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민의 조업에 맞춤하는 안전장치의 모색

동아경제

입력 2020-10-23 14:19 수정 2020-10-23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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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수산 추천 스타트업] 영어조합법인 바다캉 유원기 대표


바다는 우리에게 끝없는 가능성을 열어주기도 하지만, 언제든지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다.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반도 국가이지만, 내륙중심의 생활을 하는 국민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생업에 종사하는 사람 이외에는 상대적으로 바다에 가지는 관심이 크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해상이나 연안에서 발생하는 사고로 인한 사망자의 90% 이상이 구명조끼 미착용자이다. 마스크 착용이 코로나19 예방의 시작이듯, 바다에서의 구명조끼 착용은 안전을 위한 가장 중요한 법칙이다. 이에 해양수산부에서는 지난 2020년 8월 28일 자로 ‘어선안전조업법’을 시행하고 기상이 안 좋은 경우 구명조끼 착용을 의무화하는 등 어선의 안전관리를 강화하고 있지만, 구명조끼를 입고 조업하기 어렵다는 어민들의 의견에 따라 구명조끼와 더불어 착용이 쉬운 어선용 구명의를 입을 수 있도록 제도가 개선되었다.

하지만 기존 어업용 구명의 제품 대부분은 고체부력제나 가스팽창제가 들어가 있는 잠바나 조끼 형태의 제품이 대부분이었다. 잠바나 조끼 형태의 기존 구명의 제품은 착용자의 신체 조건을 고려하지 않고 설계되어 부력만을 강조한 결과, 오히려 과한 부력이 신체 상부에 집중되어 밀폐된 공간에서 탈출이 어렵고, 장시간 물에 떠 있을 경우 저체온증에 의한 2차 피해를 동반할 수 있었다. 또한, 고리 등의 불필요한 부착물로 줄이 감기는 등의 사고를 유발할 수 있고, 무엇보다 자유로운 활동을 방해할 수 있었다.

바다캉의 유원기 대표는 수중 레저 및 수난구조대 활동을 통해 다양한 해상 사고를 접하게 되었고, 4년 전 귀어를 통해 어선어업을 하면서 현장 현실과 전혀 동떨어진 해양 안전을 보며 이를 개선하고자 하는 목표를 갖게 되었다.

오랜 시간의 연구를 통해 기존 조끼 형태의 제품의 단점을 극복하면서, 어민들의 작업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수작업복(멜빵형바지) 제품을 개발했다. 바다캉의 해양 안전작업복은 구명 기능을 가지는 해양 안전작업복으로, 인체의 체형에 맞는 제품화로 신축성이 우수하고, 부력성 및 보온성이 뛰어나, 저체온증예방 등으로 극한 환경에서의 어업활동에 적합할 뿐만 아니라, 구조골든타임을 연장할 수 있는 획기적인 제품이다.

어업활동 외 냉동창고, 양식시설, 선박 및 해양시설등 다양한 작업환경에도 적용 가능한 제품으로, 종전에 이미 잠수복이나 방풍복등으로 사용되어 오던 네오플렌이라는 소재가 가지는 단열(斷熱), 방수(防水), 부력(浮力), 신축성(伸縮性) 이라는 4가지 기능을 적절히 활용함으로써 실제 어민들의 생명을 지키고 사람을 구할 구명의로, 그 가치를 인정받아 바다캉은 2020년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KIMST)을 비롯한 여러 기관의 지원과 더불어 어업 관계자들의 신뢰까지 얻게 되었다.


어민의 생계와 마음을 생각하는 구명조끼

바다캉은 본 제품을 500벌 가량(약 1.5억) 전국 어민들에게 무상으로 배부하기도 했다. 바다캉의 본 제품 개발이, 사람을 구하고 생명을 지킨다는 원칙에 어떻게 접근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어민뿐 아니라 낚시보트, 일반 선박, 수상레저 기구 등 바다와 접하는 모든 이들에게는 필요할 때 안전을 찾는 것이 아니라, ‘준비 된 안전’이 필요하고, ‘안전 따로 작업복 따로가 아니라 작업복이 안전복이어야 한다.’고 말하는 유원기 대표는 ‘그 누구보다도 어민들의 어려움과 불편함과 필요한 부분을 잘 알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해양과 관련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여 해양 전문 기업으로 성장 할 것’이라는 각오를 밝혔다.

동아닷컴 최용석 기자 duck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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