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는 왜 왼쪽으로만 타고 내릴까

뉴스1

입력 2020-10-01 07:43 수정 2020-10-01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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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해외여행은 많이 줄었지만, 출장이나 제주도 등 국내여행을 위한 비행기 수요는 많다.

공항에 도착해 간단한 수속을 마치고 탑승구역에 도착하면 승객을 태울 비행기의 모습이 보인다. 그런데 모든 비행기의 승객 탑승구는 왼쪽으로 연결돼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고 궁금증이 생긴다.

이유가 뭘까. 해답은 비행기의 이용 관습이 선박에서 왔기 때문이다. 비행기가 처음 개발될 무렵에는 관련 법규가 없어 선박법 적용을 받게 됐다는 설이 유력하다. 또 비행기 개발 당시 활주로 상태가 좋지 않아 해안이나 호수를 이용해 배와 관련된 법을 적용받았다고 한다.

비행기가 왼쪽 문을 이용하는 이유를 알기 위해서는 먼저 선박 용어의 유래를 알아야 한다. 선박에서는 왼쪽을 ‘포트(PORT)’ 오른쪽을 ‘스타보드(Starboard)’라 부른다. 이는 과거 배를 조종하는 긴 노(Steering Oar)가 오른쪽에 붙어 있어, 항상 왼쪽으로만 부두에 접안시키던 것에서 유래했다.

부두에 왼쪽으로 접안한 배는 이쪽으로만 사람 또는 물건을 실었던 관습이 비행기에 전해지면서 자연스럽게 왼쪽으로만 탑승하는 전통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비행기의 오른쪽 문은 휠체어를 탄 장애인 승객의 탑승과 승객 음식을 싣고 내릴 때 사용된다.

선박용어에서 왼쪽을 ‘포트(Port)’ 오른쪽을 ‘스타보드(Starboard)’로 불리게 된 유래는 바이킹 시대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이 시대 대서양을 호령하던 노르웨이는 해상에서 사용하는 언어에서도 많은 유산을 남겼다.

선박의 오른쪽을 ‘스타보드(Starboard)’로 부르게 된 유래도 노르웨이어로 조종노인(Steo)와 널빤지(Bord)가 합성돼 ‘Steorbor’ 사용되다가. 대항해 시대 이후 영어인 ‘Starboard’로 불리게 됐다. 왼쪽인 ‘포트(Port)’ 또한 노르웨이어로 ‘짐을 싣는 쪽이란 의미’인 ‘Ladebord’로 불리다가 오른쪽 ‘스타보드(Starboard)’와 발음이 비슷해 잦은 실수가 일어나면서 ‘부두에 접안한다’는 의미로 ‘Port’로 불리게 됐다.

비행기 탑승을 보딩(Boarding)이라 하는 이유도 사람이 타고 내리거나 물건을 실을 때 널빤지(Board)를 이용해 배와 부두를 연결했다는 것에서 유래됐다. 선박에서도 승선 완료를 ‘on board’로 쓰고 있다.

이 밖에 승무원을 크루(Crew)로, 조종사를 파일럿(Pilot)으로 호칭하거나 조종석을 콕핏(Cockpit )으로 부르는 것, 비행기의 왼쪽 날개 끝에는 빨간색 등을, 오른쪽 날개 끝에는 파란색 등이 있는 이유도 모두 선박에서 유래됐기 때문이다. 공항을 뜻하는 ‘에어포트(Airport)’ 또한 이런 이유에서다.

이와 함께 인터넷 사용에서 많이 쓰이는 ‘로그인’도 해상용어에서 유래했다,

선박에서는 항해일지, 영어로는 로그북(LOG-Book)이 항상 비치돼 있다. 항해일지가 로그북이라 불린 이유는 고대 배들이 통나무(LOG)를 이용해 제작된 것에서 기인했다. 그래서 통나무(LOG)에 책(Book)이 합성돼 붙여졌다.

이렇게 탄생된 항해일지에 기상 상황, 특이점을 기록할 때가 바로 ‘로그인’이라고 한다. 이렇듯 로그인은 정보의 바다를 항해하기 위한 첫 기록이란 의미에서 해상용어에서 유래됐다는 설이 있다.

여기에 월요일 증시가 대폭락을 맞이할 경우 흔히 지칭하는 ‘블랙먼데이(Black Monday)’도 해상용어에서 왔다고 한다.

옛날 범선시대에 선장은 매주 월요일에 모든 선원을 갑판(DECK)에 집합시켜 지난 한 주동안 규율을 지키지 않았거나 죄를 지은 선원에게 형벌을 가했다. 이때 선원들이 몸에 새겨진 멍 (Blue & Black)을 보고 ‘하늘이 까맣다’는 의미로 ‘블랙먼데이(Black Monday)’라고 말했다는 것에 착안해 1987년 미국의 한 매체가 증시 폭락에 사용하면서 요즘은 경제용어로 쓰이고 있다.

이처럼 우리생활 곳곳에서 쓰이는 해상용어의 탄생 배경에는 중세 유럽의 영어 경시풍조가 한몫을 차지했다. 그 당시 영국에서 영어는 천민들이 쓰는 언어로 여겼다. 1588년 무적함대 스페인과의 칼레해전 이후 대양 국가로 기틀을 잡은 영국은 당시 귀족들의 식탁 용어로 쓰이던 프랑스어와 같이 뱃사람들만의 언어를 원했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해사용어’이다.


(세종=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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