대표는 “장기적으로는 치료제뿐만 아니라 면역 관련 질환을 진단, 예방하는 토털헬스케어 서비스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동이 이 같은 새로운 도전을 하는 데는 본연의 전통 의류사업이 큰 힘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오 대표는 “국동은 의류사업이 가진 기반이 탄탄하다. 이 때문에 매출을 내면서 주력사업을 바이오로 바꿔갈 수 있다”며 “기존 섬유 사업과 신규 바이오 사업을 잘 조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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