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진 전립선 묶어 배뇨장애 개선… 절개 없어 회복 빨라

황효진 기자

입력 2020-10-14 03:00 수정 2020-10-1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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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비뇨의학과
비수술 치료법 ‘유로리프트’ 눈길
국소마취로 20분 안에 시술 마쳐
고령층-만성질환자도 부담 없어


요도를 통해 내시경과 특수 금속 실(결찰사)을 넣은 뒤 비대해진 전립선을 잡아당겨 묶는 유로리프트(전립선결찰술)는 비수술적 전립선비대증 치료방법으로 20분의 짧은 시술 시간, 절개를 하지 않아 출혈량이 적다. 시술 직후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을 만큼 회복속도가 빠르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자이비뇨의학과 제공
하루 소변 횟수가 8번 이상으로 잦은 남성, 소변을 봐도 시원치가 않고 잠을 자다가도 소변 때문에 깰 때가 많은 남성이라면 ‘전립샘(전립선)비대증’이 발생한 것은 아닌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전립선비대증은 말 그대로 전립선이 비대해지면서 요도를 압박하고 그로 인해 다양한 배뇨장애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전립선비대증은 나이가 들수록 발병률이 높아진다. 나이 들면서 전립선이 점점 커지기 때문인데 50대만 되어도 전체 중 절반의 남성이 전립선비대증 탓에 소변이 잦고 소변줄기가 가늘며 소변을 봐도 시원치 않는 등 다양한 불편을 겪게 된다. 추운 날씨에는 방광이 과도하게 예민해지면서 소변 참기가 더 어려워지고 소변량이 증가하기에 고통이 더해질 수 있다. 가을이 시작된 지금 서둘러 치료를 시작하는 게 중요한 셈이다. 심한 경우 요도가 막혀 소변이 배출되지 않는 요폐가 발생할 수 있고 방광 결석이나 요로 감염으로 인한 전신 패혈증, 신장 기능 저하 등으로도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유로리프트(전립선결찰술) 시술 전(왼쪽) 전립선과 시술 후 전립선.


부담 탓에 미뤄지는 전립선비대증 치료



문제는 전립선비대증 치료법에 대해 환자들이 느끼는 부담감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번거로운 약물치료와 부작용이 걱정되는 수술치료 모두 부담을 느껴 치료를 미루는 환자가 많다. 약물치료는 부담이 적어보일 수 있지만 주로 사용되는 남성호르몬 차단제의 일종인 ‘5알파환원효소억제제’나 전립선 근육의 긴장도를 낮추는 ‘알파차단제’ 모두 만족도가 그리 높지 않다.

비뇨기 전문가인 변재상 자이비뇨의학과 원장은 “약물을 사용해 남성호르몬의 작용을 억제하면 성욕 저하, 발기부전 등 성 기능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또 전립선 근육의 긴장도를 낮춰 막힌 요도를 열어줘도 전립선 크기를 줄이지는 못한다는 한계에 부딪히게 된다. 기립성 저혈압, 역행성 사정(정액이 방광으로 역류하는 현상), 홍채긴장저하증후군 발생과 백내장 수술 시의 심각한 합병증 등도 무시할 수 없는 부작용이다. 특히 약물을 사용해도 방광 기능의 손상은 계속되기 때문에 효과를 유지하려면 평생 약을 복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럼 전립선비대증 수술은 어떨까. 개복수술, 경요도 전립선 절제술 등 다양한 수술법이 있고 최근에는 내시경을 이용한 레이저 수술이 가능해졌다. 내시경 장비가 발달했음에도 여전히 부작용 우려가 크다. 이는 전립선 비대 조직을 잘라내는 방식을 써야 하기 때문인데 출혈, 전립선 기능 저하, 요실금 등이 생길 수 있으며 특히 역행성 사정은 전체 수술 환자의 70∼80%가 겪는다. 고령층과 고혈압·당뇨병 등 만성질환자, 심장질환으로 스텐트 시술을 받거나 뇌혈관질환 등이 있어 항응고제(혈전용해제)를 복용하는 환자라면 애초에 수술적 치료법에는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전립선 묶고, 요도 넓히는 비수술적 유로리프트



약물치료의 번거로움과 부작용, 수술 치료의 부담 등을 덜 수 있는 방법이 생겼다. 2010년대 등장한 ‘유로리프트(전립선 결찰술)’는 비대 전립선 조직을 절개하거나 레이저로 태우지 않고 특수 실로 묶어 요도를 넓히는 개념의 시술이다. 요도를 통해 내시경과 특수 금속 실(결찰사)을 넣은 뒤 의료진이 눈으로 직접 보면서 전립선의 문제 부위를 잡아당김으로써 요도를 넓혀 배뇨 장애를 개선하는데 시술 시간은 20분 정도로 매우 짧고 시술 후 금세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을 만큼 회복이 빠르다. 일반적인 수술 후 지혈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3∼7일 입원해야 하는 것과 달리 1∼2시간 내 소변 줄을 제거할 수 있고 효과도 느낄 수 있다.

이러한 유로리프트는 2013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데 이어 2015년 보건복지부로부터 신의료기술로 지정되며 효과를 인정받았다. 2016년 병원에 유로리프트를 도입한 후 꾸준히 시술해온 변 원장은 “유로리프트에 사용되는 실은 금속 재질이어서 끊어지거나 늘어날 염려가 없다. 이 때문에 치료 효과가 반영구적으로 유지된다. 국소마취로 시술이 진행되기에 고령층, 고혈압·당뇨병 등 만성질환자, 스텐트 시술을 받은 환자, 항응고제(혈전용해제) 사용을 중단할 수 없는 환자도 의료진 상담 후 충분히 시술받을 수 있을 만큼 부담도 적다”고 설명했다.

유로리프트의 부작용은 어떤 게 있을까. 보건복지부가 신의료기술 지정을 위해 관련 논문 4편을 검토한 결과에 따르면 유로리프트 시술로 인한 역행성 사정과 발기부전은 한 건도 보고 되지 않았다. 통증 등 시술 후 나타나는 불편도 2주 내 자연히 개선되는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요폐 및 요급 등 자극 증상이 나타나는 환자도 있으나 대부분 일시적이다. 다만 이처럼 안정적인 시술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시술 경험이 있는 의료진을 만나는 게 유리하다. 전립선 주위에는 미세혈관과 신경이 많고, 전립선 모양이나 비대칭 정도 및 요도 길이 등이 사람마다 달라 정확한 검사 후 시술해야 하기 때문이다. 변 원장은 유로리프트가 개발된 호주의 4개 병원에서 연수 경험을 하는 등 지금까지 400건 이상 시술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황효진 기자 herald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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