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맏형’ CJ대한통운 나서자…한진·롯데도 “분류지원인력 투입하겠다”

뉴스1

입력 2020-10-26 15:40 수정 2020-10-26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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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희 CJ대한통운 대표이사(오른쪽)가 22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에서 택배 노동자 사망 사건과 관련해 사과문 발표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2020.10.22/뉴스1 © News1

CJ대한통운, 한진에 이어 롯데택배도 택배기사 과로사 문제에 대한 재발방지책을 약속했다. 롯데택배는 분류지원인력 1000명을 투입하고, ‘물량 조절제’를 도입해 근무강도를 낮추기로 했다.

택배업계 1위 CJ대한통운이 대규모 분류지원인력 투입, 초과 물량 조절제 시행 등 파격적인 대책을 내놓으면서 업계 전체가 ‘기준’을 따라가듯 비슷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

26일 물류업계에 따르면 한진과 롯데글로벌로지스(롯데택배)는 이날 잇달아 ‘택배기사 과로사 방지 대책’을 내놨다. 롯데택배는 이날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이 ‘롯데택배의 불법적인 택배접수중단 규탄 기자회견’에 나서자 재발방지책을 발표했다.

롯데택배는 우선 분류지원인력 1000명을 단계적으로 투입한다. 사측은 “분류지원 작업을 위해 대리점 및 택배기사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분류지원인력을 각 집배센터별 작업특성과 상황에 따라 단계적으로 투입하겠다”고 설명했다.

분류작업과 함께 과로사의 원인으로 지목됐던 ‘초과물량’도 미세조정에 들어간다. 롯데택배는 전문 컨설팅 기관과 택배대리점 간 협의를 통해 택배기사가 하루 배송할 수 있는 적정량을 산출, 물량을 조절할 예정이다.

아울러 이듬해까지 각 대리점 계약조건에 ‘산업재해보험 가입’을 추가해 택배기사의 산재보험 가입률을 100% 달성하고, 연 1회 건강검진을 지원하기로 했다.

택배 터미널 투자 비용도 5000억원으로 확 늘린다. 롯데택배는“2017년부터 현재까지 누적 적자가 약 438억원임에도 불구하고, 약 5000억원을 투입해 인프라를 대폭 확대할 것”이라며 “오는 2022년까지 충북 진천에 첨단 물류터미널인 ‘중부권 메가허브’를 오픈해 작업시간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또 롯데택배는 전 집배센터에 ‘상하차 지원금’을 단계적으로 지원하고, ‘페널티 제도’를 폐지해 소속 택배기사의 물리적·심리적 부담을 덜기로 했다.

한진도 심야배송(오후 10시부터 익일 오전 6시까지)을 중단하고 분류지원인력 1000명을 투입하는 내용의 재발방지대책을 약속했다. 또 내년까지 500억원을 투자해 ‘터미널 자동화’ 속도를 높이고, 모든 택배기사에게 산재보험을 보장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당일 미배송된 택배는 이튿날 발송하는 방식으로 체계가 바뀐다. 또 주문이 몰리는 화요일, 수요일은 물량을 다른 날로 분산해 특정일에 근무강도가 편중되지 않고, 택배기사의 수입에도 영향을 주지 않도록 배려하기로 했다.

한진은 분류지원인력 투입 비용과 택비기사 건강검진 항목 비용을 전액 부담한다. 또 설날·추석 등 특수기에는 추가 인력과 차량을 적극 늘릴 예정이다.

한진과 롯데택배가 계속되는 택배기사의 사망에 대한 재발방지대책을 내놓은 것은 CJ대한통운의 사과 및 대책 발표 이후 나흘 만이다.

앞서 박근희 CJ대한통운 대표는 지난 22일 기자회견을 열어 “사망한 택배기사 유가족분들께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깊이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택배기사 및 택배종사자 보호 종합대책’을 통해 Δ분류지원인력 4000명 순차 투입 Δ100억원대 상생협력기금 마련 Δ택배기사 산재보험 가입률 100% 달성 Δ초과 물량제 도입 등 대책을 발표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택배산업의 흐름과 정책은 업계 1위인 대한통운이 사실상 좌우한다”며 “CJ대한통운이 내놓은 대책을 ‘기준’으로 업계 전체가 비슷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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