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정 상속세 10조’에 따른 삼성 계열사 주가 명암은?

뉴스1

입력 2020-10-26 10:38 수정 2020-10-26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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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25일 서울 일원동 서울삼성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78세. 1942년에 태어난 고인(故人)은 부친인 이병철 삼성창업주 별세 이후 1987년 삼성그룹 2대 회장에 올라 삼성그룹을 이끌었다. 이날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 사기가 바람에 휘날리고 있다. 2020.10.25/뉴스1 © News1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25일 별세하면서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물산 등 삼성 계열사 주가의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고 이 회장 지분 상속에 따른 이재용 부회장 체제 강화 및 상속재원 마련을 위한 지분 매각 혹은 배당 확대가 주가에 영향을 미칠 요소로 꼽힌다.

‘한국의 부호 1위’ 고 이 회장이 보유한 주식 재산은 18조원이 넘는다. 이재용 부회장 등 유족이 내야 할 상속세 규모는 10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증권가는 이재용 부회장 체제가 자리잡은 상황에서 고 이 회장의 별세가 삼성의 경영권 안정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적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있다.

상속 재원 마련을 위해 삼성전자, 삼성물산 등의 배당 강화가 기대된다는 점이 해당 계열사 주가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거론된다. 반면 경영권 안정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이 회장의 삼성생명 지분과 이재용 부회장 등 3남매의 삼성SDS 지분은 처분될 가능성 있어 해당 계열사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 회장이 보유한 상장 주식 가치는 지난 23일 종가 기준 총 18조2251억원 수준이다. 삼성전자 주식 2억4927만3200주(4.18%)의 지분 가치가 15조62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또 삼성생명 2조6198억원(20.76%), 삼성물산 5642억원(2.86%), 삼성전자우 330억원(0.08%), 삼성SDS 16억7342만원(0.01%) 등이다.

상속세는 사망 전후 2개월, 총 4개월의 종가 평균 평가액을 기준으로 산출된다. 향후 2개월의 주가 향방에 따라 평가액에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현행 상속세법령에 따라 이재용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이 지분 상속을 위해 내야 하는 상속세 규모는 평가 가치액의 60%가량인 10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이 세율은 평가액이 30억원 초과일 때 적용되는 최고세율 50%에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에 대한 20% 가산 등을 반영한 것이다.

증권가에선 막대한 상속세 부담을 덜기 위해 이재용 부회장 단독 상속보다는 3남매가 분할 상속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그렇다고 해도 상속세 마련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삼성전자, 삼성물산 등이 배당 정책 확대를 통해 3남매의 상속세 마련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삼성그룹 지배구조는 이재용 부회장→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진다. 그중에서 고 이 회장의 삼성생명 지분 20.76%는 처분해도 안정적인 경영권 행사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평가된다. 이재용 부회장이 최대주주인 삼성물산이 삼성생명 지분 19.34%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문화재단과 삼성공익재단의 삼성생명 지분도 각각 4.68%와 2.18%다.

이재용 부회장(9.2%), 이부진 사장(3.9%), 이서진 이사장(3.9%)의 삼성SDS 지분도 상속세 마련을 위해 매각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22.58%)와 삼성물산(17.08%)이 삼성SDS 지분 40%가량을 갖고 있어 3남매가 지분을 매각해도 경영권 행사에 문제가 없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어떻게 분할해서 상속하든 상속세를 당장 마련하는 것이 어렵게 됐기 때문에 배당수익 규모와 삼성그룹의 지배력 유지 측면에서 의미있는 삼성전자, 삼성물산을 제외한 삼성생명과 삼성SDS의 지분 처분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필요하다면 삼성전자보다는 상대적으로 지배력에 여유있는 삼성물산 지분 중 일부 처분도 가능하다”며 “상속이 시작되면 삼성전자의 배당정책이 지금보다 더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상속재원 확보를 위해 자사주 소각보다는 배당 위주로 갈 것으로 보인다”며 “주주친화배당정책을 강화해 배당을 확대하면 주가에는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2017년 3분기 확정 실적 발표 시에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간의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이번 3분기 확정 실적 발표 시점에서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할 가능성도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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