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 컨설팅]美-中 성장주 분할매수해 변동성 대비

이명중 SC제일은행 압구정동지점 부장

입력 2020-10-06 03:00 수정 2020-10-0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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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중 SC제일은행 압구정동지점 부장
Q. 현금 20억 원을 보유한 60대 초반 A 씨는 보유 자산의 10% 이상을 금융자산에 투자해 본 적이 없다. 요즘 주위에서 주식 시장이 유망해 보인다는 얘기를 자주 듣고 있는 A 씨는 여유자금 운용을 고민 중이다.

A. 연초 이후 개인투자자가 한국 증시(코스피+코스닥)에서 순매수한 금액은 59조 원에 이른다. 저금리로 예금 수익률이 크게 낮아진 상황에서 시중 유동성이 크게 증가하며 수익을 추구하는 자금의 이동이 일어난 것이다.

투자자들은 투자에 앞서 고려해야 할 점이 있다. 투기가 아닌 투자를 하고 있는 것인지 따져보라는 것이다. 버나드 개릿이라는 인물의 성공 스토리를 그린 미국 할리우드 영화 ‘더 뱅커(the Banker)’는 투기와 투자의 차이를 보여준다. 구두닦이 흑인 소년 버나드는 인종차별을 극복하고 부동산 재벌이 됐다. 이어 은행까지 설립하며 성공 가도를 달린다. 구두닦이였던 어린 주인공은 백인 부동산 투자자들의 대화를 엿듣고 옮겨 적었다. 그 내용이 바로 밸류에이션(가치평가) 수식이었다. 1900년대 초반에도 미국의 성공한 부동산 투자자들은 특정 지역의 부동산 개발 같은 소문에 현혹된 투기가 아니라 가치평가에 근거한 투자를 하고 있었다는 얘기다.

단순히 누가 좋다니까, 오른다고 말하니까 주식을 사는 것은 투자가 아닌 투기다. 투자는 분석을 통해 수익을 전망하고 불확실성에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high risk high return)’이라는 말처럼 금융시장에는 항상 수익과 변동성이 함께 존재하기 마련이다. 막연한 기대감만으로 주식시장에 발을 들이면 예기치 못한 상황이 벌어져 자산의 급격한 가치 하락이 발생했을 때 재무적 위험뿐 아니라 큰 심리적 충격에도 노출될 수 있다.

투자에서는 시장 전망과 본인의 위험 성향에 대한 분석에 따라 다양한 자산으로 고르게 구성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지금과 같이 단기적 변동성이 예상되는 시장 환경에서는 다각화된 포트폴리오의 중요성이 더욱 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각국의 전례 없는 대규모 부양책에 힘입어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경제가 회복 경로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주식 같은 위험자산에 긍정적이다. 그러나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 재확산 우려와 미중 갈등 같은 불확실성 요인에 따라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A 씨에게는 단기적 시장 변동에 대비하는 동시에 투자 기회도 확보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 구축을 추천한다. 우선 중장기적 관점에서 매력적인 주식 비중을 어느 정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저금리 저성장 환경을 고려할 때 주식 중에서도 미국과 중국의 성장주를 추천한다. 한국 주식 역시 정보기술(IT) 업종을 중심으로 선택할 수 있다. 다만 주식 투자는 단기 변동성 국면을 감안해 분할매수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채권 역시 어느 정도 비중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특히 안정성이 높은 아시아 달러 표시 채권을 추천한다. 마지막으로 투자 자금 중 일정 비중은 달러 자산으로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는 변동성 국면에서 달러 자산이 전체 포트폴리오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명중 SC제일은행 압구정동지점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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