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Case Study:]에듀테크 ‘24시간 영어회화 앱 튜터링’ 급성장 비결

배미정 기자

입력 2020-10-28 03:00 수정 2020-10-2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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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싸고 질좋은 온라인 회화… 수강생들 ‘엄지척’

튜터링은 전 세계 전문 튜터와 수강생을 연결해 영어 과외를 모바일로 제공하는 서비스다. 아래 사진은 10 대 1이 넘는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글로벌 튜터들이 2019년 6월 필리핀에서 열린 콘퍼런스에 참석한 모습. 튜터링 제공
코로나19를 계기로 비대면 교육 환경이 확대되면서 시공간의 제약 없이 온라인에서 일대일 맞춤형으로 진행하는 교육 서비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 대표적인 선두 주자가 바로 24시간 외국인 영어 회화 앱 ‘튜터링’이다. 튜터링은 모바일 통신 기술을 활용해 수강생의 가격 부담은 줄이고 교사의 보상은 높이는 방식으로 수요자와 공급자 모두를 만족시키는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했다. 그래서 영어 교육 방식 중에서도 가장 학습 효과가 탁월한 일대일 외국인 영어 회화 과외를 온라인에서 훨씬 편리하게, 오프라인보다 더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데 성공했다. 창업 4년 만에 튜터링이 앞서가는 교육 플랫폼 서비스로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DBR(동아비즈니스리뷰) 2020년 9월 2호(305호)에 실린 케이스스터디 기사를 요약해 소개한다.

○ 창업자의 공감대가 서비스를 혁신

튜터링은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에서 모바일 서비스 기획과 UX디자인 업무를 담당했던 김미희 대표 본인의 고충에서 출발한 아이디어였다. 당시 해외 매니저들과 대화할 때마다 ‘영어 울렁증’에 시달렸던 김 대표는 영어 과외, 전화 영어, 화상 영어 등 안 해본 게 없었다. 일대일 과외는 너무 비싸고, 전화나 화상 영어는 바쁜 스케줄 때문에 펑크가 나기 일쑤였다. 수업 내용도 신변잡기식 수다로 흘러가 별 도움이 안 됐다. 실시간으로 어디서든 나에게 꼭 필요한 전문적인 영어 과외를 받을 수 없을까? 이런 깊은 고민이 튜터링 창업의 출발점이 됐다.

김 대표는 모바일 환경에서 사용자 관점으로 사고하는 데 익숙했다. 기존 전화 영어, 화상 영어의 가장 큰 약점이 무엇일까를 따져서 그것을 개선하는 데 집중했다. 원어민 영어 회화 수업의 가장 큰 어려움은 바로 ‘두려움’이다. 아무리 의지를 다져도 실제로 외국인 앞에서 입을 떼기는 쉽지 않다. 두려움이라는 심리적 장벽이 사라져야 비로소 학습이 시작될 수 있다. 그래서 튜터링은 최대한 사용자가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신경을 많이 썼다.

우선 외국인과의 연결은 언제든 빨라야 한다. 수강생이 무조건 30초 안에 본인이 선택한 튜터와 연결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또 어디서든 편안하게 외국인과 접속할 수 있어야 한다. 기존 화상 영어는 서로 적어도 상반신이라도 공개되다 보니 튜터와 수강생 모두 장소나 옷차림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는 불편함이 있었다. 그래서 튜터링은 화상 대신 콘텐츠 스트리밍에 기반한 음성 채팅 서비스를 기획했다. 자기 전에 침대 머리맡에서 잠옷을 입고도 외국인과 편하게 대화할 수 있는 학습 환경을 설계했다. 마지막으로 대화 내용은 무조건 재밌어야 한다. 그래야 꾸준히 공부하고 싶어질 것이다. 하지만 사람마다 재미를 느끼는 포인트는 제각기 다 다르다. 그래서 튜터링은 영화, 음악, 패션 등 다양한 취향을 반영한 토픽 카드를 마련했다. 모바일 화면으로 카드 교재를 튜터와 수강생이 같은 화면으로 공유하면서 대화를 나누는 방식이다.

○ 철저한 서비스 품질 관리

플랫폼 비즈니스의 핵심 성공 요인은 서비스 공급자와 수요자 풀을 적절한 규모로 확보한 뒤 양쪽을 모두 만족시킴으로써 장기적으로 양면 시장의 규모가 모두 커지는 선순환을 이루는 것이다. 튜터링은 우선 기존 콜센터 중심의 전화 영어 시스템을 실시간 통신기술(RTC)로 대체함으로써 초기 튜터를 확보하고 교육, 운영하는 데 드는 기본적인 고정 비용을 최소화했다. 기존의 전화 영어 비즈니스 모델은 필리핀 등 해외에 콜센터를 만들어 풀타임 튜터를 고용하는 식으로 진행해 부동산 임차료, 인건비, 관리 등의 고정비용이 만만찮았다. 하지만 튜터링은 RTC 기술로 개인 튜터와 수강생을 개인 대 개인으로 직접 연결함으로써 이런 비용을 대폭 줄였다. 그렇게 절감한 비용은 소비자에게는 수강료를 30%가량 덜 받고, 튜터에게는 30%가량 보상을 더 주는 방식으로 수업의 질을 높이는 데 투자했다.

플랫폼에 공급자와 수요자가 확보되더라도 비즈니스가 지속가능하려면 신규 유저의 증가뿐 아니라 기존 회원의 꾸준한 유입이 보장돼야 한다. 그러려면 교육 콘텐츠의 품질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 김 대표는 튜터 선발에 엄격한 기준을 적용했다. 튜터링의 정식 교사가 되려면 서류 전형, 일대일 인터뷰, 내부 교육은 물론 튜터링 직원이 미스터리 쇼퍼로 직접 고객 입장이 돼 튜터를 평가하는 과정까지 최소 5개 과정을 통과해야 한다. 이렇게 선발되는 튜터 경쟁률은 약 11 대 1에 달한다. 또 내부적으로 모든 강의를 모니터링하면서 철저한 품질 관리 절차를 거치고 있다.

○ AI 튜터로 휴먼 튜터의 한계 보조

하지만 회원들은 여전히 영어 공부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하루 20분 외국인과 대화하는 걸로는 원어민 수준으로 영어를 마스터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불만이었다. 온라인에서도 24시간 영어 회화에 노출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한 고민 끝에 나온 솔루션이 올해 출시된 ‘AI 튜터’이다. 학습자가 외국인 튜터와 대화하기 전에 먼저 AI 튜터와 예습해서 처음 입을 떼는 두려움을 없애고, 외국인 튜터와 대화해 실전 회화 능력을 키우고, 그 다음에 다시 AI 튜터와 복습해 수업을 마무리하는 방식이다. 흥미로운 점은 AI 튜터를 휴먼 튜터를 대체할 용도로 개발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교육 효과는 휴먼 튜터와의 일대일 상호작용이 가장 크기 때문에 AI 튜터가 휴먼 튜터의 보조적 역할을 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다. 김 대표는 “영어뿐 아니라 중국어에 이어, 최근에는 초등 서비스를 론칭했다”며 “초중등 교육으로 타깃 시장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배미정 기자 soya111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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